러시아 9

첫 여행지에서 카우치 서핑을

기간을 정하지 않고 떠난 여행, 그저 돈이 다 떨어지면 한국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생각하며 시작한 여행의 첫 행선지는 블라디보스톡이었다. 한국과 가장 가까운 유럽이라 불리는 블라디보스톡까지는 비행기를 타고 두 시간 정도밖에 걸리지 않았다. 나는 블라디보스톡에서 4일 정도 머무르는 일정으로 여행 계획을 세웠다. 첫 여행지를 블라디보스톡으로 정한 이유는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타기 위해서였다. 나는 언제부터인가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타고 싶다고 생각했다. 자연스레 여행을 떠나게 되면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타야겠다고 마음먹었다. 뭐,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 그렇게 정한 건 아니고 그냥 한 번 타보고 싶었다. 여행에는 굳이 거창한 이유가 필요하지 않다. 가보고 싶은 곳에 가는 것이 여행이니까. 생각보다 일찍 블라디보스톡 ..

[여행+20] 러시아 여행 | 벌써 마지막 날, 러시아에서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2017.07.30. 일요일 벌써 러시아에서 보내는 마지막 날 저녁이다. 내일이면 비행기를 타고 조지아에 간다. 생각했던 것보다 러시아에서 보낸 시간들이 너무나 좋아서 떠나기 아쉽다. 근데 이 아쉬움을 남기고 떠날 수 있어서 좋다. 다음에 또 러시아에 오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으니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내 장기 여행을 시작한 나라인 러시아는 나에게 너무나 친절했고 내가 멍청하게 덜렁대지 않았다면 잃어버린 물건도 없었을 것이다. 그만큼 소매치기 걱정 전혀 하지 않아도 되는 나라다.(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임) 주위에서 러시아는 무섭지 않냐며 여행 출발 전 간혹 그런 얘기를 듣곤 했다. 하지만 직접 경험한 러시아는 위험하지도 않았고 인종 차별하는 사람도 만날 수 없었다. 지극히 개인적인 여행 후기지만 러..

[여행+18] 러시아 여행 | 드디어 모스크바에 도착!!

2017.07.28. 금요일 드디어!!! 오늘 새벽 모스크바에 도착했다. 기차를 타는 동안 시차가 여러번 바뀌었는데 사실 잘 모르고 지내다가 오늘 모스크바 도착하고 시간을 보니 한국과 6시간이나 차이가 났다. 한국과 1시간 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던 블라디보스톡에서 출발해 이르쿠츠크, 알혼섬 그리고 모스크바까지! 몸 무사히 도착했다는 것만으로도 대견하다. 이렇게 적으니까 꼭 여행 끝나는 것 같은데 내 여행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곧 정들었던 러시아를 떠나 조지아로 가야하기 때문인데 걱정하지 않는다. 좋은 사람들 만날 거라 믿고 있으니까! 오늘은 기차에서 그렇게 말썽부리며 돈 내놓지 않으면 니 인터넷 안 될거라 문자오던 MTC 유심칩을 과감하게 버렸다. 그리고 처음 보는 통신사에 들어가서 100루블 주고 5기..

[여행+14] 러시아 여행 | 이르쿠츠크에서 마지막 날! 다시 횡단 열차

2017.07.24. 월요일 오늘은 다시 횡단 열차에 몸을 싣는 날이다. 자정 가까운 시간에 기차가 출발하기 때문에 오늘 숙소에 짐을 맡길 수 있는지 먼저 물어봤다. 친절한 호스텔 주인이 오늘 체크인하는 사람이 있는지 확인한 후에 내가 쓰던 사물함 계속 사용하면 된다고 말했다. 마지막 날에도 감동ㅠㅠ 숙소에서 천천히 준비하고 밖으로 나왔는데 내가 밖에 나오자마자 빗방울이 조금씩 떨어지기 시작했다. 많이 올 것 같지 않아서 그냥 나갔는데 웬열 빗방울이 조금씩 굵어지더니 오후까지 계속 비가 왔다. 다행히 내가 가려던 쇼핑몰이 그리 멀지 않은 거리라서 남방으로 리 가린채 쇼핑몰까지 갔다. 이르쿠츠크에서 꽤 큰 쇼핑몰인 것 같았는데 가는 길에 식당도 많고 작은 마을처럼 예쁘게 꾸며져 있어서 마치 놀이공원에 온 ..

[여행+13] 러시아 여행 | 한가로운 하루, 러시아도 덥다.

2017.07.23. 일요일 한국은 지금 폭염에 집중호우에 난리도 아니라는데 지금 러시아도 여름인지라 덥다. 한국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낮에 돌아다니면 햇볕이 겁나 뜨겁다. 오늘 같은 방에 외국인 언니가 새로 왔는데 바이칼에서 선탠 하다가 화상을 입었다고 했다. 허벅지에 왕만한 물집이ㅠㅠ 햇볕이 얼마나 뜨거웠으면 그만한 물집이 생기는지ㅠㅠ 모두모두 선탠 할 때 너무 뜨거우면 옷을 입읍시다!! 겁나 아플 텐데 병원은 안 가고 그냥 약국 가서 약 샀다고 그래도 병원 가보지ㅠㅠㅠ 옆에서 보는데 다리도 겁나 빨갛고 어찌해야 할 바를 모르겠다. 같이 아파할 수도 뭘 해줄 수 있는 것도 없으니... 언니 힘내요!! 그리고 나는 오전 8시에 일어나서 샌드위치를 만들었다. 오늘 같이 방 쓰던 한국인 대학생이 체크아웃하..

[여행+11] 러시아 여행 | 역시나 밖에서도 줄줄 새는 바가지...그래도 좋음!!

2017.07.21.금요일 오늘은 알혼섬에서 다시 이르쿠츠크로 가는 날! 9시 40분 버스라 일찍 일어나서 배낭 싸고 갈 준비를 했다. 배낭과 함께 달랑달랑 들고 왔던 봉다리 두 개도 잘 챙겨서 체크아웃을 했다. 러시아 아줌마가 여권도 친절하게 주며 잘 가라고 했다. 안에 보니까 숙소 확인증? 같은 것도 들어 있었다. 신기해하며 밖으로 나왔는데 마른하늘에 비가 조금씩 내렸다. 해가 쨍한 날에 비가 오는 건 이 지역에선 흔한 일인 듯. 숙소를 빠져나와 버스 터미널로 행했다. 한 10분 정도 걸었을까. 터미널에 도착해서 예약했던 티켓 확인증을 내밀었다. 러시아 아줌마가 한참을 보더니 여기 후지르 마을에서 출발하는 거 아니고 알혼섬 나가서 바로 있는 마을이라고 했다. 엥?! 이게 뭐야ㅋㅋㅋㅋ역시나 우려했던 사..

[여행+5] 러시아 여행 | 블라디보스톡을 떠나는 날, 시베리아 횡단열차 탑승!

2017.07.15~07.18 Vladivostok - Irkutsk 시베리아 횡단열차 탔을 때는 인터넷이 오락가락해서 따로 매일 일기를 써 뒀어요! 기록이라는 게 참 신기해서 계속 하다보면 나도 모르게 오늘 일기에는 뭘 쓸까 생각하고 있으면서 하루 이틀 미루기 시작하면 그냥 한 없이 하기 싫어지곤 해요. 그래도 전 아직까지 귀찮지 않은 걸 보니 여행 초반이긴 한가봅니다. 오늘은 블라디보스톡에서 시베리아 횡단열차에 탑승한 날의 이야기입니다! 오늘은 평소보다 조금 일찍 일어나서 씻고 밖으로 나갈 준비를 했다. 마리나는 일어나기 전이라 혼자서 나갔다. 사실 아침 일찍 나온 이유는 오늘이 블라디보스톡에서 보내는 마지막 날이라 마리나에게 한국 음식을 해준다고 해서 요리 재료를 사러 위해서였다. 마리나 아파트 1..

[여행+2] 러시아 여행 | 나는 지금 아무 생각이 없다 그래도 즐거움

2017.07.12 편하게 아침 10시까지 뻗어서 잠을 잤다. 마리나가 만들어 준 아침을 맛있게 먹고 설거지는 내가 했다. 나는 원래 토마토를 좋아하지 않는다. 특히나 방울토마토는 아예 먹지도 않는데 마리나가 맛있게 만들어 준 아침은 싹싹 비웠다. 아침을 먹으면서 마리나랑 오늘 뭐할건지 얘기하다가 나는 그냥 시내 돌아다니기로 했다. 마리나는 라오스에서 자기 카드 잃어버려서 오늘 카드 재발급하러 은행에 간다고 했다. 그리고 아빠 만나고 친구도 만나고 겁나 바쁠 예정이라더라ㅎㅎ ​ 오늘은 아점을 먹고 12시 쯤 나와서 어제 타고 왔던 60번 버스를 탔다. 오늘자 쓰레기봉투 들고 가는 마리나의 뒷모습.jpg 무슬림 아니고 걍 밖에 나갈 때 패션 아이템임 저렇게 다니는 게 좋다고 함 싱기방기 ​ ​ 블라디보스톡..

[여행+1] 러시아 여행 | 블라디보스톡에 도착!(feat.친절한 카우치 호스트)

2017.07.11. 여행의 시작 그래 오늘이 바로 떠나는 날이다. 2017년 7월 11일, 떠나는 날이었다. 7시에 일어나야 되는데 밍기적 거리다가 7시40분쯤 일어났다ㅠㅠ 부리나케 씻고 대충 준비해서 공항철도 타고 인천국제공항으로 향했다. 1시간도 채 안 걸려서 공항에 도착했다. 남자친구가 바래다준 덕분에 외롭지 않게 출국할 수 있었다. 그리고 미리 구매하지 못했던 준비물들을 트래블메이트에서 샀는데 헐, 겁나 비싼거... Tsa 자물쇠랑 와이어 하나씩 샀는데 2만원 또르르 돈 없는 백수는 엉엉 웁니다. 그래도 필요하니까 눈물 흘리면서 두 개를 샀다. 그리고 해외장기 출국으로 휴대폰 정지했는데 최대 3년 까지 가능하고 한국에 돌아 왔을 때 정지 풀고 다시 사용하면 된다고 하더라. 친절한 상담원 언니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