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7.28. 금요일
드디어!!! 오늘 새벽 모스크바에 도착했다. 기차를 타는 동안 시차가 여러번 바뀌었는데 사실 잘 모르고 지내다가 오늘 모스크바 도착하고 시간을 보니 한국과 6시간이나 차이가 났다.
한국과 1시간 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던 블라디보스톡에서 출발해 이르쿠츠크, 알혼섬 그리고 모스크바까지!
몸 무사히 도착했다는 것만으로도 대견하다.
이렇게 적으니까 꼭 여행 끝나는 것 같은데 내 여행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곧 정들었던 러시아를 떠나 조지아로 가야하기 때문인데 걱정하지 않는다. 좋은 사람들 만날 거라 믿고 있으니까!
오늘은 기차에서 그렇게 말썽부리며 돈 내놓지 않으면 니 인터넷 안 될거라 문자오던 MTC 유심칩을 과감하게 버렸다. 그리고 처음 보는 통신사에 들어가서 100루블 주고 5기가 짜리 유심칩 장착! 근데 이 회사도 그리 좋은 건 아닌지 지하에 가면 인터넷 안됨ㅋㅋㅋ 어쩔 수 없지 뭐!
그래도 룰루랄라 기분좋게 엄마, 아빠, 남친에게 연락하고 나니 마음이 한 결 편해졌다. 모스크바 역에 새벽 4시 50분 정도에 도착해서 유심사고 돌아 다녀도 5시 30분이었다. 그래서 대합실 의자에 앉아 밀린 웹툰 보며 7시까지 있었다ㅋㅋㅋ
그리고 나서 밖으로 나가니 여기는 정말 모스크바가 맞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던 게 건물이 전부 다 큼! 그리고 유럽이라는 느낌적인 느낌이 건물에서 부터 풍겨왔다. 모스크바 기차역은 역시나 웅장했다. 바깥에는 아침 일찍 기차를 타는 사람 그리고 출근하는 사람들로 붐볐다.
호스텔까지 가는 길은 어렵지 않았다. 역에서 2km 정도만 걸으면 돼서 걸어갔다. 여기 저기 구경하다보니 어느새 호스텔에 도착! 오후 1시에 체크인이라서 짐만 맡겨두고 샤워하고 밖으로 나갔다. 근처에 붉은 광장이 있다고 해서 숙소 근처 마트에 들러 과자 하나 산 후에 걷기 시작했다. 모스크바가 역시 대도시구나 싶었던 게 건물 자체가 다 웅장하고 섬세했다. 보수 공사 중인 건물들도 많았는데 제대로 보지 못해서 아쉬울 뿐이다.
그렇게 걷다보니 어느새 맥도날드 앞이었는데 나도 모르게 들어갔다ㅋㅋㅋ
아침이니까 역시 맥모닝! 베이컨에그맥모닝에 콜라 한 잔까지해서 총 138루블! 우리 돈으로 2,700원 쯤. 근데 왜 우리나라에서 먹는 것 보다 더 맛있는지. 콜라랑 맥모닝 모두 양이 콩만 했는데 배불렀다. 희안했음ㅋㅋㅋ
배부르게 먹고난 후 계속 걷다보니 어느새 붉은광장에 도착! 유명 관광지라서 그런지 아침부터 사람들이 많았다. 근데 역시나 여기도 중국사람들이 엄~~청 많더라. 중국인 줄ㅋㅋㅋ
예쁜 벤치에 앉아서 쉬다가 사진 겁나 찍고 여기 저기 돌아 다녔다.
여기가 꺼지지 않는 불!
붉은 광장 옆 쇼핑몰 쪽으로 가니 예쁜 분수대가 있어서 혼자 사진찍고 있는데 갑자기 러시아 전통의상 입고 있는 아저씨 등장! 이런 거 예상했다. 사진 찍고 돈 내놔라 할 거 같아서 계속 노노노노! 이러고 혼자 사진 찍는데 여기 저기서 다른 아저씨들 나옴 다짜고짜 나한테 모자 씌우더니 사진 찍자고ㅋㅋㅋ 그래서 오케이 하고 사진 찍고 근데 역시나 찍고나니 머니머니 달라고 하더라.
그래서 당당하게 노 머니 아이 돈 해브 머니 외치며 쇼핑몰로 들어가버림..
아재들 미안해요. 내가 안 찍는다고 하는데 계속 와서 그냥 찍어주는 줄 알았어요ㅠ
그래도 시키는 대로 해서 사진 잘 찍었음ㅋㅋ
여기 분수대 옆으로 가면 사진 찍힘 당하기 쉬움!
특히나 혼자 여행 온 사람들은 어버버 하다가 사진찍고 돈 줘야됨
그리고 배고파서 광장을 지나 기념품가게로 들어갔다. 응?!ㅋㅋㅋ 사실 기념품에는 별 관심이 없었는데 엽서가 사고 싶어서 이것저것 고르다보니 5장이나 골라버림ㅋㅋ 그렇게 125루블 화끈하게 써주시고 점심먹으러 갔다.
러시아 음식 파는 가게였는데 보르쉬, 샐러드, 만두 이렇게 시키니까 410루블. 3개나 시켰으니 그러려니 했는데 음식이 나오고 그 비주얼을 보니 충격과 공포. 일회용 그릇, 일회용 접시에, 일회용 숟가락과 포크. 이 집 일회용 겁나 좋아하네ㅋㅋㅋ 맛은 그냥저냥 이었는데 가격이 비싸서 부들부들 했다.
지금까지 먹은 보르쉬 중에 제일 맛있었던 건 알혼섬에서 나오는 날 휴게소에서 먹었던 보르쉬!! 진짜 맛있었음ㅠㅠ
그리고 숙소에 갔는데, 갔는데....
1시 20분 쯤 도착했는데 벌써부터 사람들이 줄서서 체크인하려고 기다리는 중이었다.
그래서 나도 줄서서 기다림. 근데 계속, 계속, 또 계속 기다렸다. 한 시간 쯤 기다렸을까 드디어 내 차례!
리셉션에 언니는 여기 저기서 사람들이 뭐라고 해서 멘붕 상태고 나는 빨리 안해줘서 약간 짜증이 났던 상황.
근데 직원 언니가 친절하게 미안하다고 그래서 화 풀림ㅋㅋㅋ
체크인 하다가 갑자기 내 여권보더니 러시아 비자 없냐고ㅋㅋㅋ 비자가 어딨어 관광은 60일 무비자인데!!
그래서 여권에 도장찍은 거랑 입국 심사할 때 받은 종이 보여줌. 대충 넘어가나 했는데 이번에는 또 여기 오기 전에 어디 있었는지 몇일 동안 숙박했는지 물어보는 거. 그래서 이르쿠츠크에 있다가 4일 동안 기차 타고 여기 왔다고. 오늘 도착했다고 하니 이르쿠츠크 숙박 증명서? 그런걸 보여달라고 하는게 아닌가. 근데 나는 그런 거 받은 적이 없는데 ㅋㅋㅋ 리셉션 언니가 어떤 종이 보여주면서 이런 거 받은 적 없냐고 해서 보니 알혼섬에 숙박할 때 숙소에서 그런 종이 줬던 게 생각 나서 보여 줬다. 나는 그게 북부투어 증명서 뭐 그런 건 줄 알았는데 아니었음ㅋㅋ 여튼 속으로 버렸으면 어쩔뻔 했냐며 아주 좋아했다ㅋㅋ
근데 또 다른 문제 알혼섬에서 나온 후 이르쿠츠크에서 3일 동안 있었는데 그때는 확인증 같은 거 받은 게 없어서ㅠㅠ 계속 못 받았다고 부킹닷컴으로 예약하고 가서 잤다고 그러니까 기차티켓 보여 달라고 함. 그래서 기차티켓 보여주고 리셉션 언니가 잠깐 기다리라고 하더니 어디 전화해서 이런 상황인데 어떻게 해야하는지 물어보는 것 같았다. 그래서 결국 잘 끝남.
역시 티켓이나 뭐 받은 거는 함부로 버리면 안됨. 과거의 나를 칭찬하고 싶구나ㅠㅠ
그리고 숙소로 갔다. 혼성 도미토리였는데 웬열 방이 난리도난리도 아님ㅋㅋㅋ 나는 다행이 이층 침대였는데 나빼고 다 원래 있던 사람들인 것 같았다. 내 아래층 러시아 남자랑 잠깐 인사하니 러시아 언니가 들어왔다. 원래 그 언니가 2층을 쓰고 있던 거 같았는데 내가 그 자리에 있으니까 자기가 조명에 묶어놨던 리본 좀 풀어달라고ㅋㅋㅋ 그래서 풀어 주고 침대 정리함. 오늘은 별다르게 더 하고 싶지 않아서 침대 정리 후에 숙소 구경했다. 그리고 먹을거리 사러 마트로 감ㅋㅋ
그리고 저녁 먹으며 지금까지 밀린 일기를 썼다. 내일은 어디갈지 잘 모르겠지만 일단 오늘은 이렇게 가는 구나. 방에 가서 씻고 대충 정리하고 쉬어야지.
근데.. 여기 호스텔 빨래하는 거 겁나 비싸뮤,. 120루블에 건조는 따로 100루블 받아여. 그리고 체크인할 때부터 겁나 기다려서 그런지 방에 사람이 많아 더러워서 그런지 별로 추천하고 싶지는 않네요. 모스크바는 숙박비가 조금 비싼 편인데 그냥 싼 것만 원한다면 모를까 조용히 편하게 쉬고 싶은 분은 다른 곳으로 가시길. 근데 여기 호스텔 건물 전체를 써서 지상4층 지하 2층까지 있음 올ㅋㅋㅋ 그냥 그렇다능
오늘도 고생한 나여 수고 많았다.
아아 주방 쉼터는 너무 덥구나. 얼른 방으로 튀어 가야지!
※ 이 여행 일기는 2017-2018년 배낭여행을 하던 당시 실시간으로 네이버 블로그에 올렸던 글을 다시 포스팅하는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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