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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19] 러시아 여행 | 모스크바 여기저기, 박물관 탐방

김나무 2020. 12. 16. 16:20

07.28. 금요일 - 추가 일기!!

 

글을 쓰는 지금은 모스크바 시간으로 오후 10시 35분.
빨래가 밀려서 빨래하러 갔는데 누가 세탁기 사용 중이라 기다리고 있었다. 세탁실 밖에 운동할 수 있는 공간이 따로 있어서 거기에 있는 안마 의자에 앉아 있었다는. 그런데 불길한 예감은 왜 틀린 적이 없는지 어떤 여자가 먼저 세탁실로 들어가는 거 아님?!
그래서 차례 밀림ㅋㅋㅋ뭐지 나란 소심인 하하하핳
그래서 오늘의 일기를 쓴다.

여기 건물 전체가 호스텔인에 내 숙소는 3층 도미토리. 4층까지 있는데 4층에 옥상이 있다. 오늘 불토라서 그런가 옥상에서 파티하고 난리 남. 아직까지 노래 부르고 시끌시끌 사운드가 얼마나 센지 침대 벽도 울린다ㅋㅋㅋㅋ 나는 아직 잘 생각이 없어서 상관없는데 쉬고 싶은 사람들은 강제 기상행일 듯ㅋㅋ 이 호스텔 아주 쩐다ㅋㅋㅋ

내 침대에 누워있는데도 음악 사운드가 생생

그리고 지금 들어온 남자 두 명 겁나 떠드네 같이 쓰는 숙소고 뭐고 상관 안 하네^^ 싼 게 비지떡이지 뭐. 근데 침대는 아주 아늑하니 좋다.

 

 

 

2017.07.29. 토요일

 

오늘은 숙소에서 아침 든든하게 챙겨 먹었다. 어제 장을 봤던 시리얼을 먹었는데 안 달고 맛있었다.

밥통 한 가득! 그래서 바나나랑 요거트는 못 먹으뮤

이름 모를 너란 시리얼

 

배통통 두드리며 오늘은 얼굴에 선크림 한가득 바르고 숙소를 나섰다. 오늘은 날씨가 좋았는데 어찌나 덥던지ㅠㅠ

안 그래도 땀이 많은데 날씨까지 더워서 얼굴에 땀이 마를 새가 없었다.
오늘은 레닌묘를 개방하는 토요일! 개방하는 시간도 오전 10시-오후 1시까지라고 확인해서 10시 전에 숙소에서 나왔다. 어제 다녀본 길이라 그런지 익숙했다. 날씨가 더워서 우산 쓰고 다녔다. 한국에서는 양산 안 쓰는데 너무 햇볕이 뜨거워서 어쩔 수 없었..


그리고 가는 길에 있던 교회에서 종이 울리더니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나왔다. 근데 교황 같은 옷 차림을 한 할아버지가 사람들에게 갑자기 물을 뿌림! 무슨 상황인지 모르겠으나 아마 너의 죄를 씻어 준다 뭐 이런 느낌 아닐까 싶었다.



쉬지 않고 걷다 보니 어느새 붉은 광장.

맑은 날에 보니 느낌이 또 달랐다. 오늘은 토요일이라서 그런지 사람들이 더 많아 보였다.

그리고 레닌묘를 보려고 줄을 서려고 하는데, 그러려고 하는데... 줄이 너무나 길다!! 한참 동안 이 줄의 끝이 어딘지 찾아 헤맸다. 붉은 광장을 벗어나는 곳까지 가서 줄을 섰다. 한참은 기다려야 입당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다행히 그늘이 많은 쪽이라서 기다리는데 엄청 힘들지는 않았다. 한 시간쯤 기다렸을까 드디어 입장!! 이게 레닌묘를 매일, 하루 종일 개방하는 게 아니다 보니 사람들이 엄청 많이 기다려서 기다리는데 힘이 다 빠졌다.

레닌묘는 사실 딱히 볼 게 많다거나 그렇지는 않았다. 레닌묘 내부는 엄청 시원했고 사진을 찍을 수가 없었다. 내부, 외부에 경호 인력이 많았고 입장할 때도 짐 검사를 한다. 기차역도 그렇고 백화점이나 큰 쇼핑몰 등에서도 테러나 사고를 대비해서 매번 검사를 했다. 혹시 모를 사고를 대비할 수 있다면 철저하게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레닌묘뿐만 아니라 함께 러시아 혁명을 이끌었던 사람들을 기리는 묘비도 볼 수 있다. 가는 곳마다 전부 붉은 꽃이 놓여 있었다. 러시아에서는 묘지에 붉은 꽃을 놓아두는구나! 그냥 레닌묘 둘러보며 들었던 생각입니다.

레닌묘 내부에는 유리관 속에 고이 잠들어 있는 레닌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촬영 금지라서 사진은 찍지 못했지만 레닌의 모습을 그렇게 보니까 새로웠다. 레닌의 이름이나 흑백사진으로 봤던 얼굴만 대충 알고 있지 어떻게 생겼는지 키는 큰지, 작은지 정확하게 알고 있는 게 없었다. 레닌이 조용하게 잠들어 있는 관을 봤다. 혁명의 선봉이었던 사람인데 생각보다 키도 작고 덩치도 작아 보였다. 실제 레닌을 본뜬 모형 같았는데 진짜인지는 알아보지 않았으니 잘 모르겠다.

그렇게 레닌묘를 잘 구경한 후에 톨스토이 기념관을 가보고 싶어서 거기로 향했다. 가는 길에 쇼핑몰에 들러서 이어폰을 샀다. 그냥 모스크바 도착한 날에 유심 사면서 같이 살 걸ㅠㅠ 나는 맨날 이렇게 후회만 한다. 여행 중에도 어쩔 수 없나 보다. 하긴 사람이 바뀌는 게 그리 쉬운 일이 아니지. 이어폰은 만원 정도에 전화는 못 받고 노래 들을 수 있을 때만 사용할 용도로 샀다.

이어폰을 산 후에 푸드코드에서 점심 먹고 갈까 했는데 배가 고프지 않아서 물만 한 통 사서 바로 출발! 가는 길도 너무나 더움... 가는 길에 엄청 큰 건물이 있길래 뭔가 하고 봤더니 국립도서관이었다. 진짜 들어 가보고 싶었는데 앞에서 입장 확인해서 그냥 안 아니 못 들어감ㅠㅠ 쿨하게 패스하고 계속 걸었다.

걷다가 박물관처럼 보이는 건물 마당 그늘에 잠시 앉아 있었다. 어딘지 확실하세 몰라서 구글맵을 켰는데 여기가 바로 푸쉬킨 미술관! 근데 푸쉬킨 관련 자료는 없음ㅋㅋㅋ 그냥 예술 박물관으로 미술관으로 생각하면 편하다. 근데 왜 푸쉬킨으로 이름 지었는지는 확실하게 모른다. 자세하게 안 찾아봤다ㅋㅋㅋ
그렇게 즉흥적으로 박물관 구경하기로 결정!


입장료는 300루블로 그리 싸지도 또 너무 비싸지도 않은 가격이었다.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박물관 내부에 들어갈 때도 검사 후에 티켓 확인하고 관람 시작할 수 있었다.

아래층만 구경할 수 있는 티켓. 건물 전체 구경하려면 500루블! 근데 이것만 해도 충분히 구경할 것들이 많았다.

조각상, 그림, 이집트/이탈리아/스웨덴동전/아테네 관련한 전시도 따로 진행하고 있었다. 진짜 내부가 엄청 넓고 볼거리가 많아서 시간 가는 줄 몰랐다. 그리 클 줄 몰랐는데 구경하다 보니 어느새 2시간이 훨씬 넘는 시간이 지났다.

톨스토이 박물관도 가야 해서 가는데 오래 걸리면 어쩌나 고민했는데 바로 근처에 톨스토이 기념관이 있어서 그냥 가기로 했다.

톨스토이 기념관까지는 10-15분 정도 걸었다.
도착하니 생각보다 크지 않은 건물애 사람도 별로 없었다. 내가 가니 불을 켜 주더라 그럼 말 다했지 뭐.

톨스토이 기념관 건물

대문 입구

기념관 앞에 기념품 파는 작은 건물. 여기서 입장 티켓 사면 됨! 입장료는 300루블

들어갈 때 티켓을 어디서 구매하는지 몰라서 그냥 들어갔더니 앞에서 티켓 사라고ㅋㅋㅋ 친절한 아줌마가 거기가 티켓 창구라고 말해줬다. 그래서 티켓을 산 후에 기념관 건물로 다시 들어갔다.

내부는 깔끔하게 잘 정리돼 있었고 톨스토이의 일대기라 할 수 있을 정도로 중요한 사건들만 모아서 정리해 놨다. 입장할 때 티켓 확인하던 아줌마가 노 포토, 그렇게 말했는데 확인하는 사람도 없고 나도 모르게 사진을 찍었... 어글리 코리안이다ㅠㅠ

그래서 블로그에는 안 올리고 개인 소장하는 걸로.

톨스토이 단편선만 읽어 봤는데 그것도 옛날에 읽어서 내용이 잘 기억나지 않았다. 박물관 내에 영어 설명문이 배치돼 있어서 봤는데 무슨 내용인지 확실히는 모르겠더라. 그러고 나니 영어공부의 필요성을 확실하게 느꼈다. 내가 알고 싶은 것, 그리고 더 많은 것을 알기 위해서는 영어든 뭐든 외국어가 정말 도움이 되겠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

톨스토이의 어린 시절부터 소설을 쓰게 된 과정, 결혼과 그 후의 삶까지 아주 간략하고 보기 쉽게 정리돼 있었다. 다만 거의 러시아어 설명이고 주제 별로 영어 안내문이 있긴 한데 약간 부족한 느낌.. 내 영어 실력이 부족해서 더 그렇게 느꼈는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오늘 든 생각.

안나 카레니나를 읽어야겠다.

조지아 가서 좋으면 조금 오래 머무를 생각인데 그때 읽어야지! 여행 중애도 책 산다고 돈을 쓰는구나ㅠㅠ 그래도 전자책 리더기 있으니 편하긴 하다. 이건 잃어버리지 말고 잘 써야지!

미술관에 톨스토이 기념관까지 오늘은 마음의 양식을 잘 쌓았다. 근데 아는 만큼 보이는 법. 배경지식이 없으니 알면 더 재밌게 봤을 건데 조금 아쉬웠다.

그리고 근처가 아르바트 거리라고 해서 계속 걸어감ㅋㅋ

다시 숙소까지 가기에는 애매하게 먼 거리였지만 그냥 숙소까지도 걸어서 갔다.

계속 걷기만 해서 그런지 오늘은 허리가 뻣뻣하니 아프더라ㅠㅠ 걷기만 하고 운동을 안 해서 그런 듯...

그리고 구 아르바트 거리에 도착!! 어쩌다 보니 자연스레 점심을 건너뛰어버려서 엄청 배가 고팠다. 근데 아르바트 거리는 젊음과 관광객들이 넘치는 거리다 보니 확실히 물가가 비싼 게 확 느껴졌다. 역시 모스크바 물가는 다른 도시와 달라도 너무 달라ㅠㅠ
샐러드 먹고 싶어서 한 식당에 들어 갔는데 결과적으로 역시나 실패... 내가 가는 식당마다 다... 언제나 그랬듯이 제대로 맛있게 먹은 게 몇 군데 없다. 블로그 맹신하지 말자고 트립어드바이저 찾아보다가 배고파서 그냥 아무 데나 들어갔는데 실패ㅋㅋㅋ 거기도 여기저기 돌아다니다가 괜찮겠지 하고 들어간 곳인데... 여튼 물가 완전 한국이야... 아르바트 거리에 러시아 사람들이 확실히 많긴한데 명동 느낌. 왜냐면 밥 값이 말도 안되게 비싸니까ㅠㅠ 내가 다른 지역에서 먹던 걸 생각해서 그런가... 여튼 메뉴 2개네 음료수 하나 시켜서 배 터지게 먹음. 대신에 돈은 1만 6천 원 부들부들 한꺼번에 이렇게 돈 많이 쓴 건 숙박비 빼곤 처음이야...ㅠㅠ

꼬맹쓰  세븐업이  140루블...  덜덜 이거 실화냐..
2개 시켜서 포크도 두 개나 가져다 줌 ^^^
이 메뉴 소스는 느끼한 게 괜찮았는데 그냥 햄버거 패티 맛ㅋㅋㅋ

알바 시절 생각나서 찍음ㅋㅋ포크랑 나이프 어떻게 쌌는지 궁금했움!! 묶은 흔적이 없어서 싱기방기

부들부들하며 돈 계산하고 나왔다. 그래도 배부르니까 그렇게 생각하며 위로했음ㅠㅠ
이럴 줄 알았으면 그냥 스폰지밥 식당 가는 건데ㅋㅋㅋㅋ


아르바트 거리는 그냥 예술인들의 거리 겸 모스크바의 명동으로 기억될 듯. 근데 확실히 거리에 초상화 그리는 사람이나 버스킹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나도 그림 잘 그리고 노래 잘 부르고 싶다ㅠㅠ


그리고 나서 다시 걷기 시작함. 걸어서 붉은 광장을 지나 볼쇼이 극장으로 갔다. 돈이 없으니 주말 저녁 공연은 못 보고 그냥 벤치에 앉아서 잠깐 멍 때리다가 오늘도 해가 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 러시아의 땅덩어리에 감탄하며 다시 길을 나섰다.

이게 저녁 여덟시에 찍은 사진이라구요...

 

길 건너편에 회전목마가 있는 것 같아서 거기로 고고싱 했다. 가니까 진짜 화전 목마가 있었다. 놀이공원은 아니고 여러 음식점들이랑 아이스크림, 뭐 여러 가게들이 모여 있는 곳이었다. 가게들이 놀이 공원에 있을 법한 가게들인데 아기자기해서 귀여웠다.

심지어 화전 목마는 2층도 있었는데 공짜임ㅠㅠ 애기들이랑 같이 탔다ㅋㅋㅋ

진짜 예뻤다ㅠㅠ 사진 왕창 찍음


그리고 다시 붉은 광장. 도대체 몇 번을 가는 건지 모르겠지만 저녁에는 어떨지 궁금해서 지나는 길에 들림ㅋㅋ

역시 예뻤다. 근데 여기 아홉 시 넘었는데?? 아직 밝고 난리네 그래서 돌아다니기는 편함. 모스크바에 소매치기 없어요, 없습니다. 근데 내가 다닌 곳들이 한정적이어서 그럴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숙소 돌아와서 아직 빨래 못함 빨래하고 오늘은 새벽 두 시쯤에나 잠들 수 있을 것 같다.

오늘도 피곤하지만 즐거운 하루!


※ 이 여행 일기는 2017-2018년 배낭여행을 하던 당시 실시간으로 네이버 블로그에 올렸던 글을 다시 포스팅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