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여행 15

첫 여행지에서 카우치 서핑을

기간을 정하지 않고 떠난 여행, 그저 돈이 다 떨어지면 한국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생각하며 시작한 여행의 첫 행선지는 블라디보스톡이었다. 한국과 가장 가까운 유럽이라 불리는 블라디보스톡까지는 비행기를 타고 두 시간 정도밖에 걸리지 않았다. 나는 블라디보스톡에서 4일 정도 머무르는 일정으로 여행 계획을 세웠다. 첫 여행지를 블라디보스톡으로 정한 이유는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타기 위해서였다. 나는 언제부터인가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타고 싶다고 생각했다. 자연스레 여행을 떠나게 되면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타야겠다고 마음먹었다. 뭐,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 그렇게 정한 건 아니고 그냥 한 번 타보고 싶었다. 여행에는 굳이 거창한 이유가 필요하지 않다. 가보고 싶은 곳에 가는 것이 여행이니까. 생각보다 일찍 블라디보스톡 ..

[여행+20] 러시아 여행 | 벌써 마지막 날, 러시아에서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2017.07.30. 일요일 벌써 러시아에서 보내는 마지막 날 저녁이다. 내일이면 비행기를 타고 조지아에 간다. 생각했던 것보다 러시아에서 보낸 시간들이 너무나 좋아서 떠나기 아쉽다. 근데 이 아쉬움을 남기고 떠날 수 있어서 좋다. 다음에 또 러시아에 오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으니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내 장기 여행을 시작한 나라인 러시아는 나에게 너무나 친절했고 내가 멍청하게 덜렁대지 않았다면 잃어버린 물건도 없었을 것이다. 그만큼 소매치기 걱정 전혀 하지 않아도 되는 나라다.(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임) 주위에서 러시아는 무섭지 않냐며 여행 출발 전 간혹 그런 얘기를 듣곤 했다. 하지만 직접 경험한 러시아는 위험하지도 않았고 인종 차별하는 사람도 만날 수 없었다. 지극히 개인적인 여행 후기지만 러..

[여행+19] 러시아 여행 | 모스크바 여기저기, 박물관 탐방

07.28. 금요일 - 추가 일기!! 글을 쓰는 지금은 모스크바 시간으로 오후 10시 35분. 빨래가 밀려서 빨래하러 갔는데 누가 세탁기 사용 중이라 기다리고 있었다. 세탁실 밖에 운동할 수 있는 공간이 따로 있어서 거기에 있는 안마 의자에 앉아 있었다는. 그런데 불길한 예감은 왜 틀린 적이 없는지 어떤 여자가 먼저 세탁실로 들어가는 거 아님?! 그래서 차례 밀림ㅋㅋㅋ뭐지 나란 소심인 하하하핳 그래서 오늘의 일기를 쓴다. 여기 건물 전체가 호스텔인에 내 숙소는 3층 도미토리. 4층까지 있는데 4층에 옥상이 있다. 오늘 불토라서 그런가 옥상에서 파티하고 난리 남. 아직까지 노래 부르고 시끌시끌 사운드가 얼마나 센지 침대 벽도 울린다ㅋㅋㅋㅋ 나는 아직 잘 생각이 없어서 상관없는데 쉬고 싶은 사람들은 강제 기..

[여행+18] 러시아 여행 | 드디어 모스크바에 도착!!

2017.07.28. 금요일 드디어!!! 오늘 새벽 모스크바에 도착했다. 기차를 타는 동안 시차가 여러번 바뀌었는데 사실 잘 모르고 지내다가 오늘 모스크바 도착하고 시간을 보니 한국과 6시간이나 차이가 났다. 한국과 1시간 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던 블라디보스톡에서 출발해 이르쿠츠크, 알혼섬 그리고 모스크바까지! 몸 무사히 도착했다는 것만으로도 대견하다. 이렇게 적으니까 꼭 여행 끝나는 것 같은데 내 여행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곧 정들었던 러시아를 떠나 조지아로 가야하기 때문인데 걱정하지 않는다. 좋은 사람들 만날 거라 믿고 있으니까! 오늘은 기차에서 그렇게 말썽부리며 돈 내놓지 않으면 니 인터넷 안 될거라 문자오던 MTC 유심칩을 과감하게 버렸다. 그리고 처음 보는 통신사에 들어가서 100루블 주고 5기..

[여행+15~17] 러시아 여행 | 시베리아횡단열차 (이르쿠츠크-모스크바)

2017.07.25. 화요일 ~ 2017.07.28. 금요일 이번에 횡단 열차를 타면 여유로움을 즐기고 싶었다. 사람들을 만나고 이야기 나누는 것도 좋지만 기차 안에서 혼자만의 시간을 갖고 싶어서 지난번에 기차 탔을 때와는 달리 먼저 사람들에게 말을 걸지 않았다. 근데 선뜻 먼저 말을 건네주는 사람들. 내 앞에 탔던 러시아 배낭여행자 안나, 그 옆 복도에 나란히 타고 있던 4 자매와 엄마, 그리고 2층에 있던 러시아 대학생들까지. 나는 이번 기차 여행에서 내가 얼마나 소극적인 사람인지를 뼈저리게 느낄 수 있었다. 다른 애들이 카드 게임 하는데 그 옆에서 가만히 앉아 책을 읽었고 노래를 들었다. 그 덕분에 날아간 정신줄 때문인지 이어폰도 잃어버렸다ㅎㅎㅎ 그냥 기차에서 많은 생각을 했고 아무 생각도 하지 않..

[여행+14] 러시아 여행 | 이르쿠츠크에서 마지막 날! 다시 횡단 열차

2017.07.24. 월요일 오늘은 다시 횡단 열차에 몸을 싣는 날이다. 자정 가까운 시간에 기차가 출발하기 때문에 오늘 숙소에 짐을 맡길 수 있는지 먼저 물어봤다. 친절한 호스텔 주인이 오늘 체크인하는 사람이 있는지 확인한 후에 내가 쓰던 사물함 계속 사용하면 된다고 말했다. 마지막 날에도 감동ㅠㅠ 숙소에서 천천히 준비하고 밖으로 나왔는데 내가 밖에 나오자마자 빗방울이 조금씩 떨어지기 시작했다. 많이 올 것 같지 않아서 그냥 나갔는데 웬열 빗방울이 조금씩 굵어지더니 오후까지 계속 비가 왔다. 다행히 내가 가려던 쇼핑몰이 그리 멀지 않은 거리라서 남방으로 리 가린채 쇼핑몰까지 갔다. 이르쿠츠크에서 꽤 큰 쇼핑몰인 것 같았는데 가는 길에 식당도 많고 작은 마을처럼 예쁘게 꾸며져 있어서 마치 놀이공원에 온 ..

[여행+13] 러시아 여행 | 한가로운 하루, 러시아도 덥다.

2017.07.23. 일요일 한국은 지금 폭염에 집중호우에 난리도 아니라는데 지금 러시아도 여름인지라 덥다. 한국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낮에 돌아다니면 햇볕이 겁나 뜨겁다. 오늘 같은 방에 외국인 언니가 새로 왔는데 바이칼에서 선탠 하다가 화상을 입었다고 했다. 허벅지에 왕만한 물집이ㅠㅠ 햇볕이 얼마나 뜨거웠으면 그만한 물집이 생기는지ㅠㅠ 모두모두 선탠 할 때 너무 뜨거우면 옷을 입읍시다!! 겁나 아플 텐데 병원은 안 가고 그냥 약국 가서 약 샀다고 그래도 병원 가보지ㅠㅠㅠ 옆에서 보는데 다리도 겁나 빨갛고 어찌해야 할 바를 모르겠다. 같이 아파할 수도 뭘 해줄 수 있는 것도 없으니... 언니 힘내요!! 그리고 나는 오전 8시에 일어나서 샌드위치를 만들었다. 오늘 같이 방 쓰던 한국인 대학생이 체크아웃하..

[여행+12] 러시아 여행 | 오늘은 숙소에서 쉬는 날!

2017.07.22.토요일 원래도 숙소에서 잘 쉬었지만 오늘은 휴식이 필요해서 하루종일 숙소에 있었다. 밀린 빨래를 하고 늦잠을 잤으며 점심, 저녁을 만들어 먹었다. 샌드위치 진짜 존맛!! 그리고 같은 방 쓰는 한국분이랑 저녁에 같이 근처 강에 노을 보러 가기로 했다. 그래서 뒹굴 거리다 일찍 저녁 만들어 먹고 알쓸신잡을 봤다. 근데 보다가 나도 모르게 잠들어 버림... 그래서 나는 노을 보러 못감...같이 노을 보러가자 해놓고 혼자 자서 얼마나 미안하던지ㅠㅠ 내가 너무 잘 자고 있어서 깨우지 못하고 혼자 갔다 오셨다고 한다. 그래도 잘 보고 오셔서 다행 나는 10시까지 내리 잠을 잤다. 중간에 몇 번 깬 것 같은데 비몽사몽이라...ㅠㅠ 사실 꿈에 내가 좋아하는 연예인이 나와서... 잠을 멈출 수가 없었..

[여행+11] 러시아 여행 | 역시나 밖에서도 줄줄 새는 바가지...그래도 좋음!!

2017.07.21.금요일 오늘은 알혼섬에서 다시 이르쿠츠크로 가는 날! 9시 40분 버스라 일찍 일어나서 배낭 싸고 갈 준비를 했다. 배낭과 함께 달랑달랑 들고 왔던 봉다리 두 개도 잘 챙겨서 체크아웃을 했다. 러시아 아줌마가 여권도 친절하게 주며 잘 가라고 했다. 안에 보니까 숙소 확인증? 같은 것도 들어 있었다. 신기해하며 밖으로 나왔는데 마른하늘에 비가 조금씩 내렸다. 해가 쨍한 날에 비가 오는 건 이 지역에선 흔한 일인 듯. 숙소를 빠져나와 버스 터미널로 행했다. 한 10분 정도 걸었을까. 터미널에 도착해서 예약했던 티켓 확인증을 내밀었다. 러시아 아줌마가 한참을 보더니 여기 후지르 마을에서 출발하는 거 아니고 알혼섬 나가서 바로 있는 마을이라고 했다. 엥?! 이게 뭐야ㅋㅋㅋㅋ역시나 우려했던 사..

[여행+10] 러시아 여행 | 알혼섬 북부투어, 바이칼에서 마지막 밤

| 2017.07.20. 목요일 어제 겁나 피곤했었는지 오늘도 완전 꿀잠을 잤다. 오늘 아침 10시에 북부 투어를 시작해서 한 8시 즘 넘어서 일어났다. 대충 씻고 어제 널었던 빨래가 잘 말랐는지 확인하니 아직 좀 더 있어야 할 것 같아서 그냥 뒀다. 숙소 좋았는데 가격 생각하면.. 알혼섬은 이르쿠츠크보다 숙박비가 좀 더 비싼 편 같은 숙소를 사용했던 한국분은 숙소 식당에서 아침을 먹었는데 400루블 받는다고ㅋㅋ 그래서 나는 또 쿨하게 패스! 오늘 투어 할 때 점심 먹으니까 아침은 미리 사서 갔던 요플레 하나 먹었다. 한국분은 오늘 아침에 이르쿠츠크로 가신다고 해서 서로 여행 얘기 조금 하다가 빠이빠이 했다. 그리고 투어 출발할 시간이 가까워져서 밖으로 나갔다. 주인아줌마가 좀 있으면 출발할 거고 국립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