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글/다시 쓰는 여행일기

기록, 여행의 시작

김나무 2021. 8. 10. 22:07

여행의 기록

(왼쪽부터) 조지아, 터키, 러시아

 

 

 나는 어린 시절부터 늘 넓은 세상으로 나가는 것을 꿈꾸며 살았다. 과거의 나는 어디론가 떠나야만 나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어느 정도 나이가 들고 나서야 이제는 굳이 먼 곳으로 떠나지 않아도 내 마음을 들여다 볼 수 있게 됐지만 아직도 내 마음 한 켠에는 여행에 대한 갈망이 남아있다. 2020년 코로나19가 세상을 뒤덮고 나서 나는 계약직으로 일하던 직장에서 퇴사를 하게 됐다. 인생은 정말 어떻게 흘러갈지 모르는 일이다. 나는 어쩌다보니 일 년째 백수로 살고 있다. 올해는 7년 넘게 만난 연인과 헤어졌으며 그 흔한 아르바이트 면접에도 번번히 떨어지면서 나의 자존감은 바닥을 향해 갔다. 말로는 공인중개사 공부, 사이버대학에서 공부하며 자격증을 준비한다고 했지만 마음 한 켠은 언제나 불안으로 가득했다. 그렇게 나는 때때로 아까운 나의 시간을 그냥 흘려보내며 지냈다. 어느 순간 이래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달리기를 시작했고 하루를 성실하게 살아가는데 온 마음을 집중하기로 했다. 물론 나처럼 집중을 잘하지 못하고 쉽게 실증을 내는 사람에게 공부하는 일상은 적응하기 힘들었다. 잘 되는 날도 있었고 잘 되지 않는 날도 있었다. 그래도 그냥 했다. 생각이 많지 않으면 좋으련만 생각 없이 공부를 하는 게 나에게는 정말 어려운 일이었다. 나는 영화나 드라마에 나오는 것처럼 극적으로 단단한 사람으로 거듭나지는 못했지만 조금씩 일어설 수 있는 힘이 생겼다. 처음으로 쉬지 않고 30분 넘게 달렸던 날, 공부를 하며 성취감을 느꼈던 날이 나에게 할 수 있다는 힘을 줬다. 나는 조금만 힘들어도 회피하는 사람이었다. 최근에 사람들의 성격이나 성향이 담긴 다양한 기록들을 보며 나는 내가 회피형 인간이라는 걸 알게 됐다. 나에 대해 하나씩 알아가면서 있는 그대로의 나를 인정하기 시작했다. 그랬더니 무거웠던 마음이 조금 편해졌다. 그리고 나는 글을 써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나는 어렸을 때부터 글을 쓰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여행을 하며 글을 쓰고 그렇게 밥 벌이를 하며 살 수 있다면 더할나위 없는 인생이 될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인생은 내 생각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쉽게 포기하고 안주했던 나는 도전을 꿈꾸며 살았지만 꾸준하지 못했다. 글을 잘 쓰고 싶다는 마음이 강해서 제대로 글을 쓰지 못하는 나를 탓하곤 했다. 이제는 글을 쓰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꾸준하게 쓰는 일이라는 것을 안다. 조금씩이라도 꾸준하게 나의 글을 쓰기 위해 블로그에 기록을 시작한다. 물론 올해는 공부를 하는 게 우선이라 공부하는 시간을 제외하고 남는 시간에 글을 쓸 예정이다. 그래서 업로드가 매일 이루어지지 않을 수도 있다.

 

이 기록은 2017년 처음으로 장기 배낭여행을 떠났을 때 썼던 여행일기를 토대로 과거의 기억과 현재의 생각이 만나서 다시 쓰게 될 이야기다. 어쩌면 여행기, 어쩌면 에세이, 어쩌면 소설이 될지도 모르는 이야기다.

 

 

@메스티아, 조지아 2017

 

가능하면 하루에 한 편씩 아니면 때때로 업로드 될 예정.

짧을 수도 있고 꽤 길 수도 있는 글을 올릴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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