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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33] 조지아 여행 | 쇼핑&동네 뒷산 나들이 (feat.삼겹살! 행복한 하루)

김나무 2020. 12. 19. 20:56
 2017.08.12. 일요일

 

 

오늘은 그토록 그리던 삼겹살을 사러 가는 날. 룰루랄라, 아침부터 기분이 좋았다. 일찍 일어난 건 아니지만ㅋㅋㅋ 씻고 숙소에서 나와 지하철을 탔다. 리버티 스퀘어까지 가기는 멀어서 근처에 까르푸가 있는지 구글 지도로 찾아봤더니 지하철 종점에 까르푸가 있었다. 내가 머무는 숙소에서 단 두 정거장! 이틀 전에 산 코끼리 가방을 들고 즐겁게 종점까지 갔다.

종점에 내렸더니 무슨 사람이 그렇게 많은지! 내리자마자 바로 엄청 큰 쇼핑센터에 버스 정류장이 보였다. 쇼핑센터로 들어가니 옷가게가 많았는데 조지아에는 SPA 브랜드가 많은 것 같았다. 역시나 오늘도 지름신 강림할 뻔 했으나 내가 찾는 체육복 바지는 없어서 그냥 나왔다.

특히나 LC 와이키키 매장은 트빌리시에서 엄청 자주 볼 수 있었다.


오늘은 쇼핑을 하는 날이기 때문에 ATM으로 돈도 250라리나 뽑았다. 우리돈으로 123,000원 정도! TBC은행 걸로 뽑았는데 지난주에 뽑았을 때 보다 아주 조금 더 환율이 오른 듯? 그래도 돈 잘 뽑았다. 신기한 게 조지아는 주말에도 은행 근무를 하네! 러시아도 그랬는데 우리나라는 역시 선진국이야ㅎㅎ

 
그리고 밖으로 나가서 동네 구경 좀 하고 여기저기 돌아 다녔는데 도로 끝에 맥도날드랑 까르푸가 있는 걸 발견하고 점심 먹으러 빵집으로 갔다ㅋㅋ

오오 맥날 안녕!

동네 돌아다니다가 신기한 거 발견! 주차장에 무슨 용도인지 모를 페트병 꽂이가 있다.

오늘도 맑은 트빌리시

약국 가서 화장품 봤는데 영... 우리나라 화장품이 좋은데ㅠㅠ
버스 정류장! 아직 노랑이 시내버스는 안 타봤음

그리고 사람들이 바글바글한 빵집으로 갔다. 피자빵이랑 레몬에이드 골랐는데 2.6라리(우리 돈 약 1,300원)였다.

빵 종류 많구여

내가 산 피자!!

내 사랑 레몬에이드 오늘도 겟겓

근데 맛은... 빵이 두꺼워서 뻑뻑하고 치즈에서 구린내가ㅋㅋㅋ


빵 사고 다시 까르푸 쪽으로 갔다. 까르푸는 맥도날드랑 연결된 쇼핑몰 안에 위치하고 있었다. 맥날에 피쉬버거가 있길래 먹으려다가 피자빵 산 거랑 음료랑 먹음 흑흑ㅠ 피쉬버거야 나중에 먹으러 올게! 피쉬버거는 우리나라에 없는 거라서 더 먹고 싶어 졌다. 그리고 피자빵 냠냠하고 배 두드리면서 쇼핑몰 구경했다.

안뇽! 한국에서는 볼 수 없는 까르푸야! 대만에서도 그렇고 조지아에서도 보네
입구, 영업시간. 오전 9시 30분에서 오후10시까지!
오오 넓다. KFC도 있어!! 치킨각인가 근데 오늘은 삼겹살이야^^
미용실에서 신박템 발견! 애기들을위한 스포츠카 의자ㅋㅋㅋㅋ


 러시아에서 만원 주고 산 이어폰이 고장 나서 이어폰 보러 여기저기 돌아다녔다. 전자제품 매장도 둘러보고 미니소도 있어서 들어가 봤더니 이어폰이 있음! 미니소는 천국이야. 유리 보틀 예뻐서 사고 싶었는데 짐만 될까 봐 패스.. 근데 조만간 다시 사러 갈 것 같다.

엄청 큰 전자제품 매장! 폰 가격은 우리나라보다 조금 싸긴 한데 큰 차이는 없는 듯?
삼성 세탁기도! 근데 이거 우리나라 보다 많이 싼 건지 모르겠네 한 70만원 하던데!
꺅 미니소!! 사실 처음 와 본다
탐나던 유리 보틀, 오천원도 안 함
이어폰 종류도 많구여!
내가 겟한 이어폰은 보관 주머니가 있는 것! 9천원 정도 줬다. 고장 나지만 말아라^^

이어폰 사고 여기저기 둘러봤다. 근데 딱히 별 거 없었음ㅋㅋ 새로 지은 건물 같았는데 진짜 엄청 깨끗했다. 화장실도 완전 좋고. 아까 밖에서 건물 사진 찍었을 때 생각났던 건데 카즈베기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봤던 까르푸가 여긴 듯! 그때 까르푸 가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오다니! 좋구여ㅎㅎ

화장실 깨끗하구 공짜라서 좋다
여기도 와이키키 매장!
이 매장 러시아에서도 봤었는데!
아디다스 있구여
신발 가게. 우리나라로 치면 ABC마트 정도 되는 듯?

쇼핑몰 한바퀴 돌고 드디어 까르푸에 입성! 입구 부터 완전 눈 돌아간다.

고추!! 근데 안 매워 보여서 안 삼ㅋㅋ
감자 감자감자 감자!
마늘도 있넹!! 일기 쓰면서 생각 났다. 마늘 샀는데 삼겹살 먹을 때 마늘을 같이 안 먹었네 데헷ㅋㅋ
상추!!! 싱기방기 근데 향이 우리 나라랑 다르다.

으아아앙! 삼!겹!살! 조지아에서는 삼겹살을 안 잘라줘요 토막만 내 줌ㅋㅋㅋ 썰어 달라고 했더니 단호하게 안 된다곸ㅋㅋ 그래서 숙소에서 직접 예쁘게 썰었다. 저렇게 한국 돈으로 3천원 밖에 안 함 조지아 물가 사랑해여ㅠㅠ

오오 코리앤더 가루라니...
내 사랑 헤드앤숄더!
염색 하고 싶었는데 안 삼ㅋㅋㅋ
소스 종류가 이렇게나 많은데!! 고추장은 왜 없는 거져
매운 걸로 스윗칠리 소스 샀징ㅎㅎ
한국 쌀이랑 비슷하게 생긴 쌀도 사고!
오오 치즈랑 크림 같은 것도 저렇게 파네!
이것 저것 담으니 벌써 장바구니 한 가득
술!! 양주 노노, 맥주 노노, 와인 노노, 보드카 노노 내가 먹을 수 있는 게 없구나. 예거 있으면 살랬는데 없어!!
채소나 과일 사면 여기서 무게 달아 줌! 직원이 다 해줍니다용
계산대에 먹을 것들만 가득!

먹을 거 가득 담고 25라리 정도 나왔다. 한국돈으로 12,500원 정도... 우리나라에서 삼겹살 한 근 사면 그 돈 넘을 거 같은데!! 정말 조지아 물가 너무 착해서 좋습니다ㅠㅠ 오늘 할 일은 끝났으니 다시 숙소로 가야지! 코끼리 가방 한가득 먹을 것들을 담아 지하철을 탔다.

안뇽! 조만간 다시 올 거 같아ㅋㅋ

그리고 숙소에 도착하니 오후 2시 30분 정도! 장 봐온 것들 차곡차곡 정리하고 있는데 갑자기 다니엘이 먹으라면서 아이스크림이랑 볶음밥을 줬다. 엥 뭐지?! 이번에는 아이스크림 킵하지 말고 바로 먹으라곸ㅋㅋㅋ 고마워서 레몬에이드 사 온 거 하나 줬음. 아아 나에게 왜 이렇게 먹을 걸 잘 주나여ㅠㅠ 덕분에 살이 찌고 있습니다^^

생선이 들어간 매콤한 볶음밥! 점심 먹고 왔는데 정말 배 터지는 줄 알았다. 근데 다 먹음^^

아이스크림!!

초코맛이라능

오늘은 크림맛으로 샀는데 밀키스 비스무리한 맛!

 

밥 먹으면서 카톡 확인하는데 갑자기 고모부 카톡이 와서 깜놀! 여행 잘하고 있냐고 물어보셔서 덕분에 잘 하고 있다고 했다.(여행 오기 전에 고모부한테 용돈 받았음ㅋㅋ 다 큰 조카가 용돈 이라니ㅠㅠ) 오늘 삼겹살 먹을 거라고 자랑도 하고ㅋㅋ 아빠한테도 카톡 보냈는데 오랜만에 답장 왔다. 보니까 고모랑 고모부가 촌에 와서 연락하는 거 같았다. 그래도 오랜만에 즐겁게 가족들이랑 연락했다.

배 터지게 먹고 나서 마나나한테 침대 시트 바꿔달라고 부탁하고 상쾌하게 쉬다가 낮잠ㅋㅋㅋ 아... 낮잠은 끊을 수가 없는 것인가. 그리고 느지막이 일어나서 산책하러 나갔다. 사실 아까 먹은 밥이 소화가 안돼서 저녁에 삼겹살 못 먹을 것 같았기에 강제 산책 시작ㅋㅋㅋ

오늘 침대 시트 바꿨음! 상쾌하당 그래도 내 침대가 젤 더러움ㅋㅋㅋ

오늘은 한 번도 가보지 않았던 위쪽 동네로!
이젠 친근한 포도나무
뭔가 요즘은 저렇게 녹슨 느낌이 좋다. 사진 찍을 때만ㅋㅋ
옹 길거리에 싱기한 식물이 자라고 있어요!
꼭대기로 올라가니 바로 보이는 코카서스 국제 대학교 건물!
동네가 높아서 그런지 아직 산에 올라 가기 전인데도 경치가 쩐다.
새로 생긴 호텔 같았음
오늘의 하늘도 넘나 예쁘구나

그리고 늘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저 멀리 보이던 조형물?이 있는 곳에 가기 위해 이리저리 둘러보다 가는 길을 찾아서 갑자기 등산을 시작했다. 높은 산이 아니라서 힘들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날씨가 더워서 땀을 한 바가지나 흘렸다. 동네에 비포장 뒷길을 따라 올라가면 낮은 산이 나오는데 올라가는 길을 제대로 못 찾아서 처음에는 엉뚱한 길로 갔다. 거기 산은 모래가 보드라워서 하마터면 미끄러질 뻔ㅠㅠ 그래도 제대로 길 찾은 후에 룰루랄라 산을 올랐다.

비포장 도로를 따라 가다
잠깐 올려다 본 하늘이 너무 예뻐 한참동안 바라봤다.
그리고 계속 걸어 간다.
그럼 이렇게 갈림길이 나오는데

내 촉은 왼쪽이야ㅋㅋㅋ 근데 막다른 길이다... 집이 나오네? 그래서 옆쪽에 있는 가파르게 보이는 길을 따라 올라갔더니

요렇게 등산로가 나옴ㅋㅋ 올라가다가 미끄러져서 떨어질 뻔ㅠㅠ 그래도 문제없이 잘 올라갔다. 휴

아 정말 올라가는 길이 얼마나 예쁘던지. 내가 촌에서 살았지만 한국에서 늘 보던 풍경과는 또 다른 느낌이었다. 나무는 듬성듬성 심어져 있고 소들은 풀을 뜯고 있었다. 그 옆을 양산 쓴 주인아주머니가 지키고 앉아 있었는데 그 모습이 어찌나 평화로워 보였는지 모른다.

조금만 올라가도 경치가 끝내준다
계속 좁은길을 따라가다 보면 이렇게 큰 길이 나오는데
저기 보인다!

산이 높지 않고 가는 길도 험하지 않아서 편하게 갔다. 얼마나 걸었을까 한 30분도 안 걸렸던 것 같은데 금방 도착했다. 건축물이라 해야 하나. 이름은 잘 모르겠다. 기독교 기념비 같은 거라 생각하며 봤다. 영어 설명은 조각가랑 건축가가 뭐 기념해서 만들었다는데 자세히 모름 그냥 봐도 좋음^^

도착! 멀리서 봤을 때도 제법 크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실제로 보니 더 웅장함!
곧 노을을 볼 수 있겠구나.
올라가는 계단
올라가서 본 경치는 정말 캬~속이 뻥 뚫리는 기분
디테일이 대단하다
이 사이로 바라 본 하늘이 어찌나 예쁘던지
다 둘러보고 반대쪽으로 나가니 성당이 보였다.
작은 성당
그리고 시원하게 펼쳐진 풍경

저기 난간인데 바로 뒤에 도로ㅋㅋ 조금 무서웠다. 여기까지 바로 차 타고 올라올 수 있는 도로가 있는데 나는 차가 없기 때문에 걸어왔지

아 진짜 하늘 너무 예쁜데 사진에 다 담지 못해서 아쉽다ㅠㅠ
성당 반대편으로 가면 이렇게 쉴 수 있게 해먹도 있고!

으아아아 트빌리시 바다도 볼 수 있다. 사실 바다는 아니고 막혀있는 호수인데 바이칼 호수처럼 파도가 치더라. 이름도 호수가 아니고 'Tbilisi Sea'다.

여기 저기 둘러보다가 작은 카페가 있는 성당 옆쪽으로 갔는데 바다가 보였다. 바로 알았지, 저기가 트빌리시 시(sea)구나! 해안가에 사람들도 엄청 많고 예뻐서 내일 가야겠다 생각했다. 그러니 더 기분이 좋아짐ㅋㅋㅋ 노을 보면서 룰루랄라 내려왔다. 배도 다 꺼져서 삼겹살을 더 맛있게 먹을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

내려가는 길에 만난 멍멍이1
멍멍이2
아 진짜 오늘도 너무 예쁘다
나 사진 좀 잘 찍은듯ㅋㅋ
안녕! 내일 또 올게!

그렇게 동네 뒷산을 둘러보고 내려오니 벌써 오후 8시. 물이랑 콜라를 사서 숙소로 돌아가는 길이 즐겁다. 아, 숙소에만 너무 박혀 있던 내가 너무 바보 같다ㅠㅠ 근처에 이렇게 예쁜 곳을 두고!! 오늘부터 거의 매일 뒷산 오르락내리락할 것 같다. 내일은 수영하러 가야지!

그리고 숙소에 도착해서 드디어! 삼겹살을ㅠㅠ 크흡 감격이다. 한국을 떠난 지 한 달. 그리고 삼겹살 언제 먹었는지 기억도 안 남ㅋㅋㅋㅋ 그 삼겹살을 타국에서 먹게 되다니 정말ㅠㅠ

숙소로 돌아오는 길, 마지막으로 본 노을.

삼겹살!! 소리질러!!! 꺆ㄲㄲㄲㄱ
오, 여기 상추는 흙이랑 같이 주네! 싱기방기
상추 씻고 스위트칠리소스+칠리파우더=매운 소스 만듦!
양송이도 씻어서 잘 썰어주구여
아 너무 흥분해서 사진 제대로 못 찍음ㅋㅋㅋㅋ
다니엘이 준 볶음밥도 같이!

삼겹살 비주얼 쩔어준다ㅠㅠ 진짜 너무*1000000 맛있음ㅠㅠ

상추에 싸서 한 입 먹으면 캬! 여기는 조지아ㅋㅋㅋ

삼겹살 구우면서 다니엘이 저녁 먹는데 볶음밥 남았다고 계속 먹으래ㅋㅋ 그래서 알겠다곸ㅋㅋㅋ 고기도 많은데... 결국 밥도 싹 다 먹었지만 하핫. 이제 다시 살찌고 있으뮤 또르르...

다니엘은 돼지고기를 안 먹는데 삼겹살 맛을 알려주지 못해서 아쉬웠다. 대신에 한국에서는 이렇게 쌈 싸서 먹는다고 알려줬던 완전 컬쳐쇼크ㅋㅋㅋ 반응이 너무 웃겼다. 그러면서 자기 나라인 나이지리아 음식 푸푸(Fufu) 소개해줌ㅋㅋ 자기는 못 먹은 지 거의 1년이 다 돼서 슬프다고ㅠㅠ 나도 나이지리아 가서 먹고 싶은데 돈 없다곸ㅋㅋ 그랬더니 자기도 돈 없다고ㅋㅋㅋ 서로 돈 없다고 자랑질.

아아, 오늘은 정말 행복한 하루다. 여행은 사실 별 다를 거 없는 날들도 많다. 그런데 이렇게 맛있는 음식 먹고 지도를 보지 않고 내가 찾은 길을 따라 멋진 풍경도 보고 온 날이면 정말 평생 여행만 하면 좋겠다 싶다.

오늘도 행복한 하루.



 

※ 이 여행 일기는 2017-2018년 배낭여행을 하던 당시 실시간으로 네이버 블로그에 올렸던 글을 다시 포스팅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