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8.13. 월요일
하핫. 오늘도 늦었지만 상쾌한 아침! 트빌리시에서는 하루 나들이하고 숙소에서 하루 쉬는 패턴이 고정된 것 같다. 어제 밖에 나갔으므로 오늘은 쉬었다 그리고 웹툰의 세계에 빠져 갑자기 웹툰을 보기 시작 허허. 역시 미뤘다가 보는 웹툰은 짱이지! 그리고 느지막이 점심을 먹었다.
배부르게 아점을 먹고 다시 웹툰의 세계로! 얼마나 봤을까. 오늘은 낮잠 건너 뛰고 계속 웹툰만 봤는데 아직도 다 못 봤다. 배고파서 시계를 확인하니 다섯 시! 얼른 저녁 만들어 먹고 어제 봤던 트빌리시 sea 가는 길 찾으러 가야겠다 생각하고 어제 남은 삼겹살을 구웠다.
삼겹살 굽고 있는 와중에 새로 체크인 하러 온 여행자와 눈인사를 했다. 그런데...그런데!! 나에게 한국분 아니냐고 묻는 게 아님! 얼마나 반갑던지 숙소에서 한국 사람 또 만났어요! 인사하시면서 혹시 나한테 블로그에 글 쓴 분 아니냐고 물으심ㅋㅋㅋ 그래서 쑥쓰럽게 어떻게 아시냐고 했더니 어제 글 찾아봤다고 하셨다. 내 블로그에서 여행기를 읽은 분을 이렇게 만나다니 감격ㅠㅠ
같이 삼겹살 먹자고 했더니 이따가 비빔밥 할 건데 그것도 같이 먹자고 하심! 흐흑 외국에서 만난 한국분들은 다 천사인가요?ㅠㅠ 오늘 메스티아에서 트빌리시로 넘어왔다고 하신 한국분은 여자분인데 혼자서 여행을 많이 다녔다고 했다. 우리 아빠 연배 정도 됐을까. 동유럽을 여행하고 쉥겐 조약 때문에 여기저기 더 여행하고 이 달 말에 그리스로 가서 다시 유럽 여행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하셨다. 얼마나 멋진지 나도 저렇게 나이 들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오늘 하루종일 밥을 제대로 못 드시고 마슈르카를 장장 9시간 동안 타고 트빌리시로 오셨다고 했다. 삼겹살 먹을 때 본인이 직접 만들었다며 양배추 김치도 주셨다. 적당히 익어서 얼마나 맛있던지ㅠㅠ 진짜 해외 나와서 처음 먹는 김치라 그런지 더 감동이었다. 양배추 김치는 처음 먹는데 진짜 김치랑 별 차이가 없었다. 아삭아삭하고 매콤새콤하니 맛있어서 내가 다 먹었다능...헤헤
한국분에게 이런저런 여행 얘기도 들었다. 식용유랑 양배추가 필요해서 사러 나간다고 하길래 나도 바다까지 가는 길 찾으러 나간다고 해서 같이 나왔다. 내가 가는 길 쪽에도 작은 마트가 있어서 거기까지 같이 갔는데 역시나 양배추랑 식용유는 없었다... 괜히 나 때문에 멀리 온 거 같아서 죄송했다. 다시 마트까지 내려가야 해서ㅠㅠ 흐흑 잘 모르는 정보는 알려주지 맙시다. 이따가 숙소에서 보자며 인사하고 나는 어제 올랐던 산으로 갔다.
어제 갔던 길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꺾어 오르막길을 올라갔다. 돌멩이가 많아서 가는 길이 좋지는 않았다. 그리고 금방 정상에 도착해 도로가 있는 쪽으로 나갔다. 도로 뒤로 딱 봐도 바다가 있을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 왔다.
그리고 길을 건너 도로를 따라 걸었는데 역시나 바다로 이어질 것 같이 생긴 오솔길이 나왔다. 역시 나는 길 찾기 천재인가ㅋㅋㅋ 가파른 내리막이 아니라서 내려가기 편했다. 조금 걷다 보니 멀리서 사람들 목소리가 들렸고 푸른빛의 바다가 보였다.
이렇게 깨끗한...깨끗한 물이? 응, 안 깨끗하구나ㅎㅎ 그래도 내가 좋아하는 자갈이네
하핳 드디어 도착했는데 호수다 보니 민물 냄새가 확 풍겼고 물은 깨끗하지 않았다. 뭐 바이칼 호수를 기대한 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흑ㅠㅠ 그래도 물에 손 담근 후에 냄새가 나거나 하진 않았다. 많은 사람들이 물놀이를 즐기고 있어서 내일 괜찮으면 한 번 올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일 오전에는 시내 구경 갔다가 오후에 땀 뻘뻘 흘리며 산 넘고 바다 가서 풍덩하면 시원하겠지ㅎㅎ
그리고 다시 집으로 돌아가는 길. 여기 산은 별로 높지 않아서 산책 나오긴 좋다. 다만 올라갈 때는 조금 힘들어서 땀이 그냥 줄줄줄 흐른다. 오늘도 예쁜 경치 감상하고 숙소에 돌아왔다.
그리고 집에 돌아왔더니 아까 숙소에서 만난 한국분께서 저녁을 드시고 계셨다.
비빔밥 같이 먹자고 해서 당연히 좋다고 했지! 금방 삼겹살 먹은 것 같은데 그건 내 착각인가ㅋㅋㅋㅋ 밥과 맛있게 볶은 나물도 그릇에 담았다. 그리고 아껴 놓은 고추장도 주셔서 진짜 감동ㅠㅠ 얼마나 맛있게 먹었는지. 진짜 김치도 그렇고 비빔밥도 그렇고 정말 맛있게 먹었다. 먹으면서 여행 얘기도 듣고 이런저런 얘기하는데 오랜만에 한국어 말해서 버퍼링 걸렸는지 잘 안 나옴ㅋㅋㅋ
맛있게 먹고 배를 통통 두드리며 오늘은 레몬에이드를 마시지 않아서 음료수 사러 마트에 갔다. 음료수 두 병을 잡아 오늘도 시크하게 계산대에 앉아 있는 언니에게 계산하고 숙소로 갔다.
샤워 후에 마시는 음료가 어찌나 달콤한지! 늘 하는 말이지만 저녁에 사워하고 시원함 음료수 마시며 일기 쓰는 지금 이 시간이 얼마나 좋은지 모르겠다.
그리고 팔랑귀인 나는 아르메니아가 좋다는 얘기를 듣고 갈까 생각 중이다. 아직 결정된 건 없지만ㅋㅋㅋ
오늘은 한국 음식 배 터지게 먹고 정말 행복한 날이다.
※ 이 여행 일기는 2017-2018년 배낭여행을 하던 당시 실시간으로 네이버 블로그에 올렸던 글을 다시 포스팅하는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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