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8.14. 화요일
오늘은 어슬렁어슬렁 일어나 씻고 나왔더니 어제 체크인했던 한국분이 같이 아침 먹자고 얼른 오라고 손짓하셨다. 그래서 아침부터 고등어구이에 고수 무침에 밥까지 완전 진수성찬을 먹었다. 메스티아에서 훈제 고등어를 사 왔다고 하셨는데 어찌나 짜던지ㅋㅋ 그래도 맛있게 잘 먹었다.
맛있게 아침을 먹고 나서 나갈 준비를 했다. 계속 숙소에 박혀있을 수는 없으니까ㅋㅋ 사실 어디로 갈지는 정하지 않고 나왔는데 근처에 동물원이 있다는 걸 보고 거기에 가기로 했다. 지하철을 타고 스테이션 스퀘어에 내려서 녹색 2호선으로 환승하고 Technical University에 내렸다. 근데 여기도 시내인가 엄청 큰 쇼핑몰 건물에 호텔에 맥도날드랑 웬디 버거, 던킨도넛 서브웨이까지! 없는 게 없더라ㅋㅋ 맥날 들어갈까 잠시 망설였지만 그냥 동물원 있는 쪽으로 쭉 걸어갔다.
ㅇ기도 학교 건물이네! 신기하게 인도 옆으로 학교 건물들이 많았다. 우리나라처럼 캠퍼스가 따로 조성돼 있는 것 같지는 않았다.
우왕 로터리! 길 건너편이 동물원이었는데 횡단보도 없구옄ㅋㅋㅋ 다시 왔던 길로 되돌아가서 길을 건넜다.
난 동물원에 가는 걸 엄청 좋아하는데. 동물들 똥냄새가 나는 건 싫지만 그래도 동물들 보는 건 너무 좋아! 입장료를 성인 2라리(천원 정도)! 보니까 초등학생(12살)까지는 1라리였다. 티켓 사서 룰루랄라 동물원으로 입장!
동물원 끝에는 놀이기구가 모여 있었는데 딱히 볼 건 없었고 다 애기들 놀이기구였다. 동물원 규모가 크지 않아서 동물들이 많지는 않았다. 동물원의 동물들이 불쌍하다고 동물원 가지 말자고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나는 그리 심각한 것까지는 잘 모르겠다. 동물은 자연 그대로 있을 대 가장 좋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고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기 때문에 동물원이 존재하고 그 안에 동물들이 살고 있다면 최대한 잘 관리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점에서 트빌리시 동물원은...하하하 그렇다.
대충 다 둘러 보고 그늘 아래 벤치에 앉아서 쉬고 있었다. 노래를 들으며 룰루랄라 그림도 그리며 쉬고 있었는데 갑자기 외국인 아저씨가 자기 애기들이랑 사진 찍자고 함ㅋㅋ 그래서 오오 그랭 하며 사진 몇 장 찍었지. 그리고 아저씨랑 얘기를 나눴는데 자기 이란 사람이라고 하며 가족끼리 조지아 여행 왔다고 했다. 이란 사람이라는 얘기를 듣자마자 나 이란 겁나 가고 싶다고 그랬더니 놀러 오라고 그러면서 연락처 알려줄까 그랬음. 그래서 나 지금 왓츠앱으로 연락 가능하다니까 왓츠앱 친추하라며 번호 보여줌ㅋㅋㅋㅋ 그래서 번호 사진을 찍었다. 하... 폭풍 같은 오늘이야.
아재 이름 까먹었어요 미안합니다...ㅠㅠ 어린 딸, 아들이랑 같이 왔던데 아내는 피곤해서 쉬는 중이라고 했다. 바투미 여행 했던 사진도 보고 내가 이란 사진 보고 싶다니까 다 보여줌ㅋㅋㅋ 그리고 자기 자동차 기아자동차라고 스포티지 탄다고 근데 심지어 두 대나 있다고ㅋㅋ 아저씨 이란 갑부세여? 이란 내에 집은 세 채나 있고 자동차는 두 대에 자기는 엔지니어 아내는 선생님이라고 했다. 그래도 아내는 한 명이라 대행입니다^^
아... 이란 비자 때문에 갈 생각도 안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뜬금없이 이란 사람 만나니까 가고 싶어 진다. 지금 내 여행 동선이 완전히 꼬이고 있어ㅋㅋㅋ 산티아고 순례길을 꼭 가을에 갈 필요는 없으니까 그냥 가고 싶은 대로 가야지! 그리고 아재랑 빠이빠이하고 Rustaveli역으로 갔다. 걸어서 얼마 안 걸리네?
그리고 루스타벨리역이 있는 번화가에 도착! 맥도날드 갔더니 사람이 너무 많아서 근처에 있는 식당으로 들어갔다. 점심 먹어야지. 그리고 밥이 들어간 크랩 샐러드랑 비프커틀릿, 콜라를 시켰다. 혼자 가도 둘이서 가는 것처럼 시킴^^
오오 마요네즈 범벅 샐러드다!
저 풀떼기 고수는 아닌데 음료수에도 저 맛 나는 거 있고 조지아 음식에 잘 들어가는 허브 같다. 맛남
그리고 비프 커틀릿! 감튀도 같이 나와서 좋음. 근데 겉에 소금 장벽을 쳤는지 짜요짜요ㅋㅋㅋ
샐러드는 처음 나왔을 때 따뜻했는데 맛있었다. 내 스타일! 밥알이 입안에 굴러다니면서 마요네즈랑 계란은 고소하고 맛 좋음. 비프커틀릿은 고기도 맛있고 감튀도 맛있었는데 겉에 탄 것 같아 보이는 저 껍데기 부분이 짜다용.. 어쩔 수 없지ㅠㅠ 그래도 샐러드랑 같이 먹으면 존맛! 샐러드 이름은 크랩 샐러드. 근데 우리나라 맛살 같은 게 들어 있었다. 맛있었음. 맛살이라니까 갑자기 김밥 먹고 싶어짐ㅋㅋㅋ 배 터지게 점심을 먹고 밖으로 나왔는데 나 뭐냐 식당에서 한 시간 넘게 있었다. 한국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
밖으로 나와서 저 멀리 산꼭대기에 보이는 관람차 구경하러 가려고 길을 나섰다. 꼭대기까지 가는 기차? 같은 게 있어서 거기까지 걸어 갔다. 근데 가는 길 겁나 오르막이구여ㅋㅋㅋ
마트 들러서 물 한 병 사고 조금 아래쪽으로 내려갔더니 티켓 파는 곳이 보였다. 안내문 보니까 카드 사서 돈 충전해야 된다고 그래서 7라리 내고 카드를 샀다. 카드 값은 2라리. 왕복 운임비 5라리. 그리고 funicular라는 이름의 산으로 올라가는 기차 같이 생긴 걸 탔다. 사전 찾아보니까 케이블카라는 뜻인데 그렇게 생긴 케이블카도 있나 보지 뭐ㅋㅋ
꼭대기에 도착해서 밖으로 나가면 바로 놀이공원이 보인다 그리고 케이블카를 타는 큰 건물에는 식당이 있는데 이따가 저녁에 그 식당에서 저녁 먹기로 하고 경치 구경하러 돌아다녔다.
황홀한 경치 구경하고 난 후에 놀이공원을 돌아다녔다. 산 꼭대기에 있는 놀이공원이라 어떨지 궁금했는데 생각보다 넓었고 놀러 온 사람들이 엄청 많았다. 놀이기구는 그렇게 많지 않았는데 식당이나 간식 파는 가게가 생각보다 많았다. 식당은 그리 비싼 편이 아니었는데 생과일 부스는 조금 비싼 편. 그래도 우리나라 놀이공원 덤탱이에 비하면 뭐ㅋㅋㅋ
그리고 다시 돌아가는 길에 만난 해먹! 사람들이 저기 누워서 겁나 편하게 쉬고 있더라. 근데 천을 보니까 더러워섴ㅋㅋㅋ 그냥 지나쳤지
롤러코스터도 있고!!! 타고 싶었는데 타는 사람 없으면 사람들 오는 거 기다렸다가 운행을 해서 그냥 빠이
물배! 후룸라이드! 저기 배 한대가 그냥 서 있었는데 왜 그런가 했더니...
레일이 두 개 있어서 한 대가 지나가면 다른 한대도 옆 레일로 지나가는 거 아님? 그래서 배 타면 홀라당 다 젖을 수밖에 없어ㅋㅋㅋ
여기저기 구경하고 책을 읽으며 시간 보내다 보니 벌써 저녁시간. 오늘은 점저 다 외식이구나! 식당으로 고고씽. 아까 봐 둔 야외 테이블에 앉아 메뉴판을 받았다. 역시 산 꼭대기 식당이라 조금 비쌈. 부가세도 18%나ㅋㅋㅋ
메뉴 관해서 이것저것 물어보다가 그냥 케밥이랑 레몬에이드를 시켰다. 근데 주문받은 언니가 빵이나 소스 필요 없냐고 해서 노노 했지. 근데 케밥이 빵에 싸서 나오는데 뭔가 더 필요하나? 그렇게 생각만 하고 음식 나오길 기다렸다. 그리고 음식이 나왔는데....
음식 나온 거 한 참 보고 있었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케밥 같지 않아서 주문 받은 언니한테 물어보니까 놉, 그거 케밥 아니라고ㅋㅋㅋ 그래서 메뉴판 들고 와서 케밥 위에 있는 메뉴를 찍어줌. 그래서 내가 나는 케밥 시켰다곸ㅋㅋ 계속 나는 저거 안 시키고 케밥 시켰는데 왜 이거 나왔냐고 그러니까 그냥 음식 들고 가더니만 새로 주문 넣는 듯했다. 그래서 일단 기다림. 그리고 케밥이 나왔지. 케밥 나오고 나서 다시 언니가 와서 쏘리 해주는데 괜히 미안해짐ㅠㅠ 자나 깨나 주문한 메뉴 한 번 더 확인합시다.
맛나게 먹고 있으니 벌써 해가 지고 사람들이 야경 보러 하나둘씩 모여들기 시작했다. 식당에 앉아서 보는 뷰는 좋았는데 난간에 기댄 사람들 머리에 가려서 잘 안 보임ㅋㅋㅋㅋ 그리고 내 옆 테이블 사람들이 계속 담배 피워서... 하 숨을 못 쉰다... 여행 와서 담배 연기 겁나 많이 마시고 있어ㅠㅠ 그래도 맛나게 밥 먹고 나와서 즐겁게 야경을 봤다. 사실 야경도 예쁘네 나는 낮에 본 경치가 더 좋더라. 근데 밖에 나와서 보니까 건물 2층도 식당이었어... 2층 뷰가 겁나 예쁠 텐데 나는 바보야...
그리고 나는 숙소로 돌아가야 하니깐 다시 케이블카를 탔지. 내려가는 사람들이 많아 겁나 낑겨서 탔다.
그리고 털레털레 길을 걸어 내려갔다. 낮에 올라왔던 길이랑 반대쪽으로 내려가야 지하철역이랑 가까워서 거기로 내려갔다. 저녁에는 무섭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가로등도 많고 내려오는 길에 경찰, 군인들이 지키고 있는 건물들이 많아서 안심했다. 심지어 군인들이 지키는 건물에서는 누가 헬로!라고 하길래 봤더니 창가에 기댄 군인이었음ㅋㅋ 나도 헬로 인사해주고 계속 걸었지. 그리고 얼마 있지 않아서 큰 길이 나왔다. 근데 보니까 며칠 전에 다녀갔던 길! 그리고 옆에는 분수대가 있는 예쁜 건물이었다. 거기서 사진 한 방 찍고 지하철 타러 갔다.
지하철 타고 숙소에 도착하니까 열 시가 넘은 시간ㅋㅋㅋ 이렇게 늦게 들어오기는 처음이야. 숙소에 한국분이 안 자고 계시길래 인사하고 씻을 준비를 했다. 근데 한국 분이 양배추 김치 만들어 주신다고 해서 내 밥통에 양배추 한 가득 담고 고춧가루랑 간장에 마늘까지 넣어서 김치 만들어 주심ㅠㅠ 진짜 엄청 고마워서 몸 둘 바를 모르겠더라.
그리고 한국분이 조지아 다른 지역 갈 거면 숙소 알려주신다고 해서 이것저것 보면서 얘기를 나눴다. 그리고 그분의 파란만장한 인생 이야기와 여행 이야기를 듣다 보니 벌써 새벽 한 시ㅋㅋ 내일 예레반으로 가신다길래 아쉬워하면서 인사를 하고 씻고 폰 만지다가 꿀잠.
오늘도 즐거운 하루. 내일은 쉬어야지^^
오늘의 하늘
※ 이 여행 일기는 2017-2018년 배낭여행을 하던 당시 실시간으로 네이버 블로그에 올렸던 글을 다시 포스팅하는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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