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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1] 러시아 여행 | 블라디보스톡에 도착!(feat.친절한 카우치 호스트)

김나무 2020. 1. 30. 22:32
 2017.07.11.
여행의 시작

 

 

그래 오늘이 바로 떠나는 날이다.
2017년 7월 11일, 떠나는 날이었다.

7시에 일어나야 되는데 밍기적 거리다가 7시40분쯤 일어났다ㅠㅠ
부리나케 씻고 대충 준비해서 공항철도 타고 인천국제공항으로 향했다.

1시간도 채 안 걸려서 공항에 도착했다.
남자친구가 바래다준 덕분에 외롭지 않게 출국할 수 있었다.

그리고 미리 구매하지 못했던 준비물들을 트래블메이트에서 샀는데 헐, 겁나 비싼거...
Tsa 자물쇠랑 와이어 하나씩 샀는데 2만원 또르르 돈 없는 백수는 엉엉 웁니다.
그래도 필요하니까 눈물 흘리면서 두 개를 샀다.

그리고 해외장기 출국으로 휴대폰 정지했는데 최대 3년 까지 가능하고 한국에 돌아 왔을 때 정지 풀고 다시 사용하면 된다고 하더라.
친절한 상담원 언니가 출국 티켓 보내달라고 해서 문자로 받은 url로 접속 후 인증하고 사진찍어서 보냈더니 1시간 정도 후에 해지 됐다.
휴대폰 요즘은 쓴 만큼 빠지는 거라고 하던데 해지된 후에 보니까 통화 26분, 데이터1mb 남아있었다. 뭐, 잘 해지됐겠지ㅋㅋ

공항 약국에서 3천원 짜리 3M 귀마개 하나 샀다. 그 전에 트래블메이트 먼저 갔는데 귀마개가 2만8천원, 1만4천원정도 하길래 후덜덜 거리면서 약국가니까 3천원이길래 바로 겟겟했다.

한국에서 마지막 만찬은 인천국제공항에서 스쿨푸드 떡볶이, 넘나 맛없는 것.
그렇지만 마지막 떡볶이니까 깨끗하게 싹싹 다 먹었다.

배부르게 먹은 후 남친과 눈물의 배웅? 후에 출국 수속을 받았다. 시간 맞춰서 간 거라 한 20분 정도 기다린 후에 바로 비행기에 탈 수 있었다.
아에로플로트로 예약했었는데 운행은 오로라항공에서 하더라. 러시아 사람들 키가 커서 그런지 좌석 간격이 일반 저가 항공보다 좀 더 넓었다.(해외여행 시 제주항공만 타본 1인)

뱅기 타고 30분 정도 자고 일어나니까 오로라항공 승무원언니들이 샌드위치랑 주스를 줬다. 치킨 or 비프 라고 물어보는데 나는 역시 치킨!!
그리고 오렌지주스 한 잔을 받아서 바로 다 먹었다ㅎㅎㅎ

치킨 샌드위치는 냉장고에서 갓 나온 신선한 차가움과 식빵 테두리의 딱딱함이 느껴졌다. 그래서 식빵 테두리는 조금 남겼다능ㅋㅋ


그렇게 먹고나니 꽤 배가 불러서 눈을 감으려 했으나 날씨가 너무 좋아서 계속 창밖을 보며 사진 찍고 구경했다.



생각보다 블라디보스톡에 일찍 도착했다. 입국 심사도 생각보다 금방 끝났는데 수하물 기다리는데 시간이 조금 걸렸다.
아, 그리고 비행기가 무사히 착륙하니까 러시아 사람들 다 박수침ㅋㅋㅋ 나도 쳐야 하나 눈치보다가 안 쳐서 한국인 인증함여


듣던대로 블라디보스톡 공항은 엄청 작았는데 그래서 헤매지 않고 찾기 편했다. 수하물 찾고 바로 밖으로 나오면 유심 구매할 수 있는 러시아 통신사 MTC가 보이는데 거기서 바로 20일 동안 러시아에서 사용할 유심을 구매했다.
일주일에 7기가 쓸 수 있다고 하던데 500루블 결제했다.(우리나라 돈으로 만원 정도)


그런데!!!! 도착한 첫 날부터 문제가 생겨 버렸다ㅠㅠㅠㅠ
완전 멘붕멘붕 상태에서 벗어날 수 없었는데 그 이유가 카톡이 안 열린다는 것! 휴,,,,, 엄마랑 아빠한테 카톡으로 연락하기로 했는데 완전 멘붕....
인천국제공항에서 업데이트 후에 안 열리길래 아, 전화정지돼서 그런가보다 했는데 러시아 와서 와이파이 잡고 데이터 써서 다시 다운 받아도 업데이트 된 카톡이 안 열리는 것... 오나전 초강력 멘붕... 캡쳐한 카톡 이미지 다음으로 안넘어감 아예 안 열려,....



아빠가 걱정된다고 도착해서 매일 카톡으로 연락하라고 했는데 해외여행 첫 여행지에 잘 도착 해놓고 인터넷도 되면서 카톡을 못하는 딸은 웁니다ㅠㅠ

일단 왓츠앱 깔려 있어서 남자친구한데 부모님 연락처 알려주고 왓츠앱 깔라고 카톡이랑 문자 보내주라고 했다. 엄마는 연락이 됐는데 아빠는 아직 카톡을 안 봤다네ㅠㅠ 아이고 아버지... 그리고 엄마는 어플 다운 받는 법을 잘 모른다고... 불효녀는 이렇게 웁니다 엉엉ㅠㅠ


그렇게 멘붕 하다가 잘 되겠지 하며 공항철도 타고 블라디보스톡 기차역에 도착했다.


블라디보스톡에서 보내는 4일은 카우치서핑으로 숙소를 구했다. 혹시나 사기면 어쩌지 그런 걱정을 했지만 웬열 나는 인복이 많은 것인지 겁나 좋은 호스트였어ㅠㅠ 기차역에서 만날 수 있냐니까 데리러 오고 집까지 버스타고 가는데 이런 얘기, 저런얘기 해주고
내가 영어가 짧아서 막 솰라솰라 하지 못해 너무나 아쉽다ㅠㅠㅠ

기차역이 블라디보스톡 시내쪽 가까이 있는데 호스트 집은 거기서 버스타고 20분 정도 걸린 듯. 종착역이라서 가기 편했다. 혼자 갔으면 못 찾았을 뻔했으나 너무나 좋은 호스트님의 은총으로 잘 찾아갈 수 있었다.

내 첫 카우치서핑은 성공이다!! 우리 호스트는 얼마 전까지 라오스에서 3개월 간 러시아어 가르치다가 베트남, 서울 여행을 마치고 어제 블라디보스톡에 도착했다. 영어도 잘하고 러시아어도 잘한다. 그리고 바로 오늘! 호스트 귀국 기념 파티를 친구들과 하는데 뻘쭘하게 내가 꼈다능ㅎㅎㅎ

나... 러시아어 1도 모르고 스파시바밖에 몰라서 칭구들 얘기하는데 침흘리고 있었다. 영어로 얘기해줘도 대충만 알아듣고 어버버해서 너무너무 아쉬웠다. 하고 싶은 말은 산더미인데ㅠㅠ 영어공부라도 더 열심히 하고 올 걸 후회막심이지만 그래도 첫날부터 다양한 경험 했으니 좋게 생각하자! 역시 사람은 우물 밖으로 나와야 하나 봐!!

호스트 룸메가 오늘 여친이랑 나가서 이 좋은 방에서 혼자 잔다 감동ㅠㅠ
마리나에게 맛있는 한국 음식 만들어 줘야지 모레 같이 마트 가기로 했음!


오늘은 저녁부터 야식까지 호스트가 직접 만든 파이도 먹고 차도 겁나 큰 컵에 두 잔이나 마셨다.
그리고 호스트 친구들이 거의 다 갔을 때 나 준다고 야식으로 러시아쌀 비스무리한거에 소세지 넣고 밥 해줬다는 감동ㅠㅠ 근데 음,,, 말은 하지 않았지만 맹맹한 맛이었음ㅋㅋㅋ 그래서 스위트칠리소스 있길래 겁나 뿌려 먹었다는... 그래도 다 먹었다. 미안해 마리나, 사실 맛은 없었어...


그리고 카우치 호스트 너무 좋은데 다만 조금 아쉬운 점은 헤비 스모커 라는 것... 괜찮아 간접흡연 정도야...^^
호스트 언니의 러시아 친구들도 오늘 한 8명 본 거 같은데 2명 빼고 다 담배 피우더라 하핫, 스모커의 나라 같으니라구
그래도 좋다. 아직 한국에 있는 것 같지만 내일 돌아다니면 러시아에 왔다는 기분이 확 느껴지겠지!

그리고 호스트에게 줄 선물 공항 기념품점에서 작은 동전지갑 사왔는데 마음에 들어하더라. 다행이야ㅠㅠㅠ 호스트 언니가 라오스에 있을 때 산 엽서 한 장 선물로 주더라 여기서 또 감동!
근데 나는 리액션 부족한 인간이라 그냥 땡큐땡큐만 연발했다고 한다...


블라디보스톡에 도착한 날, 내 생에 첫 카우치서핑 호스트를 만났다. 그 호스트가 정말 좋은 사람인 걸 첫 눈에 알아 볼 수 있었다.
비행기도 잘 타고 왔고 다행히 수하물 분실도 없었다. 공항철도 타고 무사히 블라디보스톡 시내에 도착했으며 카우치서핑 호스트도 헤매지 않고 바로 만났다. 호스트 집으로 가는 길에 탔던 버스가 고장 나서 중간에 내린 후 다시 버스를 탔다. 그리고 호스트 집에서 열린호스트의 귀국 환영파티에 함께 했다.
첫 날 부터 키릴 문자의 향연을 느낄 수 있었고 언어 공부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깨달았다.

여행 첫 날부터 스펙타클하다.  앞으로의 여행이 더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