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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2] 러시아 여행 | 나는 지금 아무 생각이 없다 그래도 즐거움

김나무 2020. 2. 12. 12:34
 2017.07.12

 

 

편하게 아침 10시까지 뻗어서 잠을 잤다.

마리나가 만들어 준 아침을 맛있게 먹고 설거지는 내가 했다.

나는 원래 토마토를 좋아하지 않는다. 특히나 방울토마토는 아예 먹지도 않는데 마리나가 맛있게 만들어 준 아침은 싹싹 비웠다.

아침을 먹으면서 마리나랑 오늘 뭐할건지 얘기하다가 나는 그냥 시내 돌아다니기로 했다.

마리나는 라오스에서 자기 카드 잃어버려서 오늘 카드 재발급하러 은행에 간다고 했다. 그리고 아빠 만나고 친구도 만나고 겁나 바쁠 예정이라더라ㅎㅎ

오늘은 아점을 먹고 12시 쯤 나와서 어제 타고 왔던 60번 버스를 탔다.

오늘자 쓰레기봉투 들고 가는 마리나의 뒷모습.jpg

무슬림 아니고 걍 밖에 나갈 때 패션 아이템임 저렇게 다니는 게 좋다고 함 싱기방기

블라디보스톡의 버스들이 친근한 게 다 한국 버스다. 버스 지나갈 때 보면 대우, 현대 로고를 자주 만날 수 있다.

우리나라 옛날 버스를 수입 후 쓰고 있다고 하는데 오늘 탄 버스는 부산에서 왔는지 손잡이에 부산이라고 적혀 있었다. 러시아에 있지만 아직 한국인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

마리나랑 시내에서 빠이빠이 하고 난 후에 아무대나 발길 닿는대로 걸어 다녔다. 시내로 오는 길에 마리나가 여기 블라디보스톡 이 지역 관련 역사 박물관 같은 거 있다고 해서갔는데 내 기준에는  비싸서(400루블, 한화로 8천원 정도) 쿨하게 안 봄ㅋㅋㅋ

박물관 가는 거 좋아하는 편인데 가난한 여행자가 되니 그냥 빠른 포기하게 된다. 딱히 후회 없으니 만족.

대신에 오늘 해안가, 시내, 혁명광장, 기차역, 항구까지 시내 한바퀴 돌아 다녔다. 블라디보스톡 시내는 얼마 넓지 않아서 여기저기 돌아다녔는데 결국 같은 길로 돌아오게 되더라ㅋㅋ

그래서 결론은 길 찾기가 쉽다는 것!

버스에서 내린 후에 길따라 쭈욱 걸었더니 과일 노점들이 있는 작은 공원? 공터?에 도착했다. 과일 사먹고 싶었는데 봉다라 들고 돌아다니몀 불편할 것 같아서 그냥 쿨하게 패스ㅋㅋㅋ

대충 가격보니까 체리가 한팩에 4천원 정도!! 겁나 싸더라 내일도 보이면 그냥 하나 살 것 같다.

그리고 계속 길을 따라 걸으면 바다가 보이기 시작한다. 가는 길에 작은 분수대와 벤치가 사람들을 반겨준다. 거기서 인증샷 하나 남기고 벤치에 앉아서 멍때리고 있었다. 그냥 그런 시간을 갖는게 정말 오랜만인 것 같아서 좋았다. 일 그만두고 집에서 멍때렸던 것과는 다른 기분, 그냥 별 생각 없이 좋았다.

그리고 해안가 다와갈 때 즈음에 부산!!이라는 글자가 보이는 게 아닌가. 갑자기 반가워지더라 부산의 날이라는 홍보문구가 눈에 띄었다.

부산이랑 블라디보스톡이 자매결연한지 25년이나 됐다니 놀라움! 어쩐지 어제 파티할 때 마리나 친구에게 부산 아냐니까 당근 알지라고 대답하더라니ㅋㅋ

그 친구는 2년 전에 일때문에 북한에도 다녀왔었다고 했는데 갑자기 생각난다. 내 영어가 짧아서 더 많은 얘기는 못했지만ㅠㅠ 북한 사람들 겁나 억압된 느낌이었다고 인터넷 노, 뭐 다른 것도 노노 했었다며 여튼 홍보 현수막은 요렇게 생겼다. 금요일에 하는데 시간되면 가봐야지! 백수가 당연히 시간 되겠지만ㅋㅋㅋ

그리고 만난 동물 칭구들!!

근처에서 이구아나도 보고 원숭이도 봤다. 그리고 말이랑 당나귀까지 봄, 동물원에 온 줄ㅋㅋㅋ 원래 사진찍은 애기들은 같이 사진찍으면 돈 받는데 그냥 같이 찍는 거 아니고 옆에서 찍는데 별말 안하더라 쏘 쿨!

마지막으로 어디에나 많은 비둘기까지 원없이 봤다ㅋㅋㅋ 사진은 비둘기 밥주는 할머니! 나홀로집에2 생각났음ㅠㅠ

오늘 보고온 게 블라디보스톡 시내, 해안가 뭐 이런 곳이라서 딱히 뭐 특별한 곳을 봤다고 할 게 없다.

그냥 평화로워 보이는 이 곳의 일상이 좋았다. 해안가에 수영복 입고 햇살을 즐기며 수영하는 사람들, 산책하는 사람들을 구경하는 게 좋았다. 그리고 여기가 유럽 아니랄까봐 건물들이 하나같이 예쁘더라 오래된 건물들도 많았는데 사진찍기 좋은 건물이었다. 그래서 사진 많이 찍었다.

여기가 혁명광장 인가요

필터어플 다운 받아서 사진 좀 찍고 간단하게 저녁 먹고 집으로 돌아왔다. 하루만에 숙소에 적응 완료! 마리나가 편하게 있으라고 해서 마트 들러서 장도 봤다. 계산하는데 러시아 언니 넘나 쿨한 것, 봉다리 걍 던져 주시고ㅋㅋㅋ 난 얌전하게 받아서 물건 넣고 잘 나왔다. 어쩌냐 내가 러시아어 잘 못하는데ㅠㅠ

나도 우리나라의 친절함에 너무 익숙해져 있었나 보다.

그리고 오늘의 저녁!!

기차역 앞에서 버스를 타는 지라 저녁 먹고 장봐서 집에 가야지 생각하고 들어갔던 근처 식당!

겁나 배고파서 이 식당에 들어가기 전에 그냥 버거킹 가서 먹을까 해서 들어갔는데 사람 너무 많음... 그리고 생각보다 비쌈... 그냥 나왔지 뭐ㅋㅋ

 

 

근데 결과적으로 잘 나옴. 맛있는 저녁을 먹었으니까!

버스정류장 근처에 있는 식당은 메뉴를 골라서 먹을 수 있는 식당이었다.

밥은 소금 쳐서 찐 것 같은 맛이어서 맛있지는 않았다. 

사진에 보이는 빨간국은 소고기무국에서 매운맛 빠지고 소고기 빠져 있는데 그 비슷한 맛이 나더라!

겁나 싱기방통했음ㅋㅋㅋ 국 안에 무랑 양배추, 감자 같은 게 들어 있었는데 맛나게 찹찹 먹었다.

그리고 음식 주문할 때  반찬 여러개 고르려고 하다가 하나 골랐는데 너무 많이 담아줘서 사진에 보이는 반찬 하나랑 국이랑 먹었다ㅋㅋ 저거 돼지고기마늘쫑볶음 같아서 달라했는데 딱 바로 그 맛!!

우리 모두가 아는 그 한국의 맛이었음 감동ㅠㅠ

 

배통통하게 잘 먹고 단돈 173루블 음료는 안 시켜서 우리돈으로 약 3500원 정도 주고 저녁 해결! 뭐냐 너 사기냐... 러시아 물가 대만인 줄 ㅠㅠ

모스크바의 사기 같은 물가가 걱정 되지만 그래도 블라디보스톡은 사랑입니다.

순삭 해버린 저녁 밥상.jpg

오늘은 숙소 일찍 도착해서 문 여는데 안 열림 응?! 안열림ㅋㅋㅋㅋ

근데 안에 마리나 있어서 열어줌! 감사감사

마리나 친구 2명이 집에 와 있어서 하이! 인사하고 방에 들어와서

오늘 짐 정리한 후 냉장고에 음료수랑 물 사온 거 넣어두고 샤워했다.

근데...설마하며 우려했던 사태가 발생함. 하핫 생수 사야되는데 탄산수 샀음^^

나 탄산수 안 좋아하는데 살 때 스프라이트 같이 사서 탄산음료 충전했는데^^^ 지랄 왜 물이랑 탄산이랑 같이 두냐...

또르르 내일부터 잘 고르자^^

마리나가 저녁에 같이 영화 볼래? 라고 물었는데 오 좋지! 라고 했다가 러시아어 영화라길래 응 빠이 했음...ㅋㅋㅋ

시내에 나가서 영화보는지 칭구들이랑 나가더라 다행이었다. 돈도 없는뎈ㅋㅋㅋ

사실 러시아 루블 우리나라 돈으로 17만원 정도 환전해 옴..하핫 나는 미친 구두쇠인가 20일 정도 사는데 숙박비가 7만원 정도고 나머지 식비 노는 거에 10만원 뭐 어떻게든 되겠지 안되면 돈 인출하거나 환전하면 되니까!!

지금 돈 쓴 게 1300루블 정도 되니까 괜찮을 것 같기도 아닐 것 같기도 하다. 그래도 열심히 아껴서 살아봐야지^^

마트 소세지 코너에서 혹 할뻔 했지만 잘 참았음ㅠㅠ

러시아 여행은 숙소랑 교통편 한국에서 거의 다 알아본 후에 결제하고 와서 현지에서 돈 쓸게 많이 없다. 유심칩도 블라디보스톡 공항에 도착해서 러시아에 20일 정도 있을거라니까 직원 언니가 일주일에 7기가씩 쓸 수 있는 걸로 줘서 500루블 결제했다. 그거 빼곤 뭐 숙박비 아니면 많이 돈 쓸 일 없다.

한국에서 바이칼호수 숙소는 선결제 했고 시베리아횡단열차도 다 결제한 후라서 사실 여기서 돈 써야할 게 뭐 생필품이나 먹을 거 부킹닷컴 숙소 결제비, 대중교통 이용비 정도라 싸게 잡고 왔다. 별 문제가 없으면 이 정도로 잘 쓸 거 같긴하다. 다만, 지금 마음에 걸리는 게 이르쿠츠크에서 바이칼까지 가는 왕복 버스비 그리고 바이칼에서 비싸다는 식비인데 2일 동안 바이칼에 있을거라서 조금 걱정.. 근데 숙소에 주방 이용 못함... 나 바본가... 아직 시간 있으니까 그건 나중에 생각 하는 걸로ㅋㅋㅋ

오늘도 수고했다.

쌈마이웨이 마지막화 볼라고 생쑈를 다 했는데 결국 못 봄 그냥 안녕 해야지 해피엔딩이겠지 뭐^^

 

※ 이 여행 일기는 2017-2018년 배낭여행을 하던 당시 실시간으로 네이버 블로그에 올렸던 글을 다시 포스팅하는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