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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22] 조지아 여행 | 오늘은 숙소에서 쉬는 날, 트빌리시 너무 덥다

김나무 2020. 12. 16. 17:07
 2017.08.01. 수요일

 

트빌리시에 무사히 도착 후 어제 저녁에는 뒹굴 거리다가 늦게 잤다. 오늘 딱히 할 게 정해져 있는 게 아니라서 일어나니 벌써 열두시!
아침도 거른 채 계속 자다 깨다 반복하며 침대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숙소에는 나와 같은 방을 사용하는 러시아 언니만 남아 있었다.

그리고 우리의 주인아줌마 마나나는 소문대로 계속 청소를 했다. 락스로 화장실이랑 바닥 청소를 하고 숙박객이 샤워를 하고 나면 바로바로 샤워실 청소에 주방 청소까지! 정말 취미가 청소라고 해도 믿겠다. 그만큼 호스텔은 엄청 깨끗하고 쾌적하다. 침대 매트리스가 편하진 않지만 그 정도야 뭐! 숙박 어플 이용하지 않고 오면 하루 숙박비가 단돈 오천 원! 갑자기 호스텔 광고 중이네ㅋㅋ

늦은 하루를 시작했다. 먹을 걸 사놓지 않아서 산책할 겸 밖으로 나갔다. 근데...너무나...너무나 더운 것ㅠㅠ 일기예보를 확인하니 트빌리시 날씨는 매일 맑음. 거기다 섭씨 37~39도를 육박하는 한 낮 기온. 그런 날씨인데 나는 숙소에서 편하게 쉬다가 제일 더운 낮에 밖으로 나갔다. 타이밍 역시 지리구여ㅠㅠ

하늘 엄청 맑구여
집에서 그냥 포도 나무를 키운다! 심지어 버스정류장에도 포도가 잘자라고 있었다 싱기방기
그늘을 찾아 갈거야...


너무 더워서 생수 한 병이랑 음료수 한 병 사서 근처에 있다는 대학교 쪽으로 걸어갔다. 내가 머물고 있는 숙소는 트빌리시 중심가 쪽은 아니다. 그래도 제법 큰 동네라서 가게도 많고 내가 돌아다니는 길에 환전소도 두 개나 있었다. 같은 동네임에도 시세가 아주 조금 차이 나서 좀 더 잘 쳐주는 곳에서 50달러를 라리로 환전했다. 내일 카즈베기로 가는 데 돈이 조금 모자랄 것 같아서다. 그리고 너무 더워서 빵이랑 과일, 먹을 거 조금 사서 바로 숙소에 돌아갔다.

개팔자가 상팔자

여러 가지 섞인 음료수! 근데 거의 복숭아 맛ㅋㅋ 콜라나 이런 페트병에 들어 있는 음료는 트빌리시 물가로는 조금 비싼 편. 그래도 싸다...


두 번째 횡단 열차를 탔을 때 러시아 엄마가 조지아에는 과일이랑 채소가 엄청 신선하고 맛있다고 했다. 그래서 기대하고 있었는데 내가 산 복숭아랑 피망 같이 생긴 고추는 정말 맛있었다. 근데 오이는 짧고 조금 굵은 걸 골라서 그런지 씨 있는 부분이 조금 썼다ㅠㅠ 다음에는 껍질 다 벗기고 씨도 빼고 먹어봐야겠다. 고추 1, 오이 1, 천도복숭아 4개 이렇게 샀는데 1.5라리 나옴. 우리 돈으로 약 750원(1라리 당 500원으로 계산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1라리 주고 빵 하나 사서 숙소에서 늦은 점심, 저녁, 내일 아침까지 해결할 것 같다. 내일 아침에 먹으려고 복숭아 2개 남겨둠! 복숭아는 한국이랑 맛 비슷한 것 같은데 역시나 맛있음 새콤달콤ㅠㅠ 1킬로 당 2라리 정도 였는데 그럼 복숭아 1키로 사면 천 원 정도밖에 안 한다는 거... 내가 양을 조금씩만 사서 바가지 느낌이 없잖아 있는 것 같지만 그래도 싸니까 너무 좋다.

내가 사 온 빵은 안에 고기 들어 있는 건 줄 알았는데 빻아서 양념한 콩? 같은 게 빵 속을 채우고 있었다. 아주 약간 매콤하기도 하고 고소한 맛이었는데 처음에는 이게 뭐지 했다가 끝에는 맛있게 잘 먹었다. 다만 내용물이 조금 퍽퍽하다 보니 채소나 과일이랑 같이 먹어야 할 것 같다.


그렇게 배부르게 밥을 먹고 어제 인사했던 일본 친구 2명이 돌아와서 오늘 밖에 너무 덥다고 잠깐 얘기를 나눴다, 그리고 나는 방으로 돌아와서 예능을 보기 시작! 숙소 와이파이 엄청 빵빵하고요. 동상이몽 2를 보기 시작했는데 웬열 빠져나올 수가 없음ㅋㅋㅋ 추자현 언니 부부 너무 귀여움, 그래서 계속 봤다.

저녁 9시쯤 됐을까 슬슬 배가 고파서 마지막으로 남은 도시락 매쉬포테이토랑 오이, 복숭아 하나씩 먹었다. 새로운 일본인 한 명이 있길래 인사하고 오이랑 복숭아 자른 거 하나씩 나눠줬다. 여기가 일본인들의 아지트같은 숙소인지 일본인만 이 숙소에 3명이나 있어! 숙소가 엄청 작은 편인데 신기했다. 자기들끼리 즐겁게 얘기하길래 아는 일본어 대방출하고 싶었지만 깝치지 않고 샤워하러 갔다. 샤워하고 내일 카즈베기로 가져갈 짐들을 챙겼다. 카즈베기 갔다가 다시 내가 묵고 있는 숙소로 돌아올 예정이라 백팩은 두고 갈던데 생각보다 들고 갈 짐이 많다... 그래도 봉다리랑 아디다스 마이런 할 때 받은 보조가방 들고 가면 충분할 것 같다.

근데 중요한 건 내일 어떻게 갈지 제대로 안 찾아봤다. 그전에 대충 지하철 타고 어디 시장이 있는 역에 내리면 바로 카즈베기로 가는 미니밴 탈 수 있다고 해서 그냥 쉽네 이러고 말았다. 일기 다 쓰고 다시 찾아봐야지!

오늘은 에너지를 충전하기 좋은 날이었으나 너무 더워서... 샤워하고 와서 지금 일기 쓰는 중인데도 덥다... 숙소에 에어컨은 없음! 근데 저녁에는 불어오는 바람이 시원하다. 다만 계속 창문으로 바람이 들어오는 게 아니라서..  선풍기 바람을 맞으러 나가야 한다. 오늘은 시간이 늦었으니 이만 자야겠다.

내일 카즈베기 가야하니 가는 방법도 다시 찾아보고 내일 일찍 일어나야 하니까 얼른 자야지. 굳 밤!!!

 

 


※ 이 여행 일기는 2017-2018년 배낭여행을 하던 당시 실시간으로 네이버 블로그에 올렸던 글을 다시 포스팅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