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빌리시로 가는 날
26.08.2017, 일요일
예레반을 떠나는 날 아침. 평소와 같이 아침을 먹으려고 9시에 식당으로 내려갔다. 오늘 메뉴는 내가 좋아하는 요거트와 팬케이크! 메뉴는 거의 비슷했지만 숙박비에 조식 포함이라서 좋았다.
예레반 숙소는 대부분 조식 포함이니 잘 웬만하면 조식 후기가 좋은 곳으로 가시길 추천! 내가 있던 숙소는 다른 건 몰라도 방마다 에어컨이 있어서 정말 좋았다. 예레반이 더워서 방에 에어컨이 없었으면 정말 힘들었을 거야ㅠㅠ
정들었던 숙소와 빠이빠이 그리고 5일 동안 같은 방을 썼던 리바인과도 인사를 하고 숙소를 나섰다.
떠나는 날도 엄청 맑았던 예레반. 숙소 리셉션에서 킬리키아 정류장 가는 버스 번호 물어보고 나왔는데 그 버스가 아니었음ㅋㅋ 역시 그냥 정류장에 가서 현지인들에게 물어보는 게 짱짱.
길 건너편에 있는 정류장에서 물어봤는데 여기서 타는 거 아니고 건너편에서 버스 타는 거라고 했다. 하하 그래도 가는 버스 번호 알았으니 됐지 뭐.
친절한 예레반 남자분이 13번 버스 타면 간다고 했다. 근데 내가 잘못 알아듣고 30번 버스 왔을 때 킬리키아 가는지 물어봤더니 아니라고 해서 1차 멘붕.
버스정류장에는 정거장에 정차하는 버스 번호가 적혀 있는데 보니까 13번 버스가 있었다. 그래서 아, 내가 잘 못 들었구나 했음ㅋㅋ 13번 버스가 와서 기사 아저씨에게 킬리키아?라고 물어보니까 맞다고 했다.
오전 10시쯤에 버스를 탔는데 킬리키아 버스정류장까지 15분 정도 걸렸다. 버스에 내려서 트빌리시 가는 마슈르카 어디냐고 한 두세 번 물어봤는데 내가 예레반 도착했을 때 내렸던 곳에 트빌리시 가는 마슈르카가 있었다. 댕청하게ㅋㅋㅋ
작은 봉고차가 아니라서 그런지 아저씨가 6,500드람이라고 했다. 라리로 계산 안되고 드람으로만 받는다고 해서 길 건너 환전소까지 날아가서 돈 바꿔 옴ㅋㅋ 10분 뒤에 바로 출발이라고 해서 가방으로 자리 맡아둔 후에 길 건너 환전소까지 진짜 날아서 갔다 왔다.
환전 후 버스비 내고 나니 950드람이나 남음ㅠㅠ 라리로 다시 환전하려니까 5라리부터 환전 가능한데 100드람이 모자라서 못 바꿈ㅋㅋ
오전 10시 35분, 트빌리시로 가는 차가 출발했다. 오늘은 16인승 마슈르카를 탔다. 늘 그렇듯이 편한 의자가 아니라서 가는 동안 엉덩이가 얼마나 아프던지ㅋㅋㅋ
점심시간 때 휴게소에 들러서 밥도 먹고 화장실도 갔다. 사실 뭐 안 사먹으려고 했는데 드람이 남아서 점심을 먹었다.
점심은 닭가슴살 위에 토마토와 치즈를 올린 구이! 처음에는 그냥 치즈빵인 줄 알았는데 아니었음ㅋㅋ 포크랑 나이프 있는 곳에 빵도 가져갈 수 있게 돼 있어서 빵도 같이 먹었다. 닭고기만 먹기에는 너무 짰다. 콜라랑 세트로 시키니 600드람이 나왔다.
배 터지게 먹고 다시 출발! 오늘 탄. 차에는 중국인 남자 한 명이 타고 있었는데 나를 중국인이라고 생각했는지 엄청 반가워했다. 근데 나 한국인이라고 했더니 더 반가워함ㅋㅋㅋㅋ
차 타고 네 시간 정도 달려서 국경에 도착했다. 토요일 오후라서 그런지 사람이 많았다. 관광버스로 온 단체 관광객도 많았는데 도장 받는데는 그렇게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았다. 예레반 도장 찍어 주는 아저씨가 내 이름 보고 친근하게 불러 줌ㅋㅋ
외국 나와서 느끼는 거지만 내 이름이 정말 좋다. 내 이름 싫어한 적 없이 늘 좋아 했지만 그래도 더 좋아졌음.
여권에 아르메니아, 조지아 도장까지 찍고 다시 차를 탔다. 한 시간 삼십분 정도 더 달려서 트빌리시에 도착했다. 예레반에 갈 때는 아브라바리역 앞에서 차를 타서 지하철 타기 편했다. 그런데 예레반에서 트빌리시에 도착하니 처음 오는 버스정류장이었다. 그래서 근처 지하철역까지 걸어갔다.
마슈르카 같이 타고 온 중국인이랑 지하철역까지 걸어갔다. 근처에 있는 지하철역은 이사니역!
중국인 이름은 '동'이었는데 자기 이름이 한국어로 '똥'이랑 비슷하다는 걸 알고 있었다. 알고 보니 잠깐 한국 대학에 교환학생 같은 걸 했었다고! 그때 한국 친구들이 알려 줬다고 했다. 근데 한국어를 잘하는 간 아니었고 인사말이나 단어들은 많이 알고 있었다.
동은 지하철 카드가 없어서 내가 찍어줬더니 감사합니다라고 말해줌ㅋㅋ 자기는 오늘 야간 기차 타고 주그디디로 넘어 갈 예정이라고 했다. 즐거운 여행되길 바라며 잘 가라고 인사한 후에 나는 나의 트빌리시 고향 구라미쉬빌리 역에서 내렸다.
숙소까지 가는 길이 알마나 정겹던지! 생각해보니 이 숙소에서 2주 동안이나 있었네. 숙소 가는 길에 있는 동네 마트에 들어가 음료수랑 물도 사고 오랜만에 시크한 카운터 언니 봤는데 먼저 '헬로'라고 인사도 해줬다. 감동ㅠㅠ
숙소에 도착하니 한국인 삼촌이랑 저번에 숙소에서 김치 만들어 주고 가신 선생님이 계셔서 같이 저녁을 먹었다.
진짜 오랜만에 집에 와서 집밥 먹는 기분을 느낌ㅠㅠ 삼촌의 요리 솜씨는 역시 짱짱이구여. 생선찌개에 소세지구이 그리고 채소 무침까지!!!
진짜 감동의 맛! 정말 맛있었다. 배부르게 먹고 나서 설거지를 했다. 예레반 숙소 있을 때 모자 끈이 떨어져서 그 거 꿰맸다. 모자 단단한 부분을 꿰매야 했는데 바늘이 작아서 고생했다는ㅠㅠ
숙소에서 만난 새로운 일본인 커플이 수박 먹으라고 줘서 맛있게 먹으면서 바느질을 했다. 근데 수박 진짜 완전 달달했음 완전 맛있었다. 예레반에서도 그렇고 트빌리시 와서도 수박 풍년이네!
모자 예쁘게 꿰매고 블로그 일기 쓰다가 한국인 삼촌이 맥주 한 잔 하자고 해서 마트에 술 사러 감ㅋㅋ
피쳐 하나 사서 숙소로 돌아갔다. 그리고 거의 열 두시까지 술 마시고 얘기함. 나는 거의 듣기만 했어도 역시 여행지에서 여행 얘기하면 즐겁다.
원래 맥주는 안 마시는데 오늘 꽤 마셨네ㅋㅋㅋ 지금은 음주 후 일기 쓰는 중!!
트빌리시는 내 마음의 고향이라 그런가 너무 편하다. 내일은 숙소에서 잘 쉬자.
내가 없는 사이 대문 간판도 바꿨네!
※ 이 여행 일기는 2017-2018년 배낭여행을 하던 당시 실시간으로 네이버 블로그에 올렸던 글을 다시 포스팅하는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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