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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48] 조지아 여행 | 삼시세끼 in 트빌리시

김나무 2020. 12. 26. 16:12
삼시세끼 in 트빌리시.
여행 그리고 만남과 헤어짐
27.08.2017, 월요일

 

 

 

오오 어제 오랜만 맥주를 마셨더니 꿀잠 잤다.

숙소에 한국인은 안 선생님, 삼촌, 나 이렇게 세 명이다. 아침에 아홉 시쯤 되니 선생님이 아침 먹으라고 부르심. 아침부터 볶음밥에 고추장에 고수로 만든 김치까지 정말 배부르게 먹었다.

트빌리시에 도착하니 정말 잘 먹는 중. 오늘은 숙소에는 쉬는 날이라 빨래하고 별 거 안 했는데 아침, 점심, 저녁 다 잘 챙겨 먹었다. 이러다가 살찌는 건 순식간ㅋㅋㅋ 여행하면 누가 살 빠진다고 그랬니? 한국에서 보다 훨씬 더 잘 먹고 다니는 걸...ㅠㅠ

밥 먹고 빨래 널고 놀다가 점심을 먹었다. 캬~점심은 라면, 도시락 정말 짱짱입니다.

숙소에 일본인이 많은데 오늘 20살인 여학생을 만났다. 한국 드라마랑 가수를 좋아해서 한국어도 많이 알고 내 이름 듣더니 EXID 하니를 안다면서ㅋㅋㅋ

라면도 먹고 밥도 먹고 얘기하고 예능도 보고 잘 놀았다. 그리고 삼촌이 근처 까르푸에 장 보러 가신다길래 나도 같이 갔다. 숙소 근처에서 지하철 타면 두 정거장 후가 종점인데 거기에 까르푸가 있다. 삼촌이 그 까르푸에 안 가봤다고 해서 같이 장을 보러 갔다. 나는 저번에 거기 갔었거든ㅎㅎ

지하철을 타고 종점인 무슨 씨어터역에 도착했다. 까르푸가 있는 건물은 새로 생긴 쇼핑몰인데 일요일이라서 사람이 많았다. 까르푸에서 먹을거리들 많이 사고(삼촌이 사주심ㅠㅠ) 바로 숙소로 돌아감.

지하철 내려서 한 시간이 지나지 않아 다시 탔는데 엥?? 카드에 돈이 안 찍히는 거!! 그래서 숙소 있는 역에 도착해보니까 진짜 안 찍혔더라. 트빌리시 지하철은 1시간 내에 다시 타면 돈 안 받나 봐! 정말 좋음. 조지아가 더 좋아진다. 사랑스러운 물가에 이런 선물까지 있으니 가난한 배낭여행자에게는 천국이다. 다만 아직 더워서 숙소 밖으로 나가기 싫어진다는 게 단점ㅋㅋㅋ

오늘 삼촌이 김치 만들려고 재료를 사서 숙소에 돌아와 재료 다듬기를 시작했다. 까르푸에 가니 배추가 있어서 사옴! 근데 조지아 사람들은 배추를 잘 안 먹는지 배추 상태가 아주 좋진 않았다. 그래도 배추가 있는 게 어디냐! 나는 김치 만드는 법 보르니까 마늘을 까고 다졌다.

삼촌은 여행을 오래해서 그런지 요리 만렙! 김치도 뚝딱뚝딱 만드시고 덕분에 나는 좋습니다ㅎㅎㅎ

그리고 파도 사와서 파전을 만들어 먹었다. 트빌리시에서 파전이라니ㅠㅠ 찌짐에다 김치라니... 여긴 한국인가?? 정말 감동적인 하루. 저는 잘 먹고 잘 살고 있으니 걱정 마세요.

사진에 보이는 간장은 중국 간장인데  식초가 없어서 레몬즙 짜서 넣고 고추랑 파, 마늘까지 넣으니 맛이 아주 좋았다. 해외여행 와서 한국에서보다 더 잘 먹고 다니니 살이 찔 수밖에 없지ㅋㅋㅋ

어제 내가 있는 숙소에 폴란드 커플이 체크인 했는데. 웬열 나랑 예레반 갈 때 같은 택시 탔던 사람들!! 언니 뒷모습 보고 바로 반갑게 인사했는데 자기들은 하루만 있다가 돌아간다고 함ㅠㅠ

오늘 잠깐 얘기를 나눴는데 여기서 쿠타이시까지 가서 폴란드 가는 비행기를 탈 예정이라고 했다. 바르샤바에 살고 일본계 기업에서 일하고 있다고 한다. 여름휴가가 2주인데 이제 여행 마지막 날이라며 슬퍼하더라. 어딜 가나 직장인들의 마음은 다 똑같은 듯ㅋㅋ 폴란드는 겨울 휴가 1주일, 여름휴가 2주일이라는데 우리나라보다 좋으네 허허.

이런저런 얘기 나누다 보니 다시 한번 신기함. 여기 여행하는 사람들도 돌아다니는 코스가 비슷해서 그런지 숙소도 겹치고 오며 가며 자주 마주친다. 정말 싱기방기. 외국도 좁아. 이제 무한의 세계인 우주로 나가고 싶구나.

파전 먹고 좀 쉬다가 삼촌이 저녁 준비 하길래 옆에서 기웃거렸다. 오늘 저녁 메뉴는 아까 담가둔 김치랑 닭똥집 볶음! 낮에 만들어 둔 김치는 백김치 맛이 나서 정말 기절하는 줄 알았다. 너무 맛있어서ㅠㅠ

닭똥집이랑 밥이랑 김치 이렇게 먹고 있는데 폴란드 커플이 이제 체크아웃 하는거ㅠㅠ 그래서 빠이빠이 하고 폴란드 언니랑 페북 친추했음. 페북에 내 아이디 검색하면 잘 안 나와서 메세지 보냈는데 답장 올지  모르겠네. 폴란드까지 무사하게 돌아가길 바람.

그리고 배터지게 저녁을 냠냠하고 삼촌이랑 선생님한테 시그나기 가서 볼만한 것들 얘기도 들었다. 여행지 정보에 무지한 나란 사람 이렇게 정보를 얻습니다ㅠㅠ

그리고 한참동안 즐겁게 얘기하다 선생님은 체크아웃을 하셨다. 저녁에 트빌리시 공항으로 넘어가서 내일 새벽에 그리스 가는 비행기 타실 예정이라고. 선생님은 쉥겐 조약 때문에 여행 일정 짜면서 엄청 고민을 했는데 별문제 없이 즐거운 여행되었으면 좋겠다.

 
점심, 저녁은 사진 찍은 게 없어서ㅋㅋㅋ 맨날 까먹음ㅠㅠ

내일은 시그나기 가는 날이니까 일직 자고 일찍 일어나서 당일치기로 다녀 와야지!!

아, 근데 이 트빌리시의 늪에서 언제 벗어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정말 매력적인 도시야...


 

※ 이 여행 일기는 2017-2018년 배낭여행을 하던 당시 실시간으로 네이버 블로그에 올렸던 글을 다시 포스팅하는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