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8.30. 목요일
어제 술 마시고 늦게 자서 당연히 늦잠^^ 근데 오늘은 삼촌이 아침 먹자고 해서 일어남. 아주 아침, 저녁 꼬박꼬박 잘 챙겨 먹고 있다. 오늘 아침은 어제 남은 밥으로 만든 볶음밥!! 역시나 삼촌 손맛은 쩔구여 아침부터 배부르게 밥을 먹었다.
오늘 어디 갈까 했는데 삼촌이 다비드 가레자 안 가봤지 그래서 안 가봤다니까 숙소에 있는 일본인들이랑 같이 가라면서ㅋㅋㅋ 원래는 내일 갈까 했는데 투어 버스가 11시에 출발이라 시간이 남아 있어서 오늘 가는 걸로 결정!!
같이 가는 일본인 친구들은 케이와 어제 나고리(아르메니아-아제르바이잔 분쟁지역)에서 돌아온 호노카. 호노카는 한국 드라마랑 방탄소년단을 사랑하는 스무 살 귀요미 학생. 케이는 장기 여행 중인 배낭여행자다.
삼촌이 버스 타는 리버티 스퀘어까지 데려다 주기로 해서 빨리 샤워를 하고 나왔는데 10시가 넘음ㅋㅋㅋ 그래서 얼른 준비해서 버스를 타러 갔다. 95번 타고 종점에 도착하니 10시 50분이 다 된 시간. 혹시나 버스가 없을까 해서 겁나 빨리 걸어서 리버티 스퀘어 광장 옆 공원으로 갔다.
공원에 도착하니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다비드 가레자에 가기위해 기다리고 있었다. 직원으로 보이는 사람에게 다비드 가레자?라고 물었더니 맞다고 비용은 25라리라고 했다. 삼촌에게 고맙다고 빠이빠이한 후 버스에 탔다.
17인승 정도의 마슈르카와 봉고차, 이렇게 2대가 출발했다. 나는 봉고차에 탑승! 차에 타기 전에 줄을 서 있었는데 뒤에서 한국말이 들려서 돌아봤더니 한국인 부부가 있었다. 나이가 좀 있어 보였는데 환갑 기념으로 코카서스 주변 나라를 여행 중이라고 했다. 조만간 터키로 넘어갈 예정이라고! 생각보다 더 자주 한국 사람들을 만나고 있다. 심지어 숙소에 나 말고 장기 투숙하는 한국인도 있고ㅋㅋ
다비드 가레자에 대해 아는 게 없어서 네이버 백과사전을 봤다. 다비드 가레자는 아제르바이잔과 조지아 사이에 있는 국경지역이다. 소비에트 공화국이 해체된 후 서로 각자의 땅이라 주장하고 있어서 분쟁이 있던 지역이라고 한다. 땅 때문에 싸움이 일어나는 나라가 한 두 곳이 아닌 듯ㅠㅠ
트빌리시에서 다비드 가레자까지는 3시간 가까이 걸린다고 했다. 어제 술 마셔서 피곤했기 때문에 차에서 부족한 잠도 채우고 호노카에게 한국어 숫자도 알려줬다. 드라마랑 한국 노래만 들으면서 한국어를 알게 됐다고 하는데 정말 잘했다. 그래서 나도 아는 일본어 대방출했는데 새발의 피ㅋㅋㅋ
다비드 가레자로 가는 길 초반에 휴게소에 들렀다. 기사 아저씨가 화장실 가거나 물 사라고 하길래 내려서 물이랑 먹을 빵을 샀다. 물은 호노카랑 같이 먹으려고 큰 걸로 사고 빵은 봉지에 들어있는 크로와상밖에 없어서 그걸로 샀다.
휴게소에서 잠깐 쉬고 난 후 다시 차에 탔다. 중간에 자고 일어나니 갑자기 풍경이 많이 바뀌어 있었다. 알혼섬 들어가는 길이 생각나기도 하고 예레반에서 당일 투어 갔을 때 봤던 풍경과도 비슷했다.
그리고 얼마나 갔을까 중간에 내려서 사진 찍으라고 시간을 줬다. 우리나라에서는 전혀 볼 수 있는 풍경. 근데 다른 나라에서 봤던 풍경과도 비슷했기 때문일까 큰 감흥은 없었다. 그래도 예뻤다.
잠깐의 포토타임을 마치고 다시 차에 탔다. 그리고 얼마 가지 않아서 비포장 도로가 나왔다. 다비드 가레자로 가는 길의 후반부는 비포장 도로다. 지금 한창 도로 공사를 하고 있었는데 아마 조만간 다비드 가레자까지 도로포장이 다 되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장장 세 시간을 달려 다비드 가레자에 도착했다.
그리고 시작된 트레킹... 계속되는 등산... 진짜 생각도 못하고 왔는데 국경 보려면 산 꼭대기까지 올라가야 했다. 심지어 케이는 조리를 신고 산을 올라갔다. 나랑 호노카는 샌들을 신고 다들 정말 아무 생각 없이 왔음ㅋㅋㅋ
그리고 또다시 걷기 시작했다. 아마도 국경이 있는 곳?? 확실하게 모르겠다.
시야가 더 좋은 날이었으면 아제르바이잔 더 멀리까지 볼 수 있었을 텐데 조금 아쉬웠다. 그래도 잘 보고 정상에서 빵도 먹고 하산했다. 올라가는 길이 꽤 힘들었는데 내려오는 길이 더 힘들었다. 흙 때문에 미끄러질까 봐 조심조심 내려온다고 고생했다. 산에 나무도 거의 없고 모래가 많은 길이라 미끄러웠다.
*여행 전에는 꼭 가는 곳에 대한 정보를 알아봅시다*
우왕 이제 다 내려왔어
물 표지판 있는 곳으로 갔는데 공짜가 아니라 그냥 사 먹는 물, 시중보다 두 배 정도 비쌈 그래도 1라리. 우리 돈 500원(500ml 생수 기준) 나는 안 사 먹었지
그래도 잘 내려와서 그늘에 앉아서 쉬었다. 2시 좀 넘어서 도착했는데 4시 30분에 출발한다고 해서 4시쯤에 도착했던 장소로 갔다. 근데 늦게 온 사람이 있어서 정시에 출발 못함ㅋㅋ
생각도 못한 등산을 하고 난 후라 너무 피곤해서 돌아오는 차 안에서는 계속 잤다. 나오는 길에 근처 마을에 있는 식당에 정차했다. 저녁 먹을 시간!! 근데 우리는 오늘 삼촌이 닭죽 해준다고 해서 저녁 안 먹음. 사실 돈이 없어서 안 먹은 것도 있었지만ㅠㅠ
다들 가난한 배낭여행자. 서로 푸어 여행객이라며ㅋㅋ 홈리스에 가난한 여행자는 3라리짜리 레몬에이드 한 병 사서 서로 나눠 마심ㅋㅋㅋ
근데 식당에서 넘나 오래 쉼 한 시간 넘게 있었다. 같은 차 타는 혼자 여행 온 영국 아저씨가 늦게 와서 여섯 시 반 넘어서 출발했다. 심지어 안 오길래 기사 아저씨가 찾으러 갔다ㅋㅋㅋ
그래도 어찌어찌 잘 출발! 너무 피곤한 관계로 계속 잠잠잠. 눈을 드니 해가 저물고 있길래 시계를 봤는데 뭐야 7시 50분?!ㅋㅋㅋㅋ 대박.
원래 오늘 투어 차 타고 갔다가 7시에 트빌리시로 도착하는 일정인데 대박ㅋㅋㅋ 다른 것보다 삼촌이 우리 기다리고 있는데 늦게 도착해서ㅠㅠㅠ
일단 케이가 내일 바투미로 가는 기차표를 사야 해서 스테이션 스퀘어에 들렀다. 역에는 처음 와 봄! 생각보다 크고 사람도 많았다. 근데 케이가 원래 내일 야간기차 타고 바투미로 가려했는데 매진ㅠㅠ 그래서 내일 오후 5시에 출발하는 걸로 샀다고 했다. 내일 가는구나ㅠㅠ
나는 언제쯤 떠날지... 그게 중요한 게 아니야!! 얼른 숙소로 돌아가야지 삼촌이 닭죽 끓여놓고 기다리는데!! 삼촌이 맥주 사 오래서 숙소 근처 마트에서 맥주랑 레몬에이드, 아이스크림 사서 숙소로 갔다. 최대한 빨리 간다고 했는데 도착하니 9시 30분이 넘었다.
삼촌은 이미 밥상 다 차려 놓고 기다리고 있었구ㅠㅠ 진짜 맨날 호강만 하고 있다. 닭죽은 역시나 엄~~~청 정말 맛있었다.
미쳤다 진짜 정말 맛있음 엄지 척!! 거기에 신원한 맥주를 캬~
한국에서 맥주는 입에도 안 댔는데 여기서는 얼마나 마시는지 정말ㅋㅋㅋ 잘 익은 김치도 맛있고 오늘도 포식한다. 배고프고 피곤했는데 피곤이 한순간에 가셨다.
밥 먹고 나서 샤워를 하니까 진짜 상쾌 개운함. 이보다 더 좋을 수 있을까.
트빌리시의 여행 혹은 일상은 내 몸과 마음을 살 찌우고 있다.
내일은 쉬어야지! 아니면 도서관 가던지!
※ 이 여행 일기는 2017-2018년 배낭여행을 하던 당시 실시간으로 네이버 블로그에 올렸던 글을 다시 포스팅하는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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