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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52] 쉰다. 이것도 여행인가

김나무 2020. 12. 26. 16:50
2017.08.31. 금요일

 

 

오늘은 피곤해서 숙소에서 쉬었다. 이것도 여행이라면 여행일까. 하루는 쉬고 하루는 밖으로 나가는 날을 반복하고 있는 트빌리시의 일상. 여행에 정답은 없으니 불안해하지 않기로 했으면서 그래도 내가 뭐 하고 있는 건지 생각할 수밖에 없다. 오늘로 트빌리시에 온지도 한 달째.

트빌리시에 와서 시내 구경도 다니고 카즈베기, 시그나기 그리고 예레반에도 다녀왔다. 내가 머문 시간에 비하면 많이 다녀온 건 아니지만 그래도 난 여행중이다. 이것도 내 여행이니까 너무 불안해하지도 말고 너무 느슨해지지도 말자.

오늘은 숙소에서 느지막이 일어났다. 아침은 어제 먹고 남은 닭죽. 역시나 맛있구요!!밥 먹고 나서 계속 쉬었다. 라디오 스타도 보고 책도 읽고.

오늘 꿈에 김영하 작가가 내 애인으로 나왔다. 아직도 기억남ㅋㅋㅋ 지금 김영하 작가 책을 읽고 있어서 그런가 아니면 얼마 전까지 알쓸신잡을 봐서 그런지 모르겠지만ㅋㅋ

그리고 삼촌이 비빔국수 만들어 먹자고 해서 저녁은 비빔국수!! 진짜 트빌리시에서 한국보다 더 잘 먹고 있어ㅠㅠ

지난번에 트빌리시에서 만난 한국분이 준 고추장을 개봉하는 날! 나는 감자랑 호박, 오이 등 재료를 다듬고 삼촌은 감자, 호박을 볶고 비빔국수를 만들었다. 고추장으로 만든 거랑 삼촌이 사 온 스윗칠리소스+태국고추소스 섞어서 만든 것까지 해서 두 가지 버전으로 만들었다. 양이 많아서 고추장으로 만든 것 먼저 먹었다.

비주얼 쩔구요! 진짜 맛있었다!! 식초가 안 들어갔지만 그래도 한국맛이야

 

진짜 트빌리시에서 비빔국수를 먹을 줄이야ㅠㅠ 우리나라 국수가 없어서 제일 얇은 파스타 면을 사용했지만 그래도 맛있기만 했다. 하루하루 살만 찌는 중^^

저녁을 조금 일찍 먹어서 그런지 밥 먹고 나서 책 읽고 있는데 잠이 왔다. 그래서 잠ㅋㅋㅋ

얼마나 잤을까 일어나니 해가 지고 있었다. 주방에 가니 삼촌이 벌써 닭똥집까지 다 볶아 놨음ㅠㅠ 아... 조지아에서도 내 게으름은 어디 가지 않는구나.

그리고 닭똥집 볶음이랑 맥주 한 잔!

조지아에서 맥주 마실거면 이 맥주로 마시길!
한국에서는 입에도 대지 않던 맥주를 거의 매일 마시는 중^^

맥주 한 병 다 비우고 나는 맥주사러 마트에 갔다 옴ㅋㅋ 삼촌이랑 둘이서 1리터짜리 맥주 두 병이랑 남은 차차에 레몬에이드 섞어 마셨다. 안주로 닭똥집 볶음에 멜론까지! 매일매일 잘 먹고 있는 중이다.

내일은 고리에 가야지. 아마 다음주까지 트빌리시에 있을 것 같은데 어떻게 될지 잘 모르겠다. 돈 생각하면 머리가 아프긴 한데 그래도 트빌리시에서 즐겁게 살고 있다.

내일 일찍 일어나야지^^

반달인데 보름달 처럼 나왔구ㅋㅋ 초승달일 때 트빌리시에 왔는데 벌써 보름달 다 됐다.

 



※ 이 여행 일기는 2017-2018년 배낭여행을 하던 당시 실시간으로 네이버 블로그에 올렸던 글을 다시 포스팅하는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