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9.05. 수요일
아침 여섯 시 이십 분 알람을 듣고 일어났다. 오늘은 같은 숙소 쓰는 한국인 언니랑 같이 바르지아에 가는 날!
트빌리시에서 마슈르카 타고 아할치헤-바르지아-보르조미 둘러보고 보르조미에서 1박 하고 오는 걸로 계획을 세웠다.
트빌리시 숙소에 와서 이렇게 일찍 일어나긴 또 처음이다. 일곱 시에 숙소에서 나가기로 했기 때문에 일찍 일어났다. 아침부터 안 선생님이랑 삼촌의 배웅받으면서 숙소를 나섰다.
오늘은 안 선생님을 보는 마지막 날이라서 작별 인사를 했다. 선생님 남은 도보 여행도 무사히 마쳤으면 좋겠다.
마슈르카를 타러 디두베역으로 갔다. 오래간만에 마시는 아침 공기가 상쾌했다. 디두베역에 도착하니 7시 20분 정도. 이른 아침부터 사람들이 많았다.
디두베 역에서 나오면 항상 만나는 카즈베기 가냐고 물어보는 아저씨에게 아할치헤 가는 마슈르카를 물어봤더니 친절하게 알려주심^^
디두베역에서 나온 후 바로 왼쪽으로 꺾으면 아할치헤 가는 마슈르카가 있다. 바로 옆에는 보르조미 가는 마슈르카도 함께 서 있다. 마슈르카는 사람이 다 차야 출발하기 때문에 보르조미 가는 차에 사람이 많아서 먼저 출발할 것 같아 그 차를 탔다.
그리고 화장실에 갔다가 나와서 혹시나 아할치헤 가는 마슈르카 몇 시에 출발하냐고 물어보니 8시에 출발한다고! 그래서 바로 아할치헤로 가는 마슈르카로 옮겨 탔다. 아할치헤까지는 3시간. 아할치헤에서 바르지아라지는 1시간 정도 걸린다고 알고 있었기 때문에 고민 없이 바로 마슈르카에 탔다.
아할치헤 가는 마슈르카 바로 옆에 있는 화장실! 0.3라리인데 시설 노노 칸막이가 낮아서 일어서면 옆자리 보임^^
보르조미까지 6라리, 아헬치헤까지는 7라리! 어제 론리플래닛 봤을 때 트빌리시에서 아헬치헤까지는 12라리 적혀 있었는데 그 가격 생각하고 갔다가 그보다 더 싸서 좋았음ㅋㅋ
여기 사람들은 시간표를 알아서 그런지 8시 다 되어갈 때쯤 오더라. 그리고 8시에 차비 걷은 후 출발!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가는 동안 아주 잘 잤다. 보르조미 지나서 휴게소에 잠깐 들이는데 거기서 일어났다. 보르조미까지는 2시간 그리고 아헬치헤까지는 3시간이 걸렸다.
아헬치헤에 들어가는 길은 비포장 도로였는데 어느 구간만 공사 중이었다. 먼지가 장난 아님^^
그리고 열한 시 정도에 아헬치헤 도착!!
도착하고 버스정류장에 바르지아 가는 마슈르카가 있는지 봤더니 있다!! 기사 아저씨가 매표소에서 표 사라고 하길래 티켓을 샀다. 바르지아 가는 차비는 1인당 5라리. 티켓 사고 아저씨한테 갔더니 12시 20분에 출발한다고 했다. 아저씨가 근처에 라바티 요새가 있으니 그거 보고 12시20분 차 타러 오라고ㅋㅋ 겁나 친절한 아저씨!
내가 갔을 때는 cash1 매표소만 열려있었다. 창구 상관없이 티켓 살 수 있는 건지는 모르겠구ㅋㅋ
그래서 라바티 요새 구경 가기로 하고 언니랑 같이 정류장 옆에 있는 빵집에서 갓 튀긴 빵 2개랑 음료수 하나를 샀다. 정류장 근처에 라바티 요새가 있어서 금방 다녀올 수 있었다. 요새에 올라가니 아헬치헤가 한 눈애 보였다. 아주 작은 동네일 거라 생각했는데 훨씬 큰 도시였다.
라바티 요새에 올라가니 입장료가 6라리. 박물관 입장료는 2라리를 따로 받았다. 박물관 안 갈 거니까 티켓 하나만 삼. 처음애는 6라리에 박물관 요금 포함인 줄 알았는데 아니더라ㅋㅋ
라바티 요새 들어가서 아까 산 빵을 먹었는데 이게 존맛ㅠㅠ 너무 맛있어서 제대로 사진 찍기 전에 사라짐ㅋㅋ 하나에 0.7라리 정도였는데 안에 양념된 으깬 감자가 들어 있었고 금방 만든 거라서 더 맛있었다.
라바티 요새 여기저기 둘러보고 사진도 찍다가 마슈르카 시간 맞춰서 정류장으로 갔다. 트빌리시에서 같은 차 타고 온 형광색 티를 입은 외국인 아저씨도 바르지아 가는지 같은 마슈르카를 탔다. 처음에 이 아저씨 좀 띠껍다고 생각했는데 알고보니 친절했규ㅠㅠ
그리고 마슈르카 타기 전에 바르지아 가는 마슈르카 기사 아저씨가 어디서 아줌마를 데려 오더니 잠깐 와보라고 했다. 그애서 언니랑 갔더니 그 아줌마가 영어할 줄 아는 사람이라서 이 차 타고 바르지아에서 다시 아헬치헤 오려면 오후 3시가 막차라고 했다. 그 다음 시간 없고 기사아저씨는 자기가 다시 운전해서 돌아오니까 시간 3시인 거 꼭!! 기억하라고 했다. 뭐야 완전 감동ㅠㅠ
친절한 기사아저씨 덕분에 돌아오는 시간도 잘 확인했다. 그런데... 바르지아까지 가는데 한 시간 사십 분이나 걸렸다. 이게 촌 동네 지나서 바르지아로 가다 보니 타고 내리는 사람이 많았다. 심지어 정류장이 따로 없고 그냥 세워 달라는 곳에 세워주더라ㅋㅋ 그래서 마음을 비웠지. 도착해서 한 시간을 볼 수 있을 거라며ㅋㅋㅋ
사실 아까 전에 기사 아저씨가 데려온 영어할 수 있는 아줌마가 바르지아까지 40분 정도 걸린다고 했는데 그게 아니라 바르지아에서 구경할 수 있는 시간이 사십분이라도 말해줬던 것 같다ㅠㅠ
그래도 어찌어찌 2시 전에 도착했다. 기사아저씨가 매표소까지 데려가 주더니 막차 시간 3시라고 다시 말해주고ㅠㅠ 같이 탔던 형광 티를 입은 외국인 아재도 챙겨줌ㅋㅋ
조지아에 있는 문화유산들 알고 보니 우플리스치헤 티켓도 사진만 다르고 이거랑 똑같았다!
입장료는 5라리! 입구까지 올라가는 미니버스가 1라리 하길래 표 끊고 미니 버스 타고 동굴 입구까지 갔다. 언니랑 나는 둘 다 시간이 없어서 잘 볼 수 있겠나 걱정했지만 그냥 막차 놓치고 택시 타고 가면 되니 편하게 보자고 했다.
미니버스는 동굴까지 가는 길이 오르막이라 1라리 주면 1킬로미터 정도 되는 거리를 차 타고 올라갈 수 있다. 물론 올라갈 때만 미니버스를 탈 수 있다. 참 이상함^^
그리고 동굴을 구경했다. 그 옛날 동굴을 직접 파서 생활했다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엄청나게 큰 규모의 마을이 형성돼 있었다. 자세한 건 몰라서 검색해 봄ㅋㅋ
"몽골족의 침입으로부터 방어하기 위해 건설되었으며, 므트크바리 강 근처의 비밀 통로들을 통해서만 접근이 가능하다. 13개 층에 6천 개가 넘는 방이 있으며, 교회, 왕실, 고지대 농업용수 설비가 마련되어 있다.
1283년 경, 삼츠헤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도시의 2/3 가량이 파괴되어 동굴의 외관이 드러났으며 관수 설비가 붕괴되었다.
13세기에 베카 자켈리의 통치 기간 중, 도시의 교회가 보강되어 재건축되었고 외관을 드러낸 종탑이 증축되었다.
1551년에 타흐마습 1세 샤가 지휘하는 페르시아가 그 수도원을 습격했으며, 중요한 모든 성상들을 약탈하면서 사실상의 모든 기능을 상실하였다."
- 출처: 위키피디아
동굴 내에 있는 연못 혹은 웅덩이. 못 들어가게 막아뒀다. 아마 물이 필요하면 이 곳에서 받아 쓰지 않았을까
그리고 동굴 안에 계단을 따라 계속 올라가니까 엄청 멋진 경치가 기다리고 있었다. 그 옛날 어떻게 이 동굴에서 이렇게 긴 통로를 만들 수 있었을까.
끝까지 가지는 않았지만 거의 비슷한 동굴이 계속된다. 거의 다 둘러보고 시간을 확인하니 2시 40분. 주차장까지 내려가는데 시간이 그렇게 오래 걸리지 않아서 언니랑 같이 얼른 내려가기로 했다. 뛰다가 걷다가 미니버스가 올라오는 걸 보고 혹시 내려갈 때 탈 수 있나 했더니 역시나 안 태워줌ㅋㅋ
열나게 내려갔더니 2시 52분 정도ㅋㅋㅋ 기사 아저씨한테 너무 고마워서 우리 마실 음료수 사면서 환타 한 병 사서 드렸다. 처음에는 괜찮다고 하더니 받으시면 고맙다고 하심 우리가 더 고마워요ㅠㅠ
그리고 마슈르카 출발 전에 기사 아저씨한테 이 차가 바르지아 오는 유일한 차인지 물어봤다. 근데 말이 통해야지ㅋㅋ 그런데 옆에 있던 형광색티를 입은 외국인 아저씨가 러시아어를 할 줄 알길래 물어봐 줌. 아저씨 친절한 분이었군요 오해해서 미안해요ㅠㅠ
형광색티 아저씨가 영어로 설명해줬는데 여기까지 오는 마슈르카는 이 차뿐이고 다른 마슈르카가 근처 동네에 서는데 여기 주차장까지는 안 들어온다고 했다. 내가 잘 못 들은 걸 수도 있지만ㅋㅋ 그리고 기사 아저씨한테 구글 번역기 써서 모든 계절 상관없이 다니냐니까 그렇다고 함!
아할치헤에서 바르지아 오는 정보는 택시나 렌트카밖에 없어서 찾기 힘들었어요ㅠㅠ 혹시나 대중교통 이용법이나 시간을 잘 몰라서 가고 싶어도 가지 못했던 분들에게 좋은 정보가 됐으면 좋겠습니다!(2017년 9월 5일 기준입니다.)
* 트빌리시-아할치헤(디두베역 마슈르카 첫 차 오전 8시, 차비 7라리, 3시간 정도 걸림 기사아저씨 운전 능력에 따라 케바케)
* 아할치헤-바르지아(아할치헤 버스 정류장에서 티켓 구매, 5라리, 12시 20분 출발, 1시간 40분 정도 걸림)
* 바르지아-아할치헤(바르지아 주차장에서 출발하는 마슈르카는 오후 3시가 막차, 5라리)
아저씨가 운전석 옆자리에 앉으라고 해서 언니랑 같이 거기 앉았다. 돌아오는 길에 포토 스팟이라며 잠시 차 새워서 사진도 찍게 해 주고 간단한 설명도 해줬다. 콰리,꽈리?라는 강이 아제르바이잔 바쿠까지 흘러간다고 했다. 돌아오는 길도 경치가 엄청 좋았다. 갈 때는 미처 보지 못했던 것들이 눈에 보였다. 역시 자동차는 앞자리 뷰가 짱짱!
그리고 아할치헤 정류장에 도착하니 4시 30분! 기사 아저씨한테 엄청 고마워서 언니가 차비 내면서 팁도 줬다. 그러니 아저씨 좋아해서 기분이 좋았다. 근데 아저씨랑 같이 사진 찍을 걸 깜빡하고 까먹음ㅠㅠ
정류장 도착 후에 바로 매표소 가서 보르조미로 가는 티켓을 샀다. 다섯 시에 출발! 티켓을 사면 영수증 같은 종이를 주는데 거기에 출발 시간을 적어준다. 잘 확인하기!!
저렇게 시간 적어줌. 사진은 아헬치헤-바르지아 영수증
그리고 보르조미로 출발! 한 시간 정도 걸렸다. 근데 원래 예약한 숙소 쪽으로 가니 아파트가 나왔다. 알고 보니 아파트에 있는 숙소였음. 뭔가 마음에 들지 않아서 취소하려고 확인해보니 다행히 취소가 가능해서 취소했다.
근데 여섯 시 넘어서 취소하면 취소수수료 하루 숙박비 내야 함ㅋㅋ 마침 여섯 시 정도에 확인했는데 무료 취소라고 떠 있어서 취소하고 다른 숙소를 알아봤다. 근데 지금 메일 확인하니 35라리 취소수수료로 청구돼 있구여ㅋㅋㅋ 모르겠다 아무 생각이 없규
일단 새로 찾은 숙소는 더블룸에 개인 욕실 그리고 주방에 큰 냉장고까지 있다. 처음에 70라리 불렀는데 50라리에 해주더라. 언니랑 같이 조지아에서 언제 이런 숙소에서 자 보겠냐며ㅋㅋ 맨날 10라리 하는 도미토리에서 자다가 이런 호화 숙소라니!!
숙소에 대충 짐을 두고 장 보러 갔다. 저녁거리 사서 숙소에 놔두고 보르조미 시내 공원으로 산책을 갔다. 근데 보르조미 약수터가 있다는 공원에 입장료 2라리 받길래 안 들어갔다. 근처에 호텔도 있고 숙소랑 식당 기념품점이 엄청 많았다. 특히 월넛 나무라며 도마랑 주걱, 홍두깨도 팔고 있었다. 언니는 도마 예쁘다고 하나 샀는데 단돈 5라리!!
돌아가는 길에 기념품점 근처에 약수터가 있길래 거기에서 유황 약수를 받아왔다. 조지아 어느 마트에 가도 있는 보르조미 탄산수와는 다른 맛. 나는 구린 맛이 느껴져서 한 입 먹고 안 마셨다. 근데 언니는 좋다고 했다. 지금 언니 눈 한쪽에 눈병 걸렸는데 마시고 눈 씻고 나니 낫는 기분이라고 믿거나 말거나ㅋㅋ
물이 콸콸
그리고 저녁을 만들어 먹었다. 오늘은 내가 요리사!! 내가 만들었지만 맛있음!!^^
내일은 보르조미 구경하고 다시 트빌리시로 돌아가는 날!
오늘도 즐거운 하루^^
오늘의 하늘
※ 이 여행 일기는 2017-2018년 배낭여행을 하던 당시 실시간으로 네이버 블로그에 올렸던 글을 다시 포스팅하는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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