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9.14. 금요일
메스티아,
하츠발리 스키장까지 걷기
오늘도 여유롭게 늦잠을 잤다. 일어나서 씻고 어제 남은 빵이랑 재료로 샌드위치 만들어서 아침을 먹었다. 또 먹어도 맛있었음!
오늘은 스키장까지 걸어가는 날! 리프트 타고 산 정상에 올라가면 경치가 좋다는 글을 보고 메스티아에서 마지막 일정은 하츠발리 스키장까지 걸어가서 리프트를 타기로 했다.
밖으로 나와서 쿠타이시 가는 티켓을 예약했다. 쿠타이시까지 가는 차량은 우쉬굴리 갈 때 이용했던 나지 아줌마네 가게에 가서 예약했다. 나지 아줌마가 반가워하면서 1인 25라리에 쿠타이시 티켓을 예약해줬다. 깎아준 건 아니고 원래 금액이 25라리임ㅋㅋ
나지 아줌마가 배낭 있는지 물어봐서 있다고 하니까 숙소 이름을 알려달라고 했다. 그래서 마노니 게스트하우스라고 했더니 내일 아침에 차가 픽업하러 숙소 앞으로 올거라고 함!! 오오 아줌마 픽업 서비스도 해주시고 감사감사요
나지 아줌마네 가게에 양털로 만든 작은 모자 열쇠고리를 팔았는데 언니가 예쁘다며 두 개를 샀다. 원래 한 개에 3라리인데 두 개에 5라리 해달라니까 나지 아줌마가 바로 알았다며 5라리 하라고 함ㅋㅋ
기분 좋게 가게를 나왔는데 물을 안 챙겨 온 게 생각났다. 그래서 다시 나지 아줌마 가게에 들어가서 물 두 병 샀음ㅋㅋ
그리고 박물관으로 갔다. 월요일에 메스티아 도착했을 때는 박물관 문이 잠겨 있어서 박물관에 못 들어갔다. 오늘은 리프트 타러 가는 길에 박물관이 있어서 잠깐 들렀다 가기로 했다.
박물관에서 화장실에 갔다가 티켓을 사러 갔는데 1인당 7라리. 응 그래서 안 들어감ㅋㅋ 언니는 기념품 파는데서 엽서를 두 장 샀다. 그리고 뷰가 좋다는 옥상으로 올라갔다. 박물관 문이 닫혀있어도 옥상 올라가는 계단은 건물 밖에 있기 때문에 올라갈 수 있다. 언니랑 나는 댕청하게 박물관 문이 닫혀있어서 옥상도 닫혀 있는 줄 알고 안 갔음ㅋㅋ
옥상에 올라가니 마을이 한눈에 보였다.
박물관 구경을 마치고 하츠발리까지 가기 위해 맵스미를 켰다. 구글맵은 8km가 나왔는데 맵스미는 5.7km라고 나오길래 맵스미에 나온 길을 따라가기로 했다.
도로를 따라가다 보면 비포장도로가 나온다. 맵스미를 보니 그 길을 따라가라고 돼있길래 비포장도로를 따라 걸어갔다.
처음에는 길이 좋길래 룰루랄라 올라갔다. 그런데 산길이다 보니 물줄기가 길을 따라 계속 내려오고 있었다. 그렇게 얼마나 걸었을까 갑자기 진창이 아주 그냥ㅋㅋㅋㅋ 운동화도 진흙으로 엉망진창이 됐고 심지어 언니는 조리를 신고 와서 눙물ㅠㅠ
진흙으로 신발이 푹푹 빠지던 길에서는 사진도 못 찍었다. 진흙길을 지나니 숲길이 펼쳐졌다. 여기로 지나다니는 사람이 많이 없는지 길 찾느라 맵스미 보면서 여기저기 돌아다녔다. 그래도 한 번씩 캠핑하러 오는 사람들이 있는지 모닥불 피운 흔적이 있었다. 싱기방기
언니랑 같이 조금 빨리 가려고 선택했던 길이 진창을 만나면서 엉망진창이 됐다. 근데 생각보다 숲길이 시원하고 풀냄새, 나무 냄새가 좋아서 잘 걸었다. 그리고 얼마나 걸었을까 차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침내 도로를 만남!!
언니랑 둘이 산 길 따라서 어떻게 잘 찾아왔다면서ㅋㅋㅋ 도로를 따라 걷다 보니 조지아 할아버지가 차에 타라고 차를 세웠다. 근데 언니랑 나랑은 그냥 걸어가기로 했음. 정상까지 남지 않아서 열심히 걸었다. 오르막이 가파르지 않아서 좋았음!
그리고 다 와갈 때 즈음 또다시 만난 지름길. 우리는 다시 비포장길을 선택했다.
드디어 리프트 타는 곳에 도착! 생각보다 사람이 많지는 않았다. 언니랑 티켓 가격을 확인한 후에 식당으로 들어갔다.
배맛 레몬에이드 하나 사서 잠깐 쉬었다. 우쉬굴리, 메스티아에서 오랜만에 많이 걷고 있는 중이다. 걷고 난 후에 마시는 레몬에이드는 언제나 진리!
음료를 마시고 화장실도 갔다가 나갔더니 티켓 부스에 앉아 있던 언니 쉬는 시간ㅋㅋ 언니 쉬는 시간 20분 딱 채우고 돌아오더라ㅋㅋㅋ
기다리면서 스키장 리프트 이용권 가격을 봤는데 후덜덜 우리나라보다 훠얼씬~~~싸다. 겨울에 메스티아 와서 스키 타고 싶어지구여ㅋㅋㅋ
매표소 언니 쉬는 시간 다 채우고 돌아와서 두 명이 10라리 내고 카드를 받았다. 스키장 리프트 타고 정상까지 가는 거라서 리프트 타려면 카드를 찍고 입장해야 한다. 근데 카드 졸귀! 사진 찍기 귀찮아서 사진은 없지만 여튼 귀여움!
언니랑 같이 타고 가는데 생각보다 무서웠다ㅋㅋ 근데 경치가 아주 그냥 장난이 아니야.
매표소에 리프트 타는 시간 9분 22초하고 써져있는데 실제로 타면 15-20분 정도 걸린다. 그리고 정상에 도착! 정상에 도착하면 정말 그림 같은 풍경이 펼쳐져 있다. 메스티아에서 설산 원 없이 보고 간다.
쌍둥이 봉오리
언니랑 같이 여기 경치 너무 좋다면서 오길 잘했다 고 몇 번이나 말했는지 모르겠다. 탁 트인 풍경을 보고 있으니 절로 기분이 좋아졌다. 외국인 아저씨가 사진도 찍어줘서 언니랑 같이 사진도 찍었다. 경치 보면서 저절로 든 생각. 아, 조지아에 그리고 메스티아에 오길 참 잘했다.
경치 보면서 한참을 감탄하다가 산 정상에 있는 레스토랑으로 들어갔다. 식당 안에서 보는 경치도 아주 끝내줌! 여기서 언니가 그렇게 먹고 싶어 하던 감자&돼지고기 구이를 먹었다. 콜라, 메쉬포테이토with치즈도 같이 먹었는데 역시나 맛남
배부르게 먹고 10% 서비스 피 합해서 총 23라리 나옴! (콜라 4라리는 별도) 정말 착한 조지아 물가ㅠㅠ 우리나라 같으면 이런 스키장 식당 가격이 어마 무시한데 참 좋구나.
배부르게 먹고 식당 밖으로 나와서 쉬었다. 한국어가 들리길래 여행 온 한국사람들이랑 인사도 나눴다. 아까 들어올 때부터 언니가 저 사람들 한국인이라고 확신했는데 나는 계속 아니라고 함ㅋㅋㅋ 아직 여행 내공이 많이 부족합니다ㅠㅠ
언니가 스위스보다 여기가 더 낫다고 했다.
(+2020년, 여기서 부터는 내가 쓴 여행 일기가 삭제 됐길래 다시 쓴다. 왜 잘렸는지는 정말 모를 일ㅠㅠ)
여행지는 거기서 보낼 때 날씨가 어떤지에 따라 영향을 많이 받는다.
리프트를 타고 내려와서 올라왔던 길을 따라 내려갔다. 내려갈 때는 산 길을 따라가지는 않았고 차가 다니는 큰 도로를 따라 내려왔다. 언니랑 같이 걷고 있는데 갑자기 승용차 한 대가 멈췄다. 외국인 부부가 타고 있었는데 내려가는 길까지 타라고 해서 이게 웬 횡재냐 하며 차에 탔다.
차에 타서 어디서 왔냐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는데 차 주인 부부의 아들이 유도를 배운다고 그런 이야기를 했다.(그랬던 것 같음ㅋㅋ)
덕분에 편하게 차를 타고 내려와서 메스티아 공원을 한 바퀴 돌았다.
(+2020년, 여기서까지)
차에서 내려 공원을 지나가는데 어려 보이는 애들이 뭘 팔고 있었다. 언니는 그냥 지나칠 수 없다며 뭘 팔고 있는지 둘러봤다. 덩달아 나도 뭐 있는지 보고ㅋㅋ 다 손으로 만든 것들이었는데 작은 뱃지랑 열쇠고리를 샀다. 언니가 내 뱃지도 하나 사줌! 맨날 받기만 한다ㅠㅠ
숙소에 돌아와서 배낭에 뱃지를 달았는데 존예!!
지금 있는 숙소에는 와이파이가 오락가락하는데 페북을 확인했더니 삼촌한테 메세지가 와있었다. 근데 트빌리시 숙소에 안 선생님이 돌아왔다며 언니랑 같이 트빌리시에 오라며ㅋㅋㅋ 앜ㅋㅋㅋ 나 다시 트빌리시 돌아가게 생김ㅋㅋㅋㅋ
언니한테 말했더니 같이 트빌리시 가자고 함ㅋㅋㅋ 아마 트빌리시 가서 터키 여행 안 하고 바로 스페인으로 넘어갈 것 같다. 흑흑 계획 없는 여행자는 이렇게 다시 트빌리시로 돌아갑니다ㅋㅋㅋㅋ
숙소에서 배낭 정리하고, 빨래도 개고, 씻고 나서 저녁을 먹으러 나갔다. 해가 진 메스티아는 유난히 별이 많았다. 조명이 없는 어두운 곳에서 별이 유난히 잘 보였다. 메스티아 하늘에도 별이 참 많구나.
오늘 저녁은 매번 지나가면서 보기만 했던 메스티아 맛집에 가기로 했다. 사람들이 많아서 언니랑 나는 맛집이라고 부름ㅋㅋ 맛집에 갔는데 8시 30분 정도였는데도 불구하고 사람이 엄청 많았다.
남은 자리가 없다고 말해서 다른 식당으로 가려는 찰나 메스티아에서 언니랑 계속 마주쳤던 한국인 아저씨를 만났다.
우리가 자리 없어서 다른 식당으로 가려는데 저 멀리 한쪽 테이블에서 우리를 불렀다. 그쪽을 보니 어제오늘 계속 만났던 한국인 아저씨가 부인과 같이 앉아 있었다. 언니는 메스티아 도착한 첫날부터 그 아저씨랑 마주쳤다. 나는 어제랑 오늘 봤는데 식당에서 또 만나게 되니 싱기방기. 메스티아도 참 작은 동네야ㅋㅋㅋ
8시 40분 정도가 돼서 라이브 공연을 시작했다. 신나는 음악에 맞추어 노래 부르고 춤추는 사람들. 음식을 주문하고 기다리면서 공연도 보고 한국인 부부와 얘기도 나눴다. 그분들 없었으면 다른 식당 가서 먹었을 거라며ㅋㅋ
사람이 많아서 그런가 주문한 밥 다 나오는데 한 시간 넘게 걸렸다. 생맥주만 겁나 일찍 나와서 술만 마심ㅋㅋㅋ 그래도 음식이 맛있어서 좋았다. 스프는 고기가 엄청 많이 들어 있어서 맛있었다. 그리고 이번에 시킨 돼지고기&감자 요리는 우리나라 돼지갈비찜 비슷한 맛이 났다. 아마 마늘을 넣어서 친숙한 맛이 났던 것 같다.
배부르게 먹고 나서 총 25라리가 나왔다. 역시 물가 싼 조지아, 메스티아도 관광지인데 식당 물가가 비싸지 않다. 과일이나 공산품 등은 다른 곳보다 비싼편!
잘 먹고 숙소로 돌아가는 길. 내일은 쿠타이시로 가는 날이다. 시간 참 빠르다. 벌써 9월도 반이나 지났다. 내 여행은 언제까지 계속될 수 있을까?
생각보다 더더더더 좋았던 메스티아 여행. 스키장이 짱짱이라는 메스티아 겨울에 다시 올게!
조지아, 알면 알수록 더 매력이 넘치는 나라!
※ 이 여행 일기는 2017-2018년 배낭여행을 하던 당시 실시간으로 네이버 블로그에 올렸던 글을 다시 포스팅하는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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