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글/1. 배낭여행

[여행+78] 터키 여행 | 가지안텝(Gaziantep), 제우그마 모자이크 박물관

김나무 2021. 1. 21. 22:44
2017.09.27
Sanliurfa - Gaziantep
샨리우르파에서 가지안테프로 점프,
제우그마 모자이크 박물관

 

 

 

7시 30분에 맞춰둔 알람을 끄고 뒤척이다 7시 50분쯤 일어나서 씻고 배낭 정리를 마무리했다. 원래 8시에 숙소를 나가려고 했는데 20분 정도 늦어짐ㅠㅠ

그래도 어제 숙소아저씨한테 오토가르(버스정류장)까지 가는 버스 번호 알아놔서 찾아가는데 어렵지는 않았다. 숙소 밖으로 나와서 옷가게 아저씨한테 63번 버스를 어디서 타는지 물어봤다. 친절하게 버스 타는 곳을 알려줘서 버스를 탔다. 63번 버스는 Balıkı Göl과 시내를 순환하는 버스인데 엄청 자주 있어서 좋다. 굳굳

63번 버스를 타고 숙소 아저씨가 적어준 쪽지를 보여주며 오토가르?라고 했더니 맞다고 해서 탔다. 63번 버스 종점에서 내리고 72번 버스로 갈아타야 오토가르까지 갈 수  있다.

숙소 아저씨가 적어준 메모 정말 잘 활용함!!

 


63번 버스 종점에 도착해서 현금으로 버스비 내려고 얼마인지 기사 아저씨한테 물어보니까 4리라라고 했다. 그래서 내가 충격 먹은 표정으로 4리라?!?! 이러면서 동전 주섬주섬 하고 있으니 기사 아저씨가 내지 말고 그냥 가랰ㅋㅋㅋ뭐짘ㅋㅋㅋ

사실 숙소 아저씨가 버스비 1.5리라 정도라고 말해줘서 비싸야 2리라 정도일 거라 생각하고 있었는데 4리라 불러서 덤탱이 아닌가 겁나 의심했음ㅋㅋ 근데 기사 아저씨 쿨하게 버스비 안 받으시고요ㅋㅋㅋ

63번 버스는 엄청 길다

 


조금 찝찝했지만 그래도 즐겁게 72번 버스 타는 곳으로 갔다. 시내버스 종점 혹은 환승센터 느낌의 정류장이라 버스 번호가 버스 정차하는 곳에 다 써져 있어서 찾기 쉽다. 물론 나는 계속 다른 사람들에게 물어봤지ㅋㅋ 다행히 사람들이 엄청 친절하게 잘 알려줬다.

72번 버스 기다리는 중

 


72번이 적힌 곳으로 갔다. 오토가르 가는 버스 맞냐니까 한 터키 아저씨가 72번 버스 타면 된다고 여기서 기다리라고 했다. 그리고 오토가르 근처에 왔을 때 지금 내려서 조금만 걸어가면 된다고 손짓까지 해줬다. 사실 내가 그 아저씨 계속 쳐다보고 있었지만ㅋㅋㅋ 친절한 아저씨 고마워요!

근데 이번에도 버스비 안 냄ㅋㅋㅋ뭐지 샨리우르파 시내버스 기사 아저씨들 여행자들이 내는 현금은 안 받으시는 건가여?!? 나는 좋지만ㅋㅋㅋ

그리고 샨리우르파 오토가르에 무사히 도착! 버스 잘못 타는 일 없이 한 번에 잘 찾아왔다. 역시 현지 사람들에게 물어보는 게 제일 좋다.

가지안테프까지 돌무쉬를 탈까 하다가 버스랑 5리라 밖에 차이 나지 않아서 버스를 타기로 했다. 간식도 주고 와이파이, 에어컨도 빵빵하니까ㅎㅎㅎ

샨리우르파 도착했을 때 친절하게 가지안테프로 가는 버스 시간표 적어준 아재의 버스회사에서 티켓을 샀다. 그 옆에 있는 버스 회사에도 가격을 물어봤는데 25리라라고 해서 아저씨에 대한 의리로 처음 갔던 버스회사에서 샀다. 한 번 봤지만 그래도 의리으리ㅋㅋㅋ

버스 회사는 아스트로! 터키는 지역별로 대표 버스회사가 따로 있는 것 같다. 아마도ㅎㅎㅎ 가는 지역이나 노선별로(엄청 대도시가 아닌 이상) 버스회사가 다양하지만 전 구간을 모두 운행하지는 않는 것 같다. 벌써 몇 번이나 다른 버스회사로 가라는 얘기를 들어서ㅋㅋㅋ 그냥 오토가르에 있는 아무 버스회사나 가서 내가 원하는 목적지까지 가는 버스가 있는지 물어보고 있으면 가격 물어보고 다른 회사랑 비교해보면 됨.


샨리우르파(터키 사람들은 그냥 우르파라고 부르더라)에서 가지안테프(가지안테프도 그냥 안텝이라고 함)까지는 총 25리라. 할인 없음ㅋㅋㅋ

10시 버스라서 12시 30분에 가지안테프에 도착한다고 했다. 중간에 두 번 정도 작은 정류장에 들어서 승객을 태웠다.

나는 9시 조금 넘어서 도착했는데 티켓 사고 보니까 버스가 서 있길래 버스에 타고 있었다. 이스탄불까지 가는 버스였는데 사람 거의 다 탔더라. 물론 여러 도시에 들리는 버스. 궁금해서 이스탄불까지 얼마냐고 물어봤는데 110리라! 24시간 타야겠구나. 아직 이스탄불 가려면 멀었는데 그냥 물어봤짘ㅋㅋㅋ

버스는 10시에 출발했다. 출발할 때 아이스크림을 하나씩 나눠줬는데 아주 좋아. 처음에 탔던 버스보다 서비스가 좋은 듯ㅎㅎ

치즈처럼 쭉쭉 늘어나는 터키 아이스크림이었는데 맛있었다. 아이스크림이 몇 개 남았는지 승무원이 더 먹을 사람한테 나눠 주길래 하나 더 받아서 먹음ㅋㅋㅋ 아침부터 아이스크림 두 개나 흡입했다.

아이스크림 두 개나 먹었죠

 

잘 먹고 나니 간식 나눠줌ㅋㅋㅋ 빵 두 개를 집었다. 그리고 나서 음료수 배식 시작. 오늘은 펩시콜라! 승무원한테 콜라 달라고 했는데 멋 부리며 따르려다가 콜라 겁나 흘림ㅋㅋㅋ 근데 신경 안 쓰고 그냥 쿨하게 감ㅋㅋㅋ

물도 하나 받고
당근 빵 먹고 다른 빵은 저녁으로 남겨둠ㅎㅎ

 


초코랑 당근케이키 하나씩 잡았는데 당근빵만 먹었다. 맛있음ㅎㅎ 터키 버스 좋음 여기서 아침도 해결하고 와이파이 빵빵해서 맛있는 녀석들 보고 한숨 자고 나니 가지안테프에 도착!

내 배낭을 받고 오토가르 안으로 들어갔다. 괴레메, 카파도키아를 외치며 버스회사 세 곳을 기웃거리다 무사히 괴레메에 가는 버스 회사에 도착!

직원 아저씨가 영어를 못했는데 갑자기 어디서 영어 할 줄 아는 터키 아저씨 등장! 나 터키 여행에서도 운이 넘나 좋다. 왜 이러지ㅋㅋㅋ 그래서 긴장의 끊을 놓고 있어 긴장 좀 허자!!

내가 오늘 저녁에 괴레메 가는 버스 있냐고 물어보니까 영어 아는 터키 아저씨가 버스회사 직원한테 터키어로 물어봐주고 영어로 말해줬다. 우와 너무 좋다 진짜 고마워요 아저씨ㅠㅠ

오늘 저녁 10시에 출발하고 내일 아침 여섯 시에 괴레메에 도착할 예정이라고 했다. 요금은 60리라. 깎아 달랬더니 역시 안된뎈ㅋㅋㅋ 티켓 받고 나서 친절한 터키 아저씨한테 제우그마 모자이크 박물관 가고 싶다니까 여기 배낭 맡기고 갔다 오라며ㅋㅋㅋ

괴레메 근처 도시 네브셰히르! 회사이름이 도시 이름이넹
60리라 흑흑 ㅠㅠㅠ

 


안 그래도 버스회사에 배낭 맡기고 갔다 와야지 싶었는데 잘됐다 하고 배낭 바로 맡김ㅋㅋㅋ 그리고 친절한 터키 아저씨가 버스 타는 곳까지 데려다줬다. 요금은 2리라 내면 되고 버스 타서 제우그마 모자이크 박물관 간다고 말하래. 아저씨 정말정말 고마웠어요 복 받으실 겁니당!!

일본은 갔었는데 한국은 아직 가본 적 없다던 아저씨. 정말 고마웠어요!

덕분에 바로 버스 타고 제우그마 박물관에 도착! 근데!!! 이번에도!!! 기사 아저씨가 돈 안 받음ㅋㅋㅋ 내 생각인데 내가 동전 없어서 10리라짜리 지폐 내려고 해서 그냥 내리라고 한 듯ㅋㅋㅋㅋ 그래서 땡큐 인사하고 내렸죠. 터키어로 감사합니다 말하는 거 너무 어려워ㅠㅠ

여튼 제우그마 모자이크 박물관에 잘 도착! 샨리우르파도 그렇고 가지안테프도 트빌리시에서 같은 숙소에 있던 안 선생님이랑 언니가 아니었으면 평생 몰랐을 거다. 특히 가지안테프 모자이크 박물관은 꼭! 가보라는 추천을 들어서 카파도키아로 가기 전에 당일치기로 가지안테프에 들렀다.

오로지 제우그마 모자이크 박물관 보려고 가지안테프에 왔지!! 결과적으로 말하자면 후회 없는 선택이었다. 진짜 좋았음!! 오랜만에 신비로운 경험을 했다.

제우그마 모자이크 박물관은 고대 제우그마라는 도시가 있던 곳에서 발굴된 모자이크를 전시항 박물관이다. 규모가 엄청 커서 짧아도 한 시간은 둘러봐야 한다. 제대로 구경한다면 두 시간도 짧을 듯.

나는 두 시간 정도 본 것 같다. 중간에 앉아서 쉬기도 했지만ㅋㅋ

우와 박물관 큼!
입장료는 15리라!
입장해서 바로 보이는 글. 다 읽지는 못함ㅋㅋㅋ

 

박물관 들어갈 때는 소지품 검사하니까 그냥 들어가지 말기! 나는 모르고 그냥 들어갈 뻔ㅋㅋㅋ 아저씨가 검색대에 가방 통과시키래서 아하! 그러고 검색대 통과 후 입장했다.

입장하면 바로 웅장한 모자이크들의 향연이 펼쳐진다. 바로 어제 샨리우르파에서 갔던 모자이크 박물관보다 훨씬 크고 모자이크 작품들도 다양하다.

모자이크를 잘 뜯어서 벽에 붙여놨다. 기술 한 번 좋구나.
터키 언니들 사진 찍어주니까 나도 찍어줌ㅋㅋㅋ 옷 맨날 똑같구여
무려 포세이돈
박물관 모형인듯
아마도 제우그마 발굴했던 당시 모습.

 

모자이크를 보고 있으면 그 당시 도시의 모습을 그려보게 된다. 어떤 생각으로 만들었을까. 또 어떻게 이 정교한 모자이크 작업을 할 수 있었을까.

훼손된 모자이크도 있지만 도굴꾼에게 도난당한 것들도 꽤 있어서 아쉬웠다. 문화재 도굴꾼들은 어딜 가나 있구나ㅠㅠ

그리고 신기했던 게 디오니소스 관련된 모자이크가 정말 많았다. 인물을 주제로 한 모자이크 중에서 디오니소스가 등장하는 모자이크가 제일 많은데 왜 그런지는 잘 모르겠구여ㅎㅎㅎ 선 감상, 후 공부니까 나중에 찾아보는 걸로!

아래층은 못 들어가게 막아놨다. 다만 위에서 바라보면 모자이크를 전체적으로 다 볼 수 있다. 딱히 아쉽진 않음.


그리고 위층으로 고고! 위층에는 그 유명하다는 집시 소녀 모자이크가 있다. 얼마나 유명하냐면 제우그마 모자이크 박물관의 심벌이자 이 모자이크 보러 오는 사람들이(나를 포함해) 엄청 많다.

거기다가 다른 모자이크들과는 다르게 암막 공간에 따로 전시돼 있다. 어두운 공간으로 들어가는 것부터 시작해서 나오는 음악, 그리고 마침내 마주한 집시 소녀의 눈빛이 얼마나 신비로운지. 말로 다 표현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 기분은 정말 경험해보지 않으면 모른다.

집시 소녀를 보러 전시공간으로 들어가면 경비 아저씨가 조용히 같이 따라오는데 그게 몰입을 조금 방해한다면 방해하는 듯ㅎㅎ 그리고 사람들이 많이 들어가 있을 때 가지 말고 부디 혼자서 들어가서 집시 소녀를 마주하길! 물론 경비 아저씨는 같이 들어가겠지만ㅋㅋ

다른 모자이크와 확연한 차이점은 눈을 정말 생생하게 표현했다는 것. 처음 봤을 때 그 신비로운 기분을 어찌 말로 표현할 수 있을까. 어떤 방향에서 바라보던지 집시 소녀는 나를(관람객들을) 바라보고 있다.

집시 소녀 모자이크 보고 나와서 바로 적었지. 그래도 처음 봤을 때 그 감정을 다 담을 수가 없었다.

집시 소녀 모자이크 보러 다시 들어갔는데 그때는 다른 관람객들이 있어서 그런지 처음 느꼈던 감정만큼 벅차오른다고 해야 하나 그런 기분이 들지 않았다. 역시 처음의 그 신비로움은 다시 느낄 수 없을 것 같다.

원래 집시 소녀가 있던 모자이크 전체. 부분,부분으로만 남아 있다ㅠㅠ
곳곳에 이런 터치식 기계가 있는데 제우그마 도시 관련 설명이랑 사진을 볼 수 있다.
이 사진보고 한 번 가보고 싶어졌다.
근데 다음기회에ㅠㅠ
당시 발굴 작업하던 전문가들! 뭔가 느낌이 좋은 사진이라 찍었다.



옆 건물도 모두 박물관이라 모자이크가 전시돼 있다. 근데 집시 소녀의 충격이 컸던지 그다음 모자이크들은 눈에 잘 들어오지 않았다. 그래서 다음 건물 모자이크는 좀 대충 봤다는ㅋㅋㅋ

출구로 나가면 바로 다음 건물로 이어진다. 다른 통로는 없음ㅋㅋ


왜 언니랑 안 선생님이 가지안테프에 있는 모자이크 박물관을 추천해줬는지 알 것 같다. 여기 오길 정말 잘했다.

오늘은 이렇게 본 걸로 마음이 충만해서 다른 구경하지 않기로 했다. 박물관에서 나와 버스 타지 않고 동네 구경하며 오토가르까지 걸어가기로 했다. 4,5km 정도만 걸으면 돼서 고민 없이 걸었다.

맵스미에서 알려준 길로 갔더니 완전 오르막길 내리막길ㅋㅋㅋ그냥 버스 타고 온 길 따라 걸어갈 걸 그랬닼ㅋㅋ

곳곳에 모스크가 있어서 구경할 겸 근처 공원으로 갔는데 잉?!! 갑자기 샌들에 끈이 떨어짐ㅋㅋㅋㅋ 뭐짘ㅋㅋㅋㅋ

저 부분이 원래 붙어있는데 연결하는 끈이 떨어짐ㅋㅋㅋ

 

그래서 졸지에 멘붕ㅋㅋㅋ 근데 생각해보니 배낭에 반짇고리 있으니까 꿰매면 됨. 그래서 마음 편해짐ㅋㅋㅋ 샌들 뒤에 끈 떼면 그냥 슬리퍼처럼 신을 수 있어서 떨어진 부분인 한 짝은 슬리퍼처럼 신고 갔다.

오토가르까지 생각보다 얼마 안 걸림! 네 시 정도에 도착해서 버스회사에 맡긴 배낭을 찾았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바느질 시작. 썰전 팟캐스트 들으면서 꼬매고 있었는데 그런데 다 하고 나니 저 플라스틱 고리 부분 빼고 그냥 꿰맨 거ㅋㅋㅋㅋ

나님 바보네 완전ㅋㅋㅋㅋ 그냥 꿰매면 어떻게 연결하려곸ㅋㅋㅋ 그래서 꿰맨 부분 뜯고 다시 바느질을 했다. 댕청하면 몸이 고생한다. 그리고 아까 다 꼬맬 때 즈음 바늘 부러짐ㅋㅋㅋ 너무 힘을 줬나ㅋㅋㅋ

다행히 바늘은 두 개라서 남은 하나로 열심히 다시 꼬맸다. 튼튼하게 잘 바느질했으니 이제는 안 뜯기길 바람!

열 시까지 여섯 시간 동안 어떻게 버스 기다리나 싶었는데 샌들 바느질하고 김생민의 영수증도 듣고, 노래 들으며 블로그 일기 쓰다 보니까 벌써 여덟 시 반이네!

이제 우리나라 여행자들이 터키 오면 절대 빼먹지 않고 들린다는 카파도키아로 간다! 비싸겠지만 열기구는 꼭 타야지!

사실 조금 걱정하긴 했는데 역시 난 혼자 여행 잘 다니네ㅋㅋㅋ

아까 4리라 주고 음료랑 물 사서 오토가르 안에 있는 카페테리아에 죽치고 계속 앉아 있는데 갑자기 눈치 보이네 이제 화장실 갔다가 다른 자리로 옮겨야지ㅠㅠ

오늘도 즐거운 하루.
내일 일어나면 괴레메 오토가르에 도착해 있겠지!

돈이 줄줄 세고 있는 터키 여행이지만 이런 여행도 좋다.


 

※ 이 여행 일기는 2017-2018년 배낭여행을 하던 당시 실시간으로 네이버 블로그에 올렸던 글을 다시 포스팅하는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