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9.28
괴레메 도착
카파도키아 벌룬 투어
버스에서 잠잘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한 삼십 분 정도 잤나?? 감은 눈으로 밤을 지새움ㅋㅋㅋ 내 뒷자리에 있는 애기가 잠을 잘 못 자고 앵앵거려서 덩달아 나도 계속 깼다.
네브셰히르 도착해서 괴레메 가는 버스로 갈아 탔다. 괴레메 오토가르에 도착하니 새벽 5시.
아직 깜깜한 시간인데 한 투어회사 문이 열려 있었다. 직원 아저씨가 들어와서 쉬라고 해서 배낭 내려두고 쉬었지. 갑자기 아저씨가 오늘 벌룬 투어 안 할 거냐고 묻길래 얼마인지 물어보니 처음에 300리라를 불렀다.
아침에 바로 가는 거라고 엄청 싸다며ㅋㅋㅋ 원래 벌룬 투어 10만 원 정도 생각하고 있었는데 비싸서 안 한다고 했지ㅋㅋ 그러니까 얼마 생각하냐고 해서 200리라 부르니까 아저씨가 택도 없다고 함ㅋㅋㅋ
어찌어찌 여차저차 해서 카드로 75달러 결제하고 아저씨가 자기 커미션 20리라 따로 챙겨 달래서 그냥 오케이 함. 요즘 너무 헐렁하다. 돈이 줄줄 샌다 아주ㅋㅋㅋ
아저씨가 여기저기 전화하더니 한 명이 취소해서 하나 남는 자리 있다고 해서 5시 50분쯤에 차를 탔다. 차에는 이미 예약한 손님들이 타고 있었다. 75달러는 카드로 결제하고 배낭은 투어 회사에 맡겼다.
도착한 날 아침에 예약도 안하고 바로 벌룬 투어라니 나도 참ㅋㅋㅋㅋ바람이 조금이라도 세게 불거나 날씨가 좋지 않으면 벌룬이 뜨지 않는다고 하던데 어떻게 나는 오늘 운이 좋다. 가격만 좀 더 싸면 좋을 텐데ㅠㅠ
차를 타고 얼마 가지 않아 열기구 타는 곳에 도착했다.
활활활
열기구가 준비될 동안 다른 벌룬을 구경했다. 극성수기인 여름에는 빈자리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열기구가 많이 뜬다고 하는데 오늘은 생각보다 그 수가 많지 않았다.
해가 뜰 때 즈음 열기구는 땅을 딛고 올라가기 시작했다. 처음 타보는 열기구. 벌룬 투어가 비싸서 눈물을 흘렸지만 열기구에서 내려다보는 괴레메 경치가 좋았다. 열기구는 1,000미터 넘게 올라갔는데 생각보다 무섭지 않았다.
사실 사진으로 많이 보던 카파도키아 벌룬 투어라서 실제로 보니 실감이 나지 않았다. 그래서 열기구 타고 있을 때 딱히 별 느낌을 받지 못했다. 그냥 경치가 좋네, 일출이 예쁘네, 벌룬이 더 많았으면 사진이 더 예쁘게 나왔을 텐데 그런 쓸데없는 생각들을 했다.
그래도 지금 정리하면서 사진 보니까 예쁘긴 하네ㅋㅋㅋ 근데 사진 찍으러 십만 원이나 주고 열기구 탈 필요는 없는 듯. 벌룬 투어는 한 번이면 충분하다. 예쁜 사진을 찍고 싶으면 뷰가 좋은 포인트에서 벌룬 사진 찍는 게 좋을 듯.
그래도 후회하진 않아. 어떻게 쓰던 쓸 돈이었으니까. 근데 십만 원이면 여행을 일주일은 더 할 수 있는데 그런 생각이 드니까 가슴이 아프닼ㅋㅋㅋ
아쉬웠던 건 사진 찍느라 온전히 그 순간을 즐기지 못했다는 것. 원래 사진을 겁나 많이 찍는 스타일이 아닌데ㅠㅠ 그래도 사진이 남았으니까.
아저씨들이 분주하게 준비하기 시작하더니 샴페인에 열기구 바스켓에 풀이랑 꽃도 꽂으며 꾸미기 시작ㅋㅋㅋ
무사히 열기구 투어를 마치고 인증서도 받았다. 근데 별 거 없음ㅋㅋㅋ
즐겁게 벌룬 투어를 마치고 오토가르에 있는 여행사로 돌아갔다. 아저씨가 구경 잘했냐고 묻길래 잘했다고 했지ㅋㅋ 차이 한 잔 얻어마시고 프린트 써도 된다고 해서 이티켓이랑 버스 예매한 것도 다 인쇄함ㅋㅋㅋ
아홉 시 정도까지 거기서 놀다가 예약해둠 숙소로 갔다. 숙소는 '카파도키아 케이브 룸스' 부킹닷컴으로 2박 예약했는데 여성 4인 도미토리 하루에 20리라! 심지어 조식도 포함. 침대는 무려 싱글 침대! 유로 계산하면 하루에 5유로인데 나는 리라로 계산했지.
이른 시간 체크인도 별 무리 없이 가능함. 방에 들어갔더니 브라질 언니가 있어서 반갑게 인사하고 아침 먹으러 감. 아침은 내일부터 먹을 수 있다고 했다. 근데 체크아웃하는 날에 일찍 나가야 해서 오늘 아침으로 먹어도 되냐 했더니 그러라고 함ㅋㅋㅋ
엄청 배가 고파서 겁나 먹었다. 조식은 굳굳! 이 가격에 이 정도의 조식이면 정말 감사하다ㅠㅠ
배부르게 아침을 먹고 시원하게 샤워를 했다. 방에 들어가니 인도네시아 언니가 있길래 인사하고 이런저런 얘기 나눴음! 이름은 크리스티나 오늘 체크아웃하고 저녁에 파묵칼레 가는 버스를 탈 예정이라고 했다.
나는 어제 잠을 제대로 못 자서 숙소에서 쉴 예정이라고 했더니 크리스티나가 이따 저녁에 같이 선셋 포인트에 가자고 했다. 당연히 바로 오케이 했지ㅋㅋㅋ
크리스티나가 배낭을 정리하면서 인도네시아 라면이라며 라면을 3봉지나 줬다. 거기에 인도네시아 꿀까지 줌ㅠㅠ
잘 먹겠다고 받았는데 나는 줄게 없쟈나ㅠㅠ 서로 인스타랑 왓츠앱 번호 주고받고 이따가 보자며 빠이빠이 했다. 크리스티나는 산책하러 나가고 나는 숙소에서 영화 한 편 때리고 낮잠 잤다.
한두 시간 정도 잤나? 일어나니까 네 시 반ㅋㅋㅋ 크리스티나랑 다섯 시 반에 나가기로 하고 옷을 챙겨 입었다. 카파도키아는 바람도 많이 불고 아침저녁으로 특히나 춥다. 덕분에 바람막이를 아주 잘 입고 있다.
크리스티나랑 같이 숙소 바로 뒤에 있는 선셋 포인트까지 올라갔다. 노을을 보기 위해서 올라온 사람들이 많았다. 크리스티나는 사진 찍는 걸 좋아한다며 내 사진 엄청 많이 찍어줌ㅋㅋㅋ
경치가 좋아서 사진을 많이 찍었다. 내일은 일찍 일어나서 일출 보러 오기로 하고 숙소에 돌아갔다.
숙소에 돌아와 크리스티나 배낭 챙기고 오토가르로 향했다. 가기 전에 7리라짜리 케밥집에 들러서 내 저녁도 사고ㅋㅋㅋ 크리스티나가 알려줘서 가게도 스캔해둠!!
크리스티나랑 같이 버스를 기다렸다. 케밥 먹으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다. 크리스티나는 자카르타에 살고 게임회사에서 일하는 중. 혹시나 자카르타에 놀러 오면 연락하라고 함!! 자기 집에서 재워 주겠데ㅎㅎ
말만으로도 고마움ㅠㅠ 내가 케밥 사준다니까 극구 사양하는 크리스티나. 그런 그녀는 무슬림. 오늘 새로 알게 된 사실. 무슬림 여자들은 생리기간에 모스크에 못 가고 코란도 읽으면 안 된데 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자기는 아직 마음의 준비가 안돼서 히잡을 쓰진 않지만 나중에 받아들일 준비가 되면 히잡 쓰고 다닐 거라고 함!
물론 무슬림이니 돼지고기는 안 먹는다고 함. 나는 돼지고기 없으면 못 살지ㅋㅋㅋ
그리고 파묵칼레행 버스가 도착해서 크리스티나랑 빠이빠이 했다.
나는 숙소에 돌아가서 양치하고 추우니까 내복 쫄쫄이 입고 바깥나들이를 갔다.
아까 버스 기다리면서 버스 회사에 안탈리아까지 얼마인지 물어봤는데 메트로가 제일 싸다. 괴레메에서 안탈리아까지는 60리라. 앙카라 가는 버스 예약했는데 바로 안탈리아로 갈까 고민하다가 그냥 처음 계획한 대로 앙카라에 가기로 하고 숙소로 돌아왔다.
열심히 일기를 쓰다가 불 끄고 계속 쓰고 있는데 갑자기 목이 겁나 간지러운 거. 처음에는 그냥 그렇겠거니 했는데 계속 간지러워서 불키고 보니까
헐, 베드버긐ㅋㅋㅋㅋ 아놔 여행 중 처음으로 만난 베드버그야 깜짝 놀라서 옆에 벽을 봤는데 구석구석 베드버그 대잔칰ㅋㅋㅋ 이미 내 피를 많이 빨랐는지 피가 톡톡 터지더라....
도미토리라서 같이 방 쓰는 나탈랴에게 물어보니 자기는 괜찮았다며 다른 침대로 바꾸라고 하는 거
그래서 침대 바꿨디... 근데 바꾼 침대 벽에도 베드버그가 두 마리낰ㅋㅋㅋ 다 잡았는데 그래도 찝찝하네
내일 리셉션에 말하고 배낭에 옷도 전부 소독해야겠네... 아이고... 머리야...
쩜쩜쩜.. 6마리는 잡은 듯....
카파도키아에서 이게 뭐냐....
※ 이 여행 일기는 2017-2018년 배낭여행을 하던 당시 실시간으로 네이버 블로그에 올렸던 글을 다시 포스팅하는 것입니다. ※
'여행, 글 > 1. 배낭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여행+78] 터키 여행 | 가지안텝(Gaziantep), 제우그마 모자이크 박물관 (0) | 2021.01.21 |
---|---|
[여행+77] 터키 여행 | 샨리우르파 박물관 구경 (0) | 2021.01.21 |
[여행+76] 터키 여행 | 샨리우르파 도착! (24시간 버스 허허허허) (0) | 2021.01.15 |
[여행+75] 조지아에서 터키 육로이동 | 반가워 터키! 호파에 도착, 바로 장시간 버스 탑승 (0) | 2021.01.15 |
[여행+74] 조지아 여행 | 바투미 시내 돌아다니기, 조지아 여행 마지막 날 (0) | 2021.01.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