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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70] 조지아 여행 | 안녕, 그리고 안녕

김나무 2021. 1. 10. 22:10
2017.09.19
이별의 안녕 그리고
새로운 안녕.

 

 

오늘은 일어나니 10시ㅋㅋㅋㅋ 침대 밖으로 나가니 벌써 안 선생님이 아침 준비를 하고 계셨다. 오늘도 맛있는 아침 잘 챙겨주셔서 감사합니다ㅠㅠ

오늘은 안 선생님이 체크아웃 하는 날이다. 이제 내일 새벽이면 도하-북경을 거쳐 한국으로 돌아가시는 안 선생님. 배낭을 정리하면서 접이식 포크랑 숟가락, 타이레놀, 파스, 발포비타민, 마데카솔, 스틱, 우비 등등 정말 나에게 필요한 것들을 주셨다. 터키 여행에 대한 정보도 빠짐 없이 잘 알려주셔서 오늘도 감동ㅠㅠ

사진 왜 이따구로 찍었냐규ㅠㅠ

 

그리고 터키 여행 어디로 갈지 대충 정했다. 이스탄불-바르셀로나 비행기 타기 전 2주 정도 터키 여행을 할 수 있다. 바투미-트라브존-에르주름,디야르바키르-(마르딘)-샨리우르파-가지안테프-카파도키아-앙카라-안탈리아-파묵칼레-셀축-(이즈미르)-부르사-이즈닉(니케아)-얄로바-이스탄불

대충 가고 싶은 코스를 적었는데 시간이 제대로 될지ㅠㅠ 안될 걸 알지만 그냥 적어본다. 터키는 찍고찍고 가는 여행이 될지 아니면 또 좋은 곳에 오래 머무를지 모르겠다. 다만 10월 9일에는 이스탄불에서 비행기를 타야하니까 1,2일 전에만 이스탄불에 도착하면 된다.

특히 안 선생님에게 터키 여행이야기를 들으니 가고 싶은 곳이 너무 많다ㅠㅠ 흐엥

대충 터키 여행 일정을 확인하고 오랜만에 예능 잼! 예능 보고 나서 김영하의 책 읽는 시간 들으면서 쿨쿨 잤다.

자고 일어나니 새로운 한국인이 체크인을 했다! 지난번에 삼촌이 얘기한 한국인 커플! 오랜만에 내 나이 또래 한국인 여행자를 만났다. 같이 여행을 하는 걸 보니 보기 좋았다.

안 선생님이 저녁으로 소고기 볶음이랑 된장찌개를 끓여 주셨다. 얼마나 맛있는지 진짜 맛있게 먹었다. 밥이 모자라는 것 같아서 다시 밥도 안치고 안 선생님이 카레가루 있다고 카레도 만들자고 했다. 그래서 2차 밥 시작ㅋㅋ

선생님 요리 정말 잘 하심 카레도 금방 척 만들고 나는 옆에서 소세지랑 호박전을 구웠다. 금방 척척 만들어서 다시 2차 저녁을 먹었다. 오늘 점심을 안 챙겨 먹었는데 졸지에 저녁에 두 끼를 몰아서 먹었다ㅋㅋ

카레 진짜 완전 맛있ㅠㅠㅠ
소세지계란전은 언제나 진리

 

맛있게 먹고 오늘도 여행이야기를 나눴다. 나는 가만히 듣고만 있어도 마치 내가 여행한 것처럼 즐겁다. 초보 여행자는 조지아 트빌리시에 와서 여행 고수님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아주 잘 지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녁 약속이 있다고 나간 한국인 커플이 돌아왔다. 물어보니 여기서 만난 한국인과 함께 저녁을 먹었다고 했다. 알고보니 내가 지난번에 지하철에서 만났던, 이 동네에 머물고 있는 한국인이었다. 완전 싱기방기! 이 동네도 참 좁구나ㅋㅋ

사실 그 때 처음 보고 그 다음에 한 번도 마주친 적이 없다. 내일 숙소에 저녁 먹으러 오라고 얘기했다는데 지금 숙소에 한국인이 제일 많다. 그 많던 일본 사람들은 가 떠나고 이제 한 명 뿐이다.

그리고 10시가 조금 넘어서 안 선생님이 떠났다. 그동안 맛있는 음식도 많이 해주시고 여행이야기도 정말 많이 해주셨다. 거기에다 따로 과자도 챙겨주시고 본인은 한국에 들어간다고 여행할 때 필요한 것들을 많이 주고가셨다. 여행하며 정말 좋은 사람들을 만나고 있다.

지난번 안 선생님이 트빌리시를 떠났을 때 언지 다시 볼 수 있을까 생각했다. 삼촌에게 안 선생님이 트빌리시에 돌아왔다는 이야기를 듣고 나도 메스티아에서 다시 트빌리시로 돌아왔다.

정해진 일정이 없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지만 정말 잘 돌아왔다. 덕분에 삼촌과 안 선생님도 다시 만나고 한국으로 돌아가는 여행메이트 언니도 배웅할 수 있었다. 또 숙소에 새로 체크인 한 아르헨티나 이민자 한국인 부부를 만나서 더 많은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여행도 언제나 선택의 연속. 내 선택으로 더 많은 곳을 보고,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놓치게 된 걸지도 모르겠지만 후회는 없다.

안 선생님이 떠나기 전에 다 같이 사진을 찍었다. 그리고 배웅을 하는데 나는 지하철역까지 따라가지 않았다. 안 선생님의 뒷모습을 보니 조금 울컥했다. 여행은 언제나 만남과 이별의 연속이다. 나는 앞으로 내 여행을 계속해야 한다.

9개월 간 도보 여행을 하신 안 선생님, 앞으로의 도보 여행도 몸 건강히 마치시길 바랍니다! 저도 언젠가는 선생님처럼 도보여행 할 수 있는 날이 오겠죠? 매일매일 즐거운 여행이야기와 맛있는 요리를 해주셔서 덕분에 조지아 여행이 더 즐거웠습니다^^


지금 숙소에 한국인만 6명! 이렇게 많은 한국인이 있는 건 내가 숙박한 이래 처음이다. 이제 한국인 숙소 다 됐네!

내일은 나가야지.



※ 이 여행 일기는 2017-2018년 배낭여행을 하던 당시 실시간으로 네이버 블로그에 올렸던 글을 다시 포스팅하는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