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9.19
이별의 안녕 그리고
새로운 안녕.
오늘은 일어나니 10시ㅋㅋㅋㅋ 침대 밖으로 나가니 벌써 안 선생님이 아침 준비를 하고 계셨다. 오늘도 맛있는 아침 잘 챙겨주셔서 감사합니다ㅠㅠ
오늘은 안 선생님이 체크아웃 하는 날이다. 이제 내일 새벽이면 도하-북경을 거쳐 한국으로 돌아가시는 안 선생님. 배낭을 정리하면서 접이식 포크랑 숟가락, 타이레놀, 파스, 발포비타민, 마데카솔, 스틱, 우비 등등 정말 나에게 필요한 것들을 주셨다. 터키 여행에 대한 정보도 빠짐 없이 잘 알려주셔서 오늘도 감동ㅠㅠ
그리고 터키 여행 어디로 갈지 대충 정했다. 이스탄불-바르셀로나 비행기 타기 전 2주 정도 터키 여행을 할 수 있다. 바투미-트라브존-에르주름,디야르바키르-(마르딘)-샨리우르파-가지안테프-카파도키아-앙카라-안탈리아-파묵칼레-셀축-(이즈미르)-부르사-이즈닉(니케아)-얄로바-이스탄불
대충 가고 싶은 코스를 적었는데 시간이 제대로 될지ㅠㅠ 안될 걸 알지만 그냥 적어본다. 터키는 찍고찍고 가는 여행이 될지 아니면 또 좋은 곳에 오래 머무를지 모르겠다. 다만 10월 9일에는 이스탄불에서 비행기를 타야하니까 1,2일 전에만 이스탄불에 도착하면 된다.
특히 안 선생님에게 터키 여행이야기를 들으니 가고 싶은 곳이 너무 많다ㅠㅠ 흐엥
대충 터키 여행 일정을 확인하고 오랜만에 예능 잼! 예능 보고 나서 김영하의 책 읽는 시간 들으면서 쿨쿨 잤다.
자고 일어나니 새로운 한국인이 체크인을 했다! 지난번에 삼촌이 얘기한 한국인 커플! 오랜만에 내 나이 또래 한국인 여행자를 만났다. 같이 여행을 하는 걸 보니 보기 좋았다.
안 선생님이 저녁으로 소고기 볶음이랑 된장찌개를 끓여 주셨다. 얼마나 맛있는지 진짜 맛있게 먹었다. 밥이 모자라는 것 같아서 다시 밥도 안치고 안 선생님이 카레가루 있다고 카레도 만들자고 했다. 그래서 2차 밥 시작ㅋㅋ
선생님 요리 정말 잘 하심 카레도 금방 척 만들고 나는 옆에서 소세지랑 호박전을 구웠다. 금방 척척 만들어서 다시 2차 저녁을 먹었다. 오늘 점심을 안 챙겨 먹었는데 졸지에 저녁에 두 끼를 몰아서 먹었다ㅋㅋ
맛있게 먹고 오늘도 여행이야기를 나눴다. 나는 가만히 듣고만 있어도 마치 내가 여행한 것처럼 즐겁다. 초보 여행자는 조지아 트빌리시에 와서 여행 고수님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아주 잘 지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녁 약속이 있다고 나간 한국인 커플이 돌아왔다. 물어보니 여기서 만난 한국인과 함께 저녁을 먹었다고 했다. 알고보니 내가 지난번에 지하철에서 만났던, 이 동네에 머물고 있는 한국인이었다. 완전 싱기방기! 이 동네도 참 좁구나ㅋㅋ
사실 그 때 처음 보고 그 다음에 한 번도 마주친 적이 없다. 내일 숙소에 저녁 먹으러 오라고 얘기했다는데 지금 숙소에 한국인이 제일 많다. 그 많던 일본 사람들은 가 떠나고 이제 한 명 뿐이다.
그리고 10시가 조금 넘어서 안 선생님이 떠났다. 그동안 맛있는 음식도 많이 해주시고 여행이야기도 정말 많이 해주셨다. 거기에다 따로 과자도 챙겨주시고 본인은 한국에 들어간다고 여행할 때 필요한 것들을 많이 주고가셨다. 여행하며 정말 좋은 사람들을 만나고 있다.
지난번 안 선생님이 트빌리시를 떠났을 때 언지 다시 볼 수 있을까 생각했다. 삼촌에게 안 선생님이 트빌리시에 돌아왔다는 이야기를 듣고 나도 메스티아에서 다시 트빌리시로 돌아왔다.
정해진 일정이 없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지만 정말 잘 돌아왔다. 덕분에 삼촌과 안 선생님도 다시 만나고 한국으로 돌아가는 여행메이트 언니도 배웅할 수 있었다. 또 숙소에 새로 체크인 한 아르헨티나 이민자 한국인 부부를 만나서 더 많은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여행도 언제나 선택의 연속. 내 선택으로 더 많은 곳을 보고,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놓치게 된 걸지도 모르겠지만 후회는 없다.
안 선생님이 떠나기 전에 다 같이 사진을 찍었다. 그리고 배웅을 하는데 나는 지하철역까지 따라가지 않았다. 안 선생님의 뒷모습을 보니 조금 울컥했다. 여행은 언제나 만남과 이별의 연속이다. 나는 앞으로 내 여행을 계속해야 한다.
9개월 간 도보 여행을 하신 안 선생님, 앞으로의 도보 여행도 몸 건강히 마치시길 바랍니다! 저도 언젠가는 선생님처럼 도보여행 할 수 있는 날이 오겠죠? 매일매일 즐거운 여행이야기와 맛있는 요리를 해주셔서 덕분에 조지아 여행이 더 즐거웠습니다^^
지금 숙소에 한국인만 6명! 이렇게 많은 한국인이 있는 건 내가 숙박한 이래 처음이다. 이제 한국인 숙소 다 됐네!
내일은 나가야지.
※ 이 여행 일기는 2017-2018년 배낭여행을 하던 당시 실시간으로 네이버 블로그에 올렸던 글을 다시 포스팅하는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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