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9.21
이제 정말 트빌리시에서 보내는 마지막 날
아침에 일어나기 싫어서 뒹굴 거리다 일어나니 벌써 아홉 시. 한국인 커플 여행자는 아침 일찍 짐을 챙겨 체크아웃을 했다. 앞으로의 여행도 즐겁기를!
어제 남은 닭죽을 아침으로 먹고 배낭을 싸기 시작했다. 많이 버렸다고 생각했는데 그래도 짐이 많다ㅠㅠ 얼마나 더 버려야 8kg 정도가 될지 모르겠네.
차곡차곡 배낭을 정리하고 가방을 들어보니 무겁네ㅋㅋㅋ 한국인 부부님들이 들어보시더니 조금 무거운데 이 정도면 괜찮다고 하심. 근데 아직 안 넣은 짐이 있어요ㅋㅋㅋㅋ
대충 배낭을 싸고 쉬고 있었는데 한국인 부부님이 오늘 체크아웃하는 날이니까 삼촌이랑 나에게 점심 사준다고 두 시에 시내에서 만나자고 했다. 그래서 콜! 지난번에 시내에서 맛있게 먹었던 식당에 다시 가기로 하고 이따가 보자며 빠이빠이.
그리고 숙소에서 샤워하고 배낭 정리 마치고 나니 벌써 12시. 삼시세끼 보고 삼촌이 준비 다 됐다고 해서 1시 정도에 숙소를 나섰다. 95번 버스를 타고 종점에 도착하니 벌써 1시 50분이 넘은 시간. 어쩜 그리 딱 맞춰서 도착했는지ㅋㅋ
올드 타운 시계탑 근처에 식당이 있어서 그쪽으로 갔더니 사람들이 바글바글 했다. 시간을 보니 2시. 나랑 삼촌이 가니까 인형 타종은 벌써 끝남ㅋㅋ 한국인 부부님 만나서 맛있게 점심을 먹었다.
오늘은 조지안 런치가 안된다고 해서(손님이 많았는데 아마도 재료가 다 떨어진듯) 유러피안 스타일로 4개를 주문했다. 근데 원래 다들 유럽식으로 먹으려고 했음 그래서 노상관ㅋㅋ
한국인 부부님 남편분이 시내에서 와이파이 접속 중에 카톡이 날아갔다고 했다. 다시 하려니 문자로 인증번호를 받아야 하는데 유심이 없어서 내 걸로 등록했다. 나는 러시아에서 그런 일이 있었기 때문에 그 마음 백 번 이해한다ㅠㅠ
다행이 번호 잘 입력하고 카톡 계정 복원함! 이런 경우가 비일비재해서 카톡 해외에서 쓰는 게 넘나 불편쓰ㅠㅠ 개선되진 않겠지ㅎㅎㅎㅎ
주문한 메뉴를 받았는데 지난번에 먹은 거랑 구성은 똑같은데 뭔가 다른 느낌적인 느낌. 그래도 맛있게 잘 먹었다. 콜라까지 야무지게 마시고 배통통.
야무지게 점심을 먹고 나서 조지아 어머니상까지 케이블카를 탔다. 오늘은 다행히도 운행 중! 편도는 2.5라리(교통카드 없으면 발급비용 2라리)
삼촌이 자꾸 나한테 그렇게 비쌀 리가 없다며 올해 초에 1라리 주고 탔다고 했는데 가격 보더니 엄청 비싸졌다고 함ㅋㅋ 제가 말했잖아여 2.5라리로 비싸다고 했눈뎈ㅋㅋ 사실 나도 확신하지 못함 가격표랑 안내문 찍어갔는데 확신하지 못하고 그럴 리가 없다며 계속ㅋㅋㅋ 나도 나를 못 믿음ㅋㅋㅋ
여튼 오랜만에 조지아 어머니상에 올라갔는데 여전히 사람은 많았다. 조지아 어머니상은 큰 편이라 가까이에서 보면 잘 안 보이는 게 단점이라면 단점ㅋㅋ
나리칼라 요새까지 빠르게 둘러보고 숙소로 가는 지하철에 몸을 실었다. 아르헨티나에서 온 한국인 부부님은 오늘 이른 저녁 바쿠로 가는 기차를 탈 예정이라 잠깐 숙소에서 쉬다가 바로 나가셨다.
사모님이 아르헨티나에 오게 되면 언제든지 연락하라며 집 주소도 구글맵에 찍어 주셨다. 정말 고맙습니다ㅠㅠ 언제 아르헨티나 여행을 가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잊지 않을게요! 남은 여행도 즐거운 여행되시길 바랍니다. 만나서 정말 좋았어요^^
그렇게 배웅을 하고 숙소에서 예능을 보며 쉬었다. 삼촌은 숙소의 바레인 빡빡이 아저씨가 고장 낸 오래된 멀티탭을 한 시간 넘게 고쳤다. 고치고 나니 정말 잘 됨! 역시 사람은 기술이 있어야 한다.
삼촌이 저녁으로 볶음면을 만들어 먹자고 해서 파스타를 삶았다. 두껍고 가운데 작은 구멍이 난 파스타인데 싱기방기. 토마토에 호박, 양파, 소세지, 라면스프, 간장 등등 생각보다 맛있었음ㅋㅋ 점심을 늦게 먹어서 그런지 한 그릇 먹고 배가 불러서 더 못 먹음ㅠㅠ
숙소에서 먹는 마지막 저녁인데 여기서 끝이라니ㅠㅠ 삼촌이 일본인 언니 레이코에게도 볶음면을 줬는데 고맙다고 설거지 해줌! 설거지 거리가 많았는데 고마웠움ㅠㅠ
밥 먹고 예능 보면서 뒹굴 거리다가 10시쯤 배낭에 실내화를 넣고 손톱을 깎았다. 간식으로 먹을 것들을 챙기고 앞 가방에 충전기랑 이어폰을 넣고 빠진 게 없나 확인했다. 아마 없을 거야ㅋㅋㅋ
삼촌이 밖에 나갈 준비를 하길래 어디 가냐고 물으니 어디 간다고ㅋㅋㅋ 10시 40분쯤 숙소를 나섰다. 마나나랑 마지막 빠이빠이하고 포옹하는데 뭔가 울컥ㅠㅠ 잘해줬는데 한국어도 더 많이 알려주고 얘기도 더 많이 나눌 걸... 떠나는 날이라서 그런지 그런 후회가 밀려오는구나.
다른 게스트들이랑도 빠이빠이 하고 나서 숙소를 나섰다. 삼촌이 지하철역까지 배웅하러 오면서 물도 사줬다. 마지막까지 고마워요ㅠㅠ(삼촌 와인 산 거 조금만 마시세여^^)
카드 찍고 에스컬레이터를 탔는데 기분이 요상복잡미묘 했다. 지난번에는 언니랑 같이 떠나서 그런지 그런 기분을 별로 느끼지 못했는데 오늘은 참 이상하다.
그리고 기차역에 도착! 시간표를 확인하는데 뭐지 바투미 가는 기차가 또 있네ㅋㅋ 내가 예약한 거 말고 예레반에서 출발해서 바투미까지 가는 기차인데 시간표에 뜸. 뭐지ㅋㅋㅋㅋ 혹시나 트빌리시에서 바투미까지 야간기차 타는 분들 저 기차도 확인해보세요. 아마 확신하건데 티켓이 훨씬 쌀 겁니다. 아마도 오픈 침대칸으로 된 기차.
대합실에서 일기 쓰며 기다리니 어느새 기차 탈 시간. 기차가 도착하면 방송으로 알려준다. 트빌리시, 바투미가 들리면 사람들 따라서 기차 타러 가면 됨ㅋㅋ 오늘은 티켓만 확인하고 여권은 확인하지 않더라.
기차 좌석은 3-2 형태로 우리나라 좌석보다 앞, 뒤 간격이 넓어서 좋다. 배낭 무거워서 그냥 내 앞쪽 빈 공간에 놓아뒀다. 그래도 많이 안 좁음. 우리나라에서 KTX 타는 것 같음ㅋㅋ
다만 옆자리 조지아 아지매들 궁뎅이가 커서 내 자리를 살짝 침범하고 입 냄새가 조금 났다. 그래도 계속 나는 게 아니라서 괜춘ㅋㅋㅋ
내 자리는 창가 쪽 35번 자리!
신형 기차라서 그런지 와이파이도 빵빵하다. 덕분에 지금 실시간으로 블로그에 일기를 쓰고 있다.
몇 시간 후면 바투미에 도착한다. 다음 주에는 터키를 여행하고 있겠지. 오랜만에 완전히 혼자 하는 여행. 다시 이 생활에 익숙해지자^^
트빌리시, 조지아에서 만난 소중한 인연. 내가 만났던 사람 모두 즐거운 여행 했으면 좋겠다.
나는 그럼 이만 안대 끼고 잠이나 자야지.
※ 이 여행 일기는 2017-2018년 배낭여행을 하던 당시 실시간으로 네이버 블로그에 올렸던 글을 다시 포스팅하는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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